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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하면 엘리퀴스라는 인식 형성됐다"
"안전성하면 엘리퀴스라는 인식 형성됐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2.0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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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나토 델라시오 로페스 미국 듀크대 교수(심혈관내과)

로페스 듀크대 교수
지난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해 '새로운 경구용 항응고제(NOAC)'를 1차 약제로 처방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 의료진의 NOAC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까다로운 복용관리로 처방이 쉽지 않았던 와파린 대신 NOAC 처방을 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개선되면서 심방세동 환자 진료에 손놓고 있었던 개원가의 참여가 어느정도 늘어날지 관심이다.

'NOAC을 활용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의 국제적 트렌드' 강연을 위해 최근 방한한 로페스 듀크대 교수를 만나 NOAC과 NOAC 중 비교적 최근에 출시된 '엘리퀴스(성분명: 아픽사반)'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로페스 교수는 다수의 엘리퀴스 임상시험에 참여했으며 현재 진행 중인 엘리퀴스 임상시험 'AUGUSTUS'를 주도하고 있다.

<일문일답>

지난해 급여기준이 개선되면서 한국 의료진의 NOAC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하지만 출시된 약에 대한 처방례가 많지 않다보니 무엇을 써야할지 고민이다.

각각의 약들이 1:1로 비교된 적이 없기 때문에 어떤 약이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축적된 데이터를 봤을 때 이런 환자에게는 이 약이 더 적합하다고는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겠다. 심방세동 환자에서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는 위장관계 출혈이다.

'프라닥사(성분명: 다비가트란)'는 와파린과 비교했을 때 위장관계 출혈 뿐 아니라 소화불량과 같은 위장관계 장애도 증가했다.

 '엘리퀴스'는 위장관계 출혈을 와파린보다 11%나 줄였다. 최근 발표된 리얼데이터에서 엘리퀴스는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보다도 출혈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만일 내 앞에 있는 환자가 위장관출혈 고위험군이거나 위장관출혈 병력이 있다면 엘리퀴스를 처방하겠다.

신장애 환자도 마찬가지다. 프라닥사는 신장에서 80% 배설한다. 자렐토는 35%, 엘리퀴스는 27%가 신장에서 배설된다.

'RE-LY'연구에서는 고령이고 신부전이 있을수록 프라닥사 복용군의 출혈이 증가했다. 반면 'ROCKET-AF' 임상에서 자렐토는 신기능 혹은 신장애와 별다른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엘리퀴스는 'ARISTOTLE' 임상에서 정상적인 신기능인 경우 와파린보다 안전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신장애가 있어도 엘리퀴스가 와파린보다 더 안전하다는 결과도 나왔다. 그렇다면 고령이고 신기능에 문제가 있을수록 와파린보다 그리고 다른 NOAC보다 엘리퀴스를 선택할 수 있다고 본다.

NOAC 급여기준이 확대되면서 개원가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경우 개원가의 NOAC 처방사례가 낮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은 NOAC에 대한 선호가 있을 것 같다.

여러 임상시험 결과 엘리퀴스는 특정 환자군에 상관없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립됐다. 일부 고위험군에서도 엘리퀴스가 안전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엘리퀴스의 안전성과 관련해 'ARISTOTLE'연구를 중심으로 30개가 넘는 연구 결과가 있다.

주요 안전성 연구결과를 보면 우선 'HAS-BLED' 스코어가 높은 환자일수록 와파린보다 엘리퀴스의 두개내출혈(ICH) 감소 효과가 더 뛰어났다. 신기능 문제가 있는 고위험군 역시 엘리퀴스가 더 안전했다. 엘리퀴스는 특히 동아시아(East Asia) 환자군의 출혈이나 뇌졸중 위험에서 우수한 결과를 얻었다.

NOAC 선호도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경우 엘리퀴스는 상승세다. 자렐토는 안정적이나 조금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프라닥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신규처방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과학적인 분석에 의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시장점유율'이 그렇다는 말이므로 이런 선호도만으로 특정 NOAC이 낫다라고 말하는 것은 힘들다는 점을 밝혀둔다.

NOAC 관련 많은 임상시험 데이터가 발표됐지만 실제 임상현장, 즉 '리얼데이터'에서도 임상시험 결과와 일관성을 보일까하는 의문이 있다.

개인적으로 임상시험 결과의 한계를 지적하는 것 같은 '리얼데이터'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임상시험 연구 역시 리얼데이터다. 오히려 실제 임상에서 특정 환자군이 편향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임상은 특정지역, 특정 의료기관에 우연히 방문한 환자다. 인위적으로 무작위 배정한 것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특정층이 편중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다보니 소위 '리얼데이터'라고 부르는 데이터에 '바이어스(bias)'가 생긴다. 우리가 리얼데이터라고 부르는 데이터에는 이런 한계가 있다. 물론 리얼데이터가 의미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참고데이터 정도로 여기자는 말이다.

어쨌든 엘리퀴스의 발표된 리얼데이터를 보면 역시 임상시험과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기존 임상 시험에서 입증된 것처럼 와파린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ARISTOTLE' 연구에서는 '치료 중단률'이 와파린보다 낮았다.

특히 AVERROES연구에서는 아스피린보다도 치료중단률이 낮아 주목받고 있다. 이는 내약성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엘리퀴스의 리얼데이터 역시 와파린보다 치료중단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로페스 듀크대 교수
급여기준 개선으로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을 위한 NOAC 처방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와파린은 장점이 많은 치료제지만 동시에 단점도 컸다. 복용과 관리의 불편함으로 그동안 개원가가 와파린을 처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NOAC은 이런 와파린의 단점을 해소했다.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 분야에서 NOAC은 혁신을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모든 NOAC은 두개내출혈을 최소 50% 줄이는 것으로 입증됐다. 항응고치료의 가장 치명적인 합병증인 두개내출혈을 줄여준다는 것만 놓고 보더라도 NOAC은 효능과 안전성은 돋보인다.

엘리퀴스와 관련해 진행 중인 'AUGUSTUS' 임상시험이 이전 임상시험과 달리 관상동맥질환의 전체 스펙트럼에 해당하는 환자를 모두 포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텐트 시술을 받고 안정적인 관상동맥질환 환자와 스텐트 시술을 받지 않은 급성관상동백증후군 환자, 스텐트 시술을 받지 않은 심근경색 환자 즉, 관상동맥질환의 모든 사례가 임상시험에 포함됐다.

이들 대상자를 '와파린+클로피도그렐+위약'과 '엘리퀴스+클로피도크렐+위약', '와파린+클로피도그렐 + 아스피린', '엘리퀴스+클로피도크렐+아스피린' 등 4가지 타입의 투여군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관상동맥질환자에게 '엘리퀴스가 와파린보다 더 안전한가'와 '아스피린이 꼭 필요한가'라는 두가지 질문에 답을 얻으려 한다.

지금은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 단계로 지난해 9월 첫 환자를 모집해 현재 전 세계 40명의 환자를 무작위로 배정했다. 임상시험에 필요한 환자를 4600명으로 잡고 있기 때문에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환자 특성에 따른 NOAC의 적정용량을 찾는 연구도 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 RE-LY 연구나 ENGAGE 연구는 고용량과 저용량 등 2개의 투여군으로 임상시험을 설계해 추진했다. 저용량의 경우 출혈 등 안전성은 좋았지만 효능이 떨어졌고 고용량은 그 반대의 문제에 직면했다.

ARISTOTLE나 ROCKET-AF 임상 등을 통해 NOAC의 적정용량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절감했다. 향후 진행될 임상시험 등에서 환자의 위험인자나 약제의 특성 등을 고려한 적정용량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뇌졸중 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출혈의 위험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의 용량 범위를 찾아내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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