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한국의사100년기념재단, 의사 독립운동가 명단 발표
책자로 발간해 애국심 조명하고 선각자의 족적 기릴 것
대한의사협회가 3.1절을 맞아 의사출신 독립운동가 50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서재필 박사처럼 많이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김필순·주현칙·이범교 선생 등 활약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받지 못한 독립운동가들도 다수 포함됐다.
의협은 의사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애국심을 조명하고 선각자로서의 족적을 기리기 위해 한국의사 100년기념재단과 함께 의학도를 포함한 의사출신 독립운동가를 발굴하고 있다. 이번 명단 발표는 재단의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의협은 "이번에 발표하는 독립운동가 50인은 국가보훈처의 공훈심사를 통해 이미 훈격이 확정된 분들이다. 정부의 엄격한 검증절차가 끝난 분들을 우선 선정함으로써 객관성과 공신력을 확보했다"며 "서재필 박사처럼 인지도가 높은 인물 외에도 김필순·주현칙·이범교 선생 등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포함했다"고 밝혔다.
주현칙 선생(1882~1942)은 국권회복을 위한 비밀 결사인 신민회가 창립되자 평안북도 지회에서 활동했다. 1919년 3.1운동 후 상해로 망명해 임시정부 평안북도 조사원에 임명됐으며, 임시정부 재무부 참사와 대한적십자회 회원 등으로 활약했다. 1927년 귀국해 사재를 털어 대동고아원을 창설했는데, 이는 도내 유일의 고아원이었다. 한편, 1938년에는 '동우회사건'에 연루돼 2년간의 옥고를 치렀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에는 미국선교사를 통해 상해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송금한 사실이 탄로돼 검거, 혹독한 고문으로 60세를 일기로 유치장에서 순국했다. 광복 후 1972년 독립유공자로 건국공로대통령표창을 추서받았다.
이범교 선생(1888-1951)은 대구에서 동산병원(東山病院)을 개업해 의료업에 종사하다가 1919년 3.1운동이 일어나자 대구에서 시위에 참가했으며, 지명수배를 피해 상해(上海)로 망명했다. 1919년 4월 임시정부에서 국내외를 연결시키며 통제하기 위하여 설립한 교통부(交通部)의 교통위원(交通委員)으로 피선됐다. 교통부에서는 정보의 수집 및 검토, 교환, 연락과 기밀문서의 교환 등 통신업무에 치중하는 한편, 독립운동 자금의 수집 업무도 겸했다. 이범교 선생은 1919년 7월에 임시정부 경북 특파원으로 임명돼 항일선전 및 군자금 조달, 임시정부 연락 임무 등의 사명을 띠고 활동했다. 1919년 11월에는 국내의 활동으로 말미암아 체포 위기를 여러 번 모면한 뒤 만주(滿洲), 봉천(奉天)에서 국내 출입 안내역과 연락책으로 활동했다.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1983년 대통령표창)에 추서됐다.
추무진 의협회장은 "이번에 발표한 의사독립운동가 50인은 빙산의 일각이자 발굴작업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의사독립운동가를 추가 발굴해 우리 의료사에 의사독립운동가의 고귀한 정신과 업적을 분명히 새기고 후대의 귀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의협은'한국의사 100년사로 본 의사 독립운동' 책자를 조만간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