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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L1, 면역항암제 마커 채택여부 '찬반' 팽팽
PD-L1, 면역항암제 마커 채택여부 '찬반' 팽팽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3.0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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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커 자칫 접근성 제한 vs 현실적인 접근방법될 수도
안명주 성균관의대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 입장 조명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PD-L1 발현율(TPS)'을 두 치료제의 바이오마커로 삼을 수 있는지를 두고 찬반이 팽팽하다. 두 면역항암제의 주요 임상시험 결과 PD-L1 TPS가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환자의 반응률(ORR)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TPS를 바이오마커로 삼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

한편에서는 TPS 50%가 바이오마커로서 한계는 있지만 차선책은 될 수 있다고 본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면역항암제를 어떤 환자에게 투여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논리다. 키트루다는 TPS 50%를 바이오마커로 삼고 있지만 경쟁약인 옵디보는 비슷한 기전과 연구데이터에도 불구하고 이를 바이오마커로 보지 않고 있다.

<의협신문>은 안명주 성균관의대 교수(혈액종양내과)와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종양내과)를 만나 PD-L1 TPS가 면역항암제의 바이오마커로 적정한지를 물었다. 안 교수는 키트루다의 핵심 임상시험인 'KEYNOTE 001·010'에 참여한 유일한 국내 의학자다. 조 교수는 지난 2월 23일부터 폐암에 대한 적응증이 허가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정과정'을 통해 옵디보를 실제투여하고 있다.

두 전문가는 모두 PD-L1 TPS의 한계와 필요성에 공감했다. 찬반입장을 밝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안 교수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조 교수는 여러 한계에도 PD-L1 TPS를 '컷오프'로 삼아야 한다고 말해 작은 차이를 보였다. 키트루다의 임상시험에 참여한 안 교수가 옵디보의 정책에, 반면 옵디보를 투여하고 있는 조 교수는 키트루다의 입장에 선 것같은 묘한 상황이 흥미롭다.

안 교수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조 교수는 2월 26일 연세암병원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안명주 성균관의대 교수
PD-L1의 발현율(TPS) 50% 이상이 투여를 위한 기준 즉,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표적항암제의 바이오마커가 되는 'EGFR'이나 'HER2' 같은 드라이버의 반응률(ORR)이 최소 70%에서 최대 90%까지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키트루다'의 바이오마커로 PD-L1 TPS를 활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면이 있다.

키트루다의 주요 임상시험 'KEYNOTE-010'의 데이터를 보면 PD-L1의 발현율이 50%인 경우 면역항암제에 대한 반응률이 45%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100% 반응률은 아니므로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해야할지에 대해서는 더 논의해야 한다.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활용할 수 없다면 다른 방법이 있나?

써보면 알 수 있다. 한 2∼3 사이클을 써보면 확실히 효과가 있는지 나타난다. 개인적으로는 바이오마커가 없었으면 좋겠다. PD-L1의 TPS를 검사하기 위해서 세포염색도 해야 하고 그런 방법을 쓰기 위해 사전에 발현율 검사도 표준화해야 하는데 쉽지않은 과정이다. 물론 비싼 약값과 재정의 한계를 생각하면 원한다고 다 쓰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선별치료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국내 허가받은 면역항암제 가운데 키트루다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삼을 것 같다. 반면 '옵디보'는 바이오마커없이 투여될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이다. 아직 국내에서 폐암 적응증이 허가되지 않아 확답하기는 어렵다. PD-L1 TPS가 바이오마커가 된다면 검사표준화에 대한 과제가 남는다. 키트루다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허가될 것으로 본다. PD-L1 TPS가 '허들(진입장벽)'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보기 어려운 탓에 다른 바이오마커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환자 조직의 돌연변이 숫자를 세거나 혈액에서 바이오마커를 찾는 복잡한 검사방법들이 연구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어렵고 비싼 검사기법을 과연 현실적으로 '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항PD-L1 면역억제제로 허거받은 키트루다와 옵디보간의 효능이나 부작용 차이가 있는가?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효과와 부작용은 비슷한 것 같다. 다만 키트루다는 3주마다 투여하면 돼 옵디보보다 수월한 면이 있다. '옵디보'는 2주마다 투여해야 한다.

                

조병철 연세의대 교수
면역항암제를 어느 환자에게 쓸 것인지가 화두다. 현재 바이오마커로 'PD-L1' 반응 여부와 '반응률(TPS)'이 얘기되고 있다.

국내 허가된 '키트루다'와 옵디보 모두 PD-L1 TPS가 높으면 '반응률(ORR)'도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PD-L1이 음성인데도 불구하고 '큐어(완치)'까지 간 사례도 있다. PD-L1 TPS를 반응예측인자로 보기 어려운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PD-L1 TPS가 음성인 환자도 ORR이 나온다면 PD-L1을 바이오마커로 보면 안된다.

그렇다면 PD-L1을 바이오마커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인가?

PD-L1 TPS를 '컷오프'로 하면 반응이 있을 수 있는 환자를 제외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보험 재정상 비싼 면역항암제를 모두에게 투여할 수는 없다. PD-L1이 면역항암제 반응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라는 점은 틀림없다. 면역항암제가 빨리 허가되고, 급여돼야 한다는데 공감한다면 우선 PD-L1 반응률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투여를 허가하거나, 급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많은 환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다.

'옵디보'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활용안하는 것 같다. 하지만 키트루다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보는 것 같다. 비슷한 기전에 효과와 부작용이 비슷한 약의 급여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 보인다.

면역항암제의 급여기준과 적응증을 다르게 가져갈지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 일단 두 항암제의 기본 데이터를 보면 키트루다 역시 옵디보처럼 PD-L1 TPS가 음성인 환자에게도 '서바이벌 게인'이 있다. 옵디보나 키트루다 모두 기전이 비슷해 예상했던 결과이기도 하다.

면역항암제를 무분별하게 투여할수는 없다고 본다면 논의를 통해 차선의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필요하다. 무분별하게 면역항암제가 투여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학계 입장은?

한국임상종양학회는 조만간 태스크포스팀을 꾸릴 예정이다. 최근 열린 심평원 간담회에서도 제기됐던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바이오마커없이 급여되면 대단히 많은 의료비가 지출될 것이다. 예측인자가 있다면 비용대비 효과는 커질 거다. 문제는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만큼 드라이버 발현율이 높지 않다는 거다. 면역항암제가 빨리 현장에 공급되고 급여하기 위해서는 PD-L1 TPS를 바이오마커로 삼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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