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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질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희귀질환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3.0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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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희귀질환재단 이사장, "정부 적극적 지원 필요하다" 강조

매년 2월 마지막 날은 '세계 희귀질환의 날'(Rare Disease Day)이다.

희귀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들을 위해 전 세계가 함께 관심을 갖고 이들에 대한 인식과 치료환경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날로서 2008년 유럽을 중심으로 기념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세계 많은 지역과 국가에서 동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단체를 중심으로 5월 중에 희귀질환의날을 기념하고 있으나, 희귀질환을 위한 세계적인 활동에 호흡을 맞춰 2월 마지막 날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을 시작으로 정부에서 일부 희귀질환에 대한 의료비지원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그 범위가 200여개 질환으로 협소(세계적으로 7000여 희귀질환 보고)하고 내용 또한 말 그대로 치료비용 지원에 그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환경개선에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 200여 개 질환 중 적절한 진단법과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돼 실질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경우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체계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희귀질환관리법'이 마침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를 근거로 한 정부의 정책수립을 거쳐 2017년부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국내 희귀질환 진단과 치료환경 개선에 앞장서오고, 올해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적극적 동참을 호소하면서 '제1회 희귀질환 포럼'을 준비한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을 만나 앞으로 희귀질환 관련 정책의 방향성을 들어봤다.<편집자>

김현주 한국희귀질환재단 이사장.
Q. '세계 희귀질환의 날'의 유래와 세계 각국의 참여 현황은?
올해 제9회를 맞이하는 세계 희귀질환의 날은 2008년 EU에서 4년에 한 번씩 2월의 마지막 날(29일)을 '희귀질환의 날'로 정했다.

처음에는 18개 나라가 참여해 '희귀질환은 공익의료 우선사업'(Rare disease as a public Heath priority)이라는 테마로 '아주 특별한 사람들을 위한 드믄날'이라는 슬로건을 갖고 기념했다.

그 다음해인 2009년도에도 같은 테마로 '환자 치료는 공익사업'(Pt's Care, Public affair) 이라는 슬로건으로 미국을 비롯해서 총 30국가가 참여해 명실공히 세계 희귀질환의 날로 인식됐다.

그 후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을 '희귀 질환의 날'로 채택하고 참여하는 국가들이 늘어가면서 지난해 희귀질환 날에는 '희귀질환을 가지고 사는 것'(Living with a rare disease)을 주제로 '하루하루, 손에 손잡고'(Day by Day, Hands in Hands)를 슬로건으로 85개국이 참여했다.

Q. 올해 '세계 희귀질환의 날'의 슬로건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올해는 '환자들의 목소리'(Pt's Voice)로 희귀질환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도록 하는데 참여하자(join us in making the voice of rare disease heard)는 것이 슬로건이다.

Q. 한국희귀질환재단은 어떤 곳인가?
관심 있는 시민과 지자체, 기업, 단체 등의 후원과 참여로 이루어지는 순수 공익재단이다.

'한국희귀질환연맹'의 지난 15년 동안의 '사랑의 릴레이' 활동을 통해 파악된 희귀질환 환자와 가족들의 충족되지 못한 욕구와 간절한 염원을 담아 '유전상담 서비스 지원, 효율적인 희귀질환 치료를 위한 R&D연구 지원, 진단 사업 지원, 자원봉사 네트워크 구축 및 관리 지원, 특수 보육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지원 사업' 등을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Q. 우리나라 희귀질환 환우들은 얼마나 되나? 또 제대로 치료를 받고 있나?
우리나라의 경우 2만여명의 희귀질환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7000여종이 넘는 다양한 희귀질환 종이 있는데, 국내에서는 소수의 치료제가 개발돼 있는 희귀질환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희귀질환 환자들은 진단 받지 못하고 있다. 200종 미만의 질환군에 대해서만 건강보험 산정특례로 의료비 지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희귀 질환자들의 대부분은 진단 조차 받지 못한 채 오진돼 있어서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지 못하고 병을 키우고 있다.

희귀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진료시간을 외래에서 확보하기조차 힘들기 때문에 오진될 확률이 높다. 또 희귀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분야(임상유전학분야)는 국내에서 기피 분야로서, 전문인력(임상유전학 전문의·유전상담 전문가 등)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데, 앞으로 인력을 충분히 늘려야 한다.

Q. 우리나라 희귀질환 관련 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내에서는 2001년 처음 희귀질환에 대한 정부지원정책으로 4종의 희귀질환을 선정해 자가부담 의료비를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2016년 현재 200여종에 대해 지원하고 있다.

또 2009년부터는 희귀질환 산정특례 제도를 도입해 자가부담금을 10%로 경감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희귀질환관련법이 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희귀질환 지원정책은 이미 진단된 희귀질환 중 일부에 대해서만 지원이 돼 문제가 많았다.

2017년 발효되는 희귀질환관리법에서는 정부가 5개년 종합계획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종합계획을 만들 때 지난 15년간의 정부지원정책을 재평가하고, 국내 의료 현황을 파악해 희귀질환의 특성(희소성·다양성·유전성)을 고려한 정부의 희귀질환 지원 정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

한국희귀질환재단에서는 이번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기념해 희귀질환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해결책을 찾아가는 '희귀질환 포럼'을 자주 열 것이다. 여기서 나온 얘기들이 정부의 희귀질환관리 5개년 종합계획 수립에 적극 반영되기를 희망한다.

Q. 희귀질환 환우들을 위해 한국사회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올해 '세계 희귀질환의 날' 테마처럼 '희귀질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희귀질환에 제일 관심 있는 사람은 그 질환을 가진 환자와 가족들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서 어떤 문제들이 있으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공익차원에서 의료인, 정부정책 관계자와 언론인들이 함께 공동체 의식을 갖고 고민하고 노력할 때 효율적인 희귀질환 관리와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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