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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이후 일동제약 이렇게 바뀐다"
"위기 이후 일동제약 이렇게 바뀐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6.02.04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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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CEO 릴레이 인터뷰 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강호(江湖)'의 평화로움은 늘 그렇듯 오래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평화가 깨지고 공격하는 적의 기세는 매섭다. 하지만 매서운 기세를 맞받아칠 준비가 안돼있다. 강호를 지켜야할 고수는 힘이 다해 이제는 색이 바랜 흰수염만 쓰다듬으며 혀만 찬다.

 

결국 주인공은 상황에 떠밀려 사태의 한복판에 선다. 한동안 '주화입마(走火入魔)'의 고초를 겪지만 강호의 숨은 고수로부터 '특훈'을 거쳐 '필살기'를 장착하고 끝내 전세를 역전한다.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은 지난 2년간의 시간을 '주화입마'의 시기였다고 회고했다. 주화입마, '무공을 너무 열심히 연마하다 연습이 과해서 심신이 피폐해진 상태'를 말한다.

당시 부사장이었던 그는 갑작스럽게 닥친 일동제약 경영권 위기에 무협지의 주인공처럼 떠밀려 전투의 중심에 섰다. 상대를 공격하고, 어르고, 협상하는 최전선에서 윤 사장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 강호는 다시 평화(?)로워졌고 주화입마의 과정을 거치며 윤웅섭 사장의 내공은 부쩍 컸다.

"많이 배우고, 많이 컸다. 이번 사태로 일동제약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다. 그 전에는 미처 몰랐다. 일동제약의 문화와 일동제약 사람, 일동제약의 역사가 새롭게 다가왔다. 소중한 일동제약의 구성원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출발선에 다시 선 느낌이다."

최근 경영권 위기를 막아낸 일동제약의 리더십에 변화가 예감된다. 변화의 중심에는 윤웅섭 사장이 있다.

본의 아니게 갑작스러운 데뷔를 했지만 보상은 있었다. 위기상황을 겪으며 윤 사장의 리더십이 두드러졌고 일동제약은 단단해진 느낌이다. 윤웅섭 사장을 만나 일동제약의 변화와 혁신, 미래를 들어봤다.

<일문일답>

일동제약의 변화는 불가피한 순서같다. 변화의 방향을 설명하자면?

우선 조직역량을 혁신하려 한다. 조직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 구성원이 갖춘 능력을 100% 끌어 올려 조직역량을 키울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책임을 명확히 하고자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디서, 어떻게 잘못된 건지를 명확히 알아야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누구의 잘못을 탓하겠다는 말이 아니다. 개선을 위해서는 그런 것들이 명확해야 한다는 말이다.

내부 소통도 활성화해야 한다. 예를 들자면 품질기획팀과 고객지원팀은 다른 일을 담당하지만 서로 소통을 해야 고객이 원하는 실질적인 개선을 달성할 수 있다. 소통활성화와 책임범위를 명확히 구분해 얻고자 하는 것은 결국 프로세스 혁신이다. 프로세스를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PI 추진실'을 만들었다. PI추진실은 일동제약의 전반적인 포로세스 개선안을 설계할 것이다.

신시장 개척도 목표로 삼았다. 기존 전문·일반의약품은 물론, 유통이나 내분비 질환 등 만성질환과 항암제 등을 타깃으로 삼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조직역량을 강화하고 신시장을 만드려는 이유는 결국 수익성 혁신이다. 수익성 혁신을 통해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수익성 혁신은 단순히 이익이 많은 제품만 팔겠다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과 생산·판매 등 일동제약의 모든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말이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기초를 튼튼히 다지고 싶다.

 

 윤웅섭 일동제약 대표이사 사장

 

일동제약의 단기적인 목표는?

'성장'과 '혁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을 생각이다. 성장없는 혁신은 공허하고 혁신없는 성장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올해 매출목표는 전년대비 20% 성장으로 잡았다. 지난해 성장률 15%보다 높다. 비만치료제 '벨빅'이 적지않은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만치료제 '시부트라민'이 퇴출당하기 전인 2009년 '리덕틸'의 매출액이 500억원이었고 전체 비만치료제 시장이 1000억원 정도였다. 지난해 비만치료제 시장은 600억원 정도로 줄었다. 13년 만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벨빅이 안전성을 바탕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을 선도할 생각이다.

벨빅의 모토는 '보다 안전하게'다. 그 모토에 따라 조급함을 버리고 천천히 안전하게 한국의 비만치료제 시장을 책임지겠다. 아로나민 패키지 역시 지난해 보다 75%이상 키울 계획이다. 매출액이 한 620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인 '지큐랩'은 일동제약이 공을 들이는 시장이다. 우선 지큐랩 브랜드를 알리고 프로바이오틱스 효과를 홍보하려 한다. 장과 관련된 건강지수를 총체적으로 올리는 제품이라는 인식을 주고 나아가 임상시험을 통해 아토피, 고지혈증 등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할 계획이다. 일동제약의 기초를 탄탄히 하고 내실을 갖춰 매출규모를 빨리 1조원으로 만들고 싶다.

글로벌 진출이 화두다. 일동제약의 계획은?

멀구슬나무 열매인 천련자로부터 추출한 후보물질 'ID1201'로 치매치료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ID1201은 치매 원인 물질 중 하나인 베타아밀로이드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소 알파세크레타아제의 활성을 촉진한다.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을 억제하고 뇌신경영양인자(BDNF)의 발현을 증가시켜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작용을 입증했다.

뇌조직 내 염증인자로 알려진 TNFα와 IFNγ의 생성도 억제했다. 기존 치료제보다 다양한 기전으로 인지기능을 개선하기 때문에 우수한 효능을 가진 치매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다.

임상 2상 중이다. 결과에 따라 유럽 등 해외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물론 신약개발은 적지않은 개발비 등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그렇다고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률만 따지고 머뭇거린다면 언제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겠나.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는 뉴클레오티드(Nucleotide)계열 만성B형 간염치료제 '베시포비어'도 임상 3상에서 높은 치료율과 바이러스제거율을 입증했다. 국내 만성B형 간염치료제 시장은 연간 약 2500억원 규모로 매년 성장 추세다. 기존 치료제인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 등이 만만치 않지만 치료제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다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새 치료제는 항상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지난해 경영권 위기를 극적으로 넘겼다. 앞으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한 추가조치가 있다고 보면 되나?

지난 경영권 위기 상황을 겪으며 최소한 회사가 경영권 위기를 맞아 구성원을 힘들게 하지는 말자고 결심했다. 지주사 전환을 포함한 다양한 안정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많이 배우고 많이 컸다. 마치 주화입마를 거쳐 무림의 고수가 된 것 같다. 일동제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절감했다. 일동제약을 위해 어떤 게 가장 최선일까 매일 고민한다.

일동제약이 일등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나여야만 한다는 생각도 버렸다. 일동제약이 먼저다. 가장 중요하다.

어떤 대표로 인식됐으면 하나?

늘 나아지려고 노력하는 그래서 발전하는 대표로 인식됐으면 한다. 그리고 더불어 가는 대표가 되고 싶다. 일동제약 직원 한명 한명이 다 너무 소중하다. 함께 더불어 가고 싶다. 2005년 회사 회식에서 한 직원이 자식에게도 입사를 추천하고 싶은 일동제약이 됐으면 한다고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렇게 만들고 싶다.

2020년 일동제약이 어떤 모습이었으면 하나?

일단 매출 1조원을 달성했을 것이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균형있게 갖추고 글로벌 시장을 진출했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국적 회사로 '존슨앤드존슨'을 닮고 싶다. 환자의 건강을 최고의 가치로 삼고 전문·일반의약품 뿐 아니라 메디칼디바이스 분야 등 모든 헬스케어 분야에서 최고의 제품을 갖추고 싶다. 일동제약은 여전히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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