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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전사'는 그냥 이뤄진게 아닙니다"
"'메르스 전사'는 그냥 이뤄진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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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1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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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웅 국군의무사령관

2015년 최대의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메르스로 국가적인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발빠른 대처를 통해 재난 극복에 일조한 국군의무사령부가 이번 보령의료봉사상의 주인공이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로 메르스에 적극적으로 맞서 대응한 황일웅 국군의무사령관(준장)은 국가와 사회에 봉사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을 위해 보건의료의 선진화를 이끄는 국군의무사령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일웅 사령관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의대에 편입해, 정형외과를 전공하면서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국군춘천병원 군의관 재직 중 군의료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더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길에 올라 예방의학을 접했다.

후에 서울 지구병원을 거쳐 국군일동병원장을 역임한 후 2015년부터 국군의무사령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국군의무사령부는 현재 '지역주민의 건강은 우리의 행복'을 모토로 국군함평병원이 대민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군일동병원은 경기북부 지역 응급 의료지원 및 외국인근로자 이동의료봉사도 펼치고 있다. 국군청평병원은 지난 2008년 가평꽃동네 의료봉사 활동으로 제24회 보령의료봉사상 대상을 수상했다. 

경험·노하우 통한 한발 빠른 대처 메르스 진압 일조

지난해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강타했을 때, 전국민이 느끼는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그야말로 대한민국 보건의료의 위기였다. 이때 국군의무사령부가 나섰다.

 

군 창설 이후 최초로 메르스전담병원으로 임무 전환이 진행됐으며 최초로 민간병원에 의료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활약했다. 국군의무사령부의 메르스 대응은 한발 빨랐고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군의료는 국가의 안위에 기여할 의무가 있죠. 메디칼 파트를 담당하고 있기에, 재해나 재난·공중보건 등 전방위적인 영역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도 사스·신종인플루엔자·조류독감 등 국가적 감염병 유행 시에 적극적인 의무지원을 해왔습니다.

아이티 지진 때를 비롯 남수단·레바논에 의료진을 파견해 왔죠. UN에서 정부에 요청을 하게 되면 국제적인 지원을 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벌써 1990년대부터 이어온 역사입니다. 특히 2014년 겨울 아프리카에 에볼라 긴급구호대에 의료진을 조기 투입시켰던 것은 이번 메르스 대응에 소중한 경험이 됐습니다."

호흡기 질병에 대한 빠른 대처는 예방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황일웅 사령관은 2009년 일동병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때에 이미 신종인플루엔자를 경험한 바 있다. 확산을 예측하고 대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생각을 했고, 그 방법으로 24시간 상황 모니터링을 위한 의료종합상황센터를 만들었다.

"접촉 환자는 확인 후 신속하게 격리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국군수도병원을 환자 접촉자 위주로 받아 접촉자 관리를 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접촉자들의 확산이 걷잡을 수 없게 되자, 대전병원 340명 환자들을 함평과 대구·부산 병원으로 분산 이동시키고 병상을 확보했다.

5월 4일 첫 환자가 인천공항으로 입국하고 20여일 지난 28일 국방부 중앙역학조사반과 감염병 자문위원회가 편성됐으며 국군수도병원·국군대전병원을 통해 접촉자 관리를 체계적으로 해나가기 시작했다. 대전 대청병원·카이저병원 등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들이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했다.

시간이 갈수록 의료진의 피로도가 쌓여가기 시작하자 군의관과 간호장교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물론 민간의료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민간병원으로 투입되는 군의료지원단을 대상으로 국군의무학교의 철저한 직무교육이 이틀동안 선행됐다.

6월 국군고양병원이 외래전문병원으로 전환됐으며 대청병원에도 인력 지원이 지속됐다. 자운대 지역 진료 공백을 없애기 위해 이동전개형 의무시설이 문을 열었으며, 아산 충무병원·천안 단국대병원 등에는 군의관들이 이동해 사망환자들을 처리하기도 했다.

"접촉자에 대한 관리 소홀이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사전 교육의 스킬과 감염병에 대한 노하우가 중요했습니다. 메르스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에 맞서 국가안위와 국민안전을 위해 군이 나서는 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같은 국가적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앞장서서 헌신하겠습니다."

발빠르고 결단력 있는 조치과 접촉자에 대한 신속한 격리를 적용한 결과 군내 확진자는 단 1명에 불과했으며 완쾌했다. 의료종합상황센터에서 원격진료를 통해 경험이 활용됐고 선제적 대응과 관리를 통해 군내 발생을 최소화하고 국가안위와 국민안전에 기여하겠다는 메르스대책반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민관합동상담진료소에도 의료 인력을 파견, 대민 진료와 상담을 병행했고 대청병원 파견자, 대정부 군 의료지원 파견자, 간호장교, 육·해·공군 의료인력 교육에도 힘을 쏟았다.

황일웅 사령관은 "공공의료의 한 축을 담당하는 군의료 시스템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민간과는 차별되는 군의 특화된 의료 시스템 덕분"이라며 "보건·의료·재난에 대처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회고했다.

▲ 메르스 진료에 여념이 없는 국군의무사령부 진료실 모습.

'군이 편한 의료서비스'로 국민 신뢰 높일 터

황 사령관은 군의료와 민간의료의 차이와 함께 '군이 편한 의료서비스'라는 지향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군의료의 특성상, 환자들을 퇴원시켜도 군 안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민간의료와 큰 차이를 가집니다.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는 것이죠. 국군의무사령부에 온 이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군이 편한 의료서비스입니다."

이와 함께 그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군의관들은 대개 일대 다수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다들 성실히 임하고,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아쉬운 점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입니다. 의사와 환자간 전문적인 의학정보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자세한 설명을 통해 오해 소지를 줄이고 환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황 사령관은 국군의무사령부의 역할을 다하면서 군의료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Trust(국민의 신뢰 회복)·Performance(의료의 수준 향상 교육)·Safety(안전의식 함양) 세 가지다.

"먼저 의료진 스킬과 애티튜드를 높이고 국민에게 신뢰도 높은 집단이 되고 싶다는 욕심 아닌 욕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교육을 진행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산하 14개 병원의 빅테이터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안전의식 역시 민간의료보다 훨씬 높은 차원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황 사령관은 빅데이터 구축과 활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국의 전문의들이 각자 다른 대학에서 다른 전공으로 공부한 후 군의관이 되는 만큼, 군의관의 경험 미숙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고를 사전에 교육해 진료 서포트를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통해 체계적으로 안전 시스템을 갖춰나갈 계획이다.

"군의료가 민간의료와 경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죠.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본업에 잘 집중하고 또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군도 나름대로 발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황 사령관은 끝으로 국군의무사령부를 터미네이터에 비유했다.

"'I'll be back'이라 말하면서 사라졌던 터미네이터가 다시 돌아왔죠. 주인공이 늙은 터미네이터를 처음 본다고 말하자 터미네이터는 스스로 연식만 좀 오래 되었을 뿐, 쓸모없지는 않다고 말하며 실제로 필요한 역할을 다합니다. 자연스레 군의료의 현실을 떠올렸습니다.

우리도 오랜 역사를 갖고 있고, 그만큼 경험의 폭도 넓습니다. 언제나 제 역할을 다하면서 국민에게도 신뢰받는 국군의무사령부가 되겠습니다." 

글·사진 = 정지선 보령제약 사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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