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환자 2935명 국내 첫 '조건부 생존율' 분석...'BioMed Central cancer' 발표
'조건부 생존율'이란 환자가 수술 후 특정 기간을 생존했을 때 추가적으로 몇 년을 더 살 수 있는 확률. 시간이 지날수록 위암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특정 시점에서 환자의 생존율을 측정하는 개념이다.
지금까지 암 환자 생존율은 치료 후 5년이 지난 시점에서 생존해 있을 확률인 '5년 생존율'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수술 직후와 수술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예측한 생존율은 다를 수 있다. 대부분 위암은 수술 후 2∼3년 이내에 재발하며, 5년 이후에는 드물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예측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위암팀(위장관외과) 박조현·송교영·이진원 교수팀은 1995∼2011년까지 6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위암수술을 받은 2935명의 환자를 분석한 결과, 환자들이 1, 3, 5년을 생존할 경우 3년을 추가적으로 더 생존할 확률인 '조건부 생존율'은 88.6%, 91.0%, 93.2%로 증가한다는 임상연구 결과를 내놨다.
환자들을 병기별로 나눠 분석한 결과, 3기 위암 환자의 5년 전체생존율은 49.7%였지만 1, 3, 5년 조건부 생존율은 62.1%, 71.3%, 86.8%로 파악됐다.
서울성모병원 위암팀은 "고위험 환자의 대부분은 수술 후 2년 이내에 재발해 사망한다"며 "하지만 특정 시점까지 생존한 위암 환자의 경우 저위험 환자나 고위험 환자의 예후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위암팀은 "2011년 3기 위암으로 수술 받은 환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그 동안은 환자가 어느 시점에 질문을 하든 5년 생존율 49.7%를 기준으로 치료 시점부터 절반 정도만 완치된다고 예측할 수 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현재 같은 질문을 한다면 조건부 생존율을 근거로 2019년까지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86.8%라고 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교영 가톨릭의대 교수(교신저자)는 "이미 미국에서는 위암을 포함한 여러 고형암의 조건부 생존율의 유용성이 검증됐다"면서 "한국은 위암 치료성적이 좋고, 장기생존자가 많아 개인별 장기적인 예후 평가가 중요하다. 조건부 생존율을 분석한 이번 연구결과가 유용하고, 중요한 치료 지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위암환자의 재발은 80% 이상이 3년 이내에 발생한다"고 언급한 송 교수는 "수술 후 3년 동안을 잘 넘기면 이후 건강하게 생활할 확률이 점차 높아진다. 개별 환자의 예측 생존율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면서 "진행성 위암이나 병기가 높은 고위험 환자라도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주치의와 치료에 임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암 전문 학술지 <BioMed Central cancer>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