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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혈관질환 치료, 첨단시술-세포치료법으로 대체"

"심혈관질환 치료, 첨단시술-세포치료법으로 대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6.01.12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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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유전자-세포치료 분야 예산 400억원 추가 배정 기대
김효수 교수, "고전적 치료방식 탈피 신성장동력 될 것"

최근 심혈관질환 치료에서 수술 등 고전적인 치료방식이 첨단시술-세포치료법으로 대체되고 있다.
80대 고령환자를 살린 첨단시술법 TAVI(타비)를 비롯해, 60대 당뇨병환자의 무력증을 해결한 관동맥스텐트 삽입술(PCI), 심근경색증 환자의 운명을 좌우할 세포치료법 매직셀(MAGIC-CELL) 등이 대표적이다.
심혈관질환분야에서 최신 첨단시술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이 분야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제가 있는지 김효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를 만나서 들어왔다.
김 교수는 현재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장, 첨단세포-유전자 치료센터장, 보건복지부 지정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편집자>

김효수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Q. 먼저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장, 첨단 세포-유전자 치료센터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심혈관센터에서는 각종 스텐트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미국·유럽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많이 성장했다.
심혈관센터에서는 국내 스텐트와 관련된 모든 치료성적을 갖고 있다. 다른 병원과도 네크워크를 통해 특정 스텐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혈관센터는 기존의 항혈소판제와 새로운 항혈소판제에 대해 많은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가이드라인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서울대병원이 연구를 주도하는데는 다른 병원의 전폭적인 지지가 뒤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TAVI(경피적 대동맥판막 삽입술)를 시술해왔다.

다른 한쪽으로는 기초의학연구를 해왔다. 줄기세포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환자의 손상된 심근을(심근경색증)을 되살려주는 연구인 '매직셀(MAGIC-CELL)' 연구이다.

동맥경화증은 스텐트 때문에 왠만큼 해결이 됐다. 약물방출 스텐트(생체흡수형 스텐트 등)가 개발되면서 재협착 문제도 해결되어가는 추세이다. 그래서 서울대병원에서는 2000년부터 줄기세포쪽에 뛰어들었다. 지금까지 13년 동안 연구를 했다.

Q. 첨단시술-세포치료법으로 대표되는 'TAVI'에 대해 소개해달라.
대동맥판막협착증이라는게 있다. 대동맥으로 피를 뿌려야 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혈관이 막히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그동안 인공판막을 끼워주는 수술을 해왔는데, 최근에는 참단시술법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 허벅지의 대퇴동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그 통로를 통해 카테타에 장착한 인공판막을 대동맥판륜 근처까지 밀어넣고, 거기서 장착된 인공판막을 펴서 고정한다. 이것을 'TAVI'라고 한다.

지난해 7월 심부전이 급격히 악화돼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84세 환자가 있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을 수 년 간 앓아 오던 중 협착이 악화되면서 심장펌프기능이 수준 이하로 하강해 심부전에 빠졌다.

그 결과 전신 장기의 혈액 공급이 저하되면서 간수치가 올라가고 콩팥기능이 악화돼 소변량이 급격하게 줄면서, 폐부종이 왔던 할아버지 환자였다.

4년 전만 하더라도 보존적 요법으로 버티다가 돌아가셨을 환자였다. 왜냐하면 판막치환술이라는 큰 수술적 치료법을 버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내 몇 병원에 도입된 TAVI라는 첨단시술법 때문에 할아버지는 완쾌하고, 불과 10일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TAVI는 모든 환자들이 혜택을 볼 수 없다. 내과·외과 의사가 통합진료를 하도록 가이드라인이 정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환자가 결정하는대로 수술을 할 것인지, 아니면 TAVI 시술을 할 것인지를 판단한다.

정부가 20%의 비용을 지원해주면서 내과와 외과에서 협진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만약 정부가 100%의 지원을 해준다면 모든 환자들에게 가능한 TAVI를 선호할 것이다.

Q. 60대 당뇨병환자의 무력증을 해결한 관동맥스텐트 삽입술(PCI)은 무엇인가?
5년 전의 치료경험이었는데, 당시 수 년 간 당뇨병 치료를 받아오던 60대 남자환자가 수 개월 전부터 악화되는 무력감-탈력감에 더해지는 호흡곤란증세에 대한 완전한 치료를 구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외래를 방문했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관동맥 조영술을 했고, 완전폐색이 좌-전하행지에 있는 상태에서 우-관동맥에 새로운 병변이 생겼다. 완전폐색을 개통시키는 기술이 없었던 다른 병원에서는 관동맥우회로 수술을 권했으나, 환자는 수술을 완강히 거절하고 시술을 받기 위해서 찾아왔다.

좌-관동맥의 완전폐색에 대해서 전용 와이어를 사용해 개통시키고, 석회화가 심한 부위에 초소형 굴착기인 'Rota-ablator'를 적용해 딱딱한 석회를 갈아버리면서 혈관을 부드럽게 한 후, 스텐트를 2개 삽입했다. 우-관동맥에는 간단하게 스텐트를 1개 삽입했다. 시술시간은 2시간이었고, 환자는 2일만에 퇴원했다.

Q. '매직셀(MAGIC-CELL)'이 심근경색증 환자의 운명을 좌우할 세포치료법이 될까?
8년 전쯤에 만나서 아직도 외래에 다니는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2명의 서로 다른 운명이 항상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40대의 남자들인 두 사람의 공통점은 좌-전하행지의 입구근처에 혈전이 생겨서 막히는 바람에 급성심근경색증이 크게 왔는데, 막힌 관동맥을 개통하기까지 소요되는 골든아워인 6시간을 넘겨서 증상 발생 후 12시간 만에 응급관동맥 시술을 받았다는 것이다.

한 사람은 서울대병원에서 응급관동맥 시술을 받은 후 자가-말초혈액-줄기세포요법인 매직셀 치료법을 추가로 받은 반면, 다른 사람은 타병원에서 응급관동맥 시술을 받은 후 퇴원해 기존 치료법을 받고 있다가 수개월 후 뒤늦게 매직셀 치료법에 대해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연구실에서의 연구 결과 세포치료법은 급성심근경색증 발생 1개월 이내에 수행돼야 효과가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에 수 개월이 이미 지난 환자에게는 매직셀 치료법을 할 의미가 없었다. 그 이후 나란히 외래를 다니게 된 2사람의 경과는 사뭇 달랐다.

심기능 수축률 지수에서 5% 포인트 정도 차이가 나면서 매직셀 치료법을 받은 환자는 증세 없이 지내면서 심기능이 유지되고 있으나, 매직셀 치료법을 받지 않은 환자는 무력감·호흡곤란을 느끼고 심기능이 약간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심장-내경이 커지는 경과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인 스텐트를 한 환자는 50% 정도가 재협착이 생긴다. 그러나 말초혈액 유래 줄기세포치료법인 매직셀 세포지료법을 하면 재협착이 25% 밖에 생기지 않는다. 줄기세포가 지나가면서 약물 스텐트를 한 곳의 내피세포를 재생시켜주기 때문이다.

이 연구결과는 이미 발표됐으며, 기초-중개연구를 통해 진료현장에 적용시킨 최초의 일이 아닐까 싶다. 2015년부터 서울대병원에서는 시술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Q. 첨단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는데.
위에서 언급한 3개는 첨단시술-세포치료법의 성공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위력적인 첨단시술-세포치료법이 가능하게 된 것은 시술 기기의 개발과 줄기세포분야의 지속적인 연구 덕분이다.

기기·장비뿐 만 아니라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기존의 수술·시술·투약으로 얻을 수 있는 치료효과를 보이는 신치료법도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매직셀 치료법 개발과 그 기반이 되는 줄기세포연구를 위해 지난 10년 간 보건복지부에서 서울대병원 '선도형 세포치료 연구 사업단'에 매년 수십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줬다. 2006년부터 1단계(5년) 사업에 매년 50억원, 2단계(5년) 사업에 매년 35억원을 지원했다. 2017년부터 예정된 3단계(5년) 사업에 얼마나 투자를 할 지 기대가 크다.

이밖에 또 미래창조부 산하 한국연구재단에서도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의 연구실에 매년 수십억원의 연구비를 지원해줬다.

사업단에서는 그동안 3가지 연구를 진행했는데, 모세포의 기능을 유지시켜 효과를 볼 수 있는 조혈모세포 연구(조만간 연구결과 발표), 혈관생성촉진 단백질인 안지오포이에틴-1 연구(혈관을 재생하는 새로운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 인간배아줄기세포유래-중간엽 줄기세포(간의 스타셀이 간세포로 많이 분화하도록 해 간 섬유화를 박는 것) 연구가 그것이다.

첫번째 연구는 성공했고, 두번째, 세번째 연구는 징행중이다. 이 연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이렇 서울대병원과 정부가 투자한 결과, 피부에 와 닿는 새로운 세포치료제를 국민들에게 조만간 선보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존에 고통이 수반되고 치료과정의 위험도가 높은 고전적인 치료방식과는 달리, 첨단시술-세포치료법은 고통을 없애고 치료에 동반하는 위험도를 경감시키면서 치료효과를 높이고 회복을 신속하게 해 준다.

첨단시술-세포치료법 개발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개개인의 환자가 행복해 질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 분야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 혼돈과 불확실성이 밀려오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우리 후손들이 유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지금 투자하여 세계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필수적인 분야이다.

보건복지부, 미래부, 한국연구재단에서 많은 연구비를 지원해 준 덕분에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와 세포치료 사업단에서 '매직셀'이라는 세포치료법을 개발해 많은 환자들에게 시술을 해줬다.

그 효과를 인정하여 정부에서 매직셀 치료법에 대해서 치료비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줬다. 15년 만에 비로소 투자한 것에 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이것이 연구·개발의 결과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이 창출되는 대표적인 모델이다.

최근 정부에서 첨단 유전자-세포치료 분야 연구 예산으로 400억원을 추가로 배정했다는 것은, 정부 담당자들이 제대로 방향을 짚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시사한다. 앞으로도 신성장동력 산업에 더 많은 투자기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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