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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구멍 '건강검진'서 뚫렸다
의료전달체계 구멍 '건강검진'서 뚫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6.02.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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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검진·암검진 유소견자 837만 명 '진료의뢰서' 없이 상급병원 방문
검진결과 통보서가 진료의뢰서 갈음...가정의학회 "1차의료 회생 때가 급하다"

▲ 건강검진 결과통보서가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료의뢰서를 갈음하고 있어 의료전달체계를 약화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건강검진 결과통보서가 진료의뢰서 없이도 3차 상급종합병원을 바로 갈 수 있는 직항로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건강검진 결과통보서 서식은 "건강검진 결과통보서상 요양급여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소견이 기재된 경우, 요양급여의뢰서(진료의뢰서)로 갈음하여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으실 수 있다"고 돼 있다.

암 검진 결과통보서 역시 "건강보험 가입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에서의 요양급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기재된 경우, 요양급여의뢰서(진료의뢰서)로 갈음되며, 통보서를 활용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돼 있어 진료의뢰서 없이도 3차 병원에서 곧바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건강검진은 ▲일반건강검진(국민건강보험공단 검진) ▲생애전환기 검진(만 40세·만 66세) ▲국가 5대 암(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 ▲학생건강검진 ▲영유아검진 등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간한 2012년 '건강검진 통계연보'를 살펴보면 일간건강검진 대상자는 1567만 3188명. 이중 72.9%(1141만 9390명)가 검진을 받으며, 52.3%(597만 명)가 유질환 또는 질환의심판정을 받고 있다.

암 검진의 경우 전체 대상자는 2004만 9000명(2012년)으로 39.4%가 암검진을 받으며, 이중 암 유소견자나 위염·위궤양·유방 양성 결절 등 질병 소견자는 240만 명으로 추정된다.

의료계는 "연간 837만 건에 달하는 일반검진과 암검진을 통한 유소견자의 자유로운 상급종합병원 방문이 의료전달체계의 문제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이러한 검진을 통해 상급종합병원으로 환자를 유도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이 없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예를 들어 급성 위염으로 1차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받아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환자의 경우 일정한 간격으로 지속해서 진료를 볼 경우 10∼20년이 지나도 소화기내과 진료를 상급종합병원에서 바로 볼 수 있다는 것.

▲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
양윤준 대한가정의학회 이사장은 "처음에 한 번 진료의뢰서를 받으면 아무리 시간이 오래 경과했더라도 처음 진료의뢰서를 등록한 과의 진료를 볼 수 있다"며 "진료의뢰서의 유효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에 한 번의 진료의뢰서만 받으면 몇년이 경과했다 하더라도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현 제도의 맹점을 지적했다.

양 이사장은 "상급종합병원에 의뢰한 환자를 개원가로 되의뢰할 수 있도록 대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진료의뢰 및 되의뢰 평가위원회를 설치해 의료계 자율적으로 시정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며 "적절한 진료의뢰와 되의뢰에 대해서는 수가 가산을 하고, 1차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은 회송 의무화와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료의뢰서 없이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는 예외 규정으로 인해 의료전달체계를 손상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양 이사장은 "2012년 상급종합병원 가정의학과 내원환자는 59만 4004명으로 전체 외래환자의 1∼3%로 매우 낮다"며 "가정의학과 내원환자의 5%인 2만 9880명이 타과로 의뢰해 전체 환자의 0.14%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양 이사장은 특히 "의료전달체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신뢰받는 질 높은 1차의료 전문 의료인을 양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차의료 전문의 수련과 제도적 정착을 위한 보수교육을 위한 정책적인 지원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1차의료와 의료전달체계의 강화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고 언급한 양 이사장은 "급속한 고령화시대를 맞아 노인건강과 의료를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의협을 중심으로 현실에 맞는 1차의료 강화와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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