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엽 장관 발언에, 의협 "오히려 공급 과잉" 반박
"의사 수 부족은 착시현상...서울·수도권 집중이 원인"
정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진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 결과에 관해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의사 수가 부족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원격의료를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의사 수가 OECD에 비해 적다. 2024년부터는 의사인력이 부족해지는 게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2030년부터는 의사 수가 1만명 정도 부족해지는 것으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통계에 나와 있다"면서 "앞으로 의사인력 부족으로 현장(의료취약지)에 의사를 파견하는 데 문제가 있을 테고, (의사인력 부족) 문제가 더 심각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원격의료를 미리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취약지에 의료인력을 파견하고 거기에 의료시설을 갖추는 것은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보완적으로 원격진료를 통해서 더 촘촘하게 (국민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원격의료 추진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정 장관의 잘못된 인식에서 나온 잘못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강 부회장은 "2014년 말 현재 보건복지부에 면허를 등록한 의사는 11만 8329명이며, 이 중 의협에 면허를 신고한 회원(휴직 등 기타 활동범위 포함)은 군진회원(1035명)을 포함해 10만 1618명이다"면서 "우리나라 인구 규모에 비추어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의사 수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 수가 부족해 보이는 것은 활동 의사들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착시현상"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의사인력 편중현상이 심각한 상황에서 원격의료를 추진하면 의료취약지에 의사인력 배치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의료서비스 제공의 수도권 편중현상 역시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의원급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원격의료를 추진하겠다고 하는데, 얼마나 효용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원격의료는 만성질환자의 합병증 등 예상하기 힘든 부작용을 관리하기에 충분치 않다. 의사 수가 부족해 원격의료를 추진한다는 것은 적절한 논리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의협이 지난해 5월 발간한, 우리나라 의사 수와 성별, 지역별·전문과목별 통계를 담은 '2014 전국회원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의협 회원의 대부분인 94.5%가 도시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6대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이 전체 회원의 58.8%이며, 대도시 활동 회원 수가 2013년도의 58.3%보다 0.5% 증가해 의사인력의 대도시 집중현상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활동 의사 수 분포도 서울 32.8%, 부산 7.7%, 대구 5.8%, 인천 4.0%, 광주 3.4%, 대전 3.4%, 울산 1.5%, 경기 17.5%, 강원 2.6%, 충북 2.3%, 충남 2.8%, 전북 3.3%, 전남 2.8%, 경북 3.1%, 경남 4.7%, 제주 1.0%, 군진 1.0% 등으로 나타났다.
의사인력 공급과잉 현상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10만명당 의사 수는 219명(면허등록 의사 수 기준)으로서 지난 1980년 54명이었던 것과 비교해 보면 398.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인구증가율은 23.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