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손상 한약재 유통 한의원 명단 공개해야"
"신장 손상 한약재 유통 한의원 명단 공개해야"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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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목통' 신장손상 물론 암 발생 위험...처방받은 환자 추적 조사 필요
과학중심의학연구원 "한약 안전성·유효성 평가 의무화해야" 촉구

▲ 관목통이 함유된 한약을 먹고 신장손상이 발생한 A환자가 한의사와 가매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판결 직후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은 한약재도 의약품과 같이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은 11일 신장을 손상시키는 한약재를 유통한 한의원 명단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독성 한약재를 처방받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추적조사를 통해 신장손상과 암 발생 등 부작용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관목통이 포함된 한약을 복용한 후 신장질환이 발생한 A씨가 한의사와 가맹업체 대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함께 1억 9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사건의 발단은 한약재 납품회사가 독성 문제로 인해 사용이 금지된 한약재(관목통)을 납품, 한약사와 한의사 모두 이를 알아채지 못한 채 환자에게 처방하면서 벌어졌다.

문제의 한약재는 쥐방울덩굴과 식물을 원료로 한 한약재의 중 하나인 '관목통'. 쥐방울덩굴류의 식물은 신장을 손상시키는 독성물질인 아리스톨로크산(aristolochic acid)을 함유하고 있다.

1990년대 벨기에를 비롯한 유럽에서 아리스톨로크산이 함유된 약제를 복용한 후 100명 이상에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들 중 70% 이상이 신장이식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심각하게 신장이 손상됐다. 벨기에 신부전 환자 중 40% 이상에서 암이 발견됐으며, 대만에서는 쥐방울덩굴류 한약재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요도암 발생률이 높다는 보고가 있다.

과학중심의학연구원은 "이번 사고는 환자에 대한 한의원의 배상 판결로 끝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면서 "아리스톨로크산은 강력한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도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소송 당사자 외에도 드러나지 않은 피해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의연은 "한약에 문제가 있는 줄 모른 채 신장병을 앓았던 환자들에게도 배상 조치가 이뤄져야 하며, 신장병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들에게도 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알려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보건당국에 즉시 관목통이 유통된 한의원들의 이름을 공개해 해당 한약재를 처방받은 모든 환자들을 추적 조사해야 한다"면서 "문제가 된 한약재를 복용한 피해자가 산모인 만큼 다른 산모의 경우에도 모유를 통해 유아가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쥐방울덩굴류 한약재의 경우 미국·독일·영국 등은 2000년을 전후해 사용을 중지시켰다. 우리나라는 5년이 지난 2005년에야 해당 한약재의 유통과 사용을 금지시켜 당시에도 늑장대응을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과의연은 "한약 부작용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과거에 얼마나 많은 피해가 있었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한약 부작용 관리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WHO 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에서는 2010년 한 해에만 한약에 관련해 1만 3420건의 심각한 부작용을 비롯해 총 9만 5620건의 부작용이 집계될 정도로 한약 부작용이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얼마나 많은 부작용이 어떤 원인으로 발생하는지 전혀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과의연은 "일반적인 의약품과 동등하게 한약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의무화시켜 한약 사용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위험성보다 클 때에만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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