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적정부담·급여 위한 건강보험 개혁부터
신년특집 적정부담·급여 위한 건강보험 개혁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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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1.0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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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의료 지속 가능한가? ① 근본적 문제해결 중장기 해법

▲ 박은철(연세의대 교수 예방의학)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찬사와 비난이 공존하고 있다. 첫번째 찬사로는 1977년 도입된 건강보험은 12년 후인 1989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전 국민 건강보험을 구축한 것이다.

둘째, 2013년 국민의료비는 GDP의 6.9%인데, OECD 평균이 8.9%임을 고려하면 많지 않은 의료비를 사용하고 있다. 셋째,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넷째, 세계적 수준인 의료의 질을 가지고 있고, 다섯째, 전 국민의 청구자료를 전산으로 확보하고 있다.

건강보험의 비난으로는 불충분한 보장상태(under-insured status)로 몇 가지 지표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민의료비중 공공지불 분율은 56%이나 OECD 평균은 73%이며, 우리의 본인부담 분율은 37%인데 OECD 평균은 19%로 전국민건강보험체계지만 공공이 담당하는 국민의료비가 적어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분율이 OECD 국가들보다 매우 많다.

이로 인해 연간 실소득 중 본인부담 의료비가 40% 이상인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계 분율이 3.5%로 OECD 평균 0.5%에 비해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상태다. 반면 건강보험의 보험료율은 6.12%로 일본의 8.85%, 프랑스 13.55%, 독일 14.40%, 네덜란드 17.60%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이런 현재의 건강보험 공과는 건강보험의 출범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 건강보험 도입 당시인 1977년의 1인당 GDP는 1000달러에 불과해 '저부담-저급여-저수가' 정책을 실시했다. 1977년 6월 21일 국회 보건사회위원회의 회의록에서는 기준수가의 수준이 관행수가의 55% 선에서 책정했음을 기록하고 있다.

전국민 건강보험이 달성된 1989년, 1인당 GDP는 5000달러에 불과해 '저부담-저급여-저수가'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저보험료 정책은 저급여로 이어지면서 정부와 보험자는 수가 및 심사기준을 통제하고, 급여범위 확대를 주저하고 있다. 의료계는 비급여 항목 및 의료외 수입으로 대응해 왔다.

이로 인해 국민은 많은 본인부담 의료비를 지출하고 있다. 대부분의 진료가 급여범위 내에 있는 진료과목은 전공의가 지원하지 않아 전문과목 인력수급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 학자들은 이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건강보험 정치 쟁점화…'건강성' 위협

현재의 건강보험은 건강하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건강보험과 관련된 미래 환경은 건강보험의 건강성을 더욱 위협할 것이다. 첫째, 저출산·고령화다. 저출산은 미래의 건강보험 수입을 부담할 계층이 감소함을 의미하며, 급속한 고령화는 건강보험의 지출이 크게 증가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둘째, 한반도의 통일이다. 통일의 시기·형태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우리 시대가 짊어져야 할 부담이다. 또 형식적 통일과 함께 내용적 통일(사람의 통일)이 중요한데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제도가 사회보장이고 의료보장이다.

1990년 통일한 독일은 당시 서독 6200만 명 1인당 GDP가 2만달러였고, 동독 1670만 명의 1인당 GDP는 6000달러였다. 한편 2015년 한국 5000만 명의 1인당 GDP는 3만달러이고, 북한 2500만 명의 1인당 GDP가 1000달러임을 고려하면 우리의 부담은 1990년 당시 서독의 부담보다 6배 많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이뤄내야 할 완전한 통일(형식과 내용)을 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건강성이 크게 제고돼야 한다.

셋째, 의료보장의 정치적 쟁점화다. 2016년 총선에서는 파장이 크지 않겠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사회 및 의료보장이 큰 쟁점이 될 것이다. 최근의 대선일수록 의료보장에 대한 의제화의 넓이와 깊이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국민의 의료보장 측면에서 바람직하나 선거공약이 갖는 특성 중 하나인 포퓰리즘은 건강보험의 건강성을 위협한다.

새 부과기준·보험료율 인상 '개혁' 시급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건강보험을 개혁해야 한다. 이 개혁은 건강보험의 수입·지출·운영과 관련된 총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첫째, 수입적 측면에서 직장 및 지역가입자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보험료 부과기준을 개발해야 하며, 새 부과항목 발굴과 함께 보험료율을 인상해 적정부담을 달성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 준비금의 규모를 재정의 50%에서 100%로 확대해야 한다.

둘째, 지출적 측면으로 건강보험은 급여제도가 단일화돼 있는데 이를 다양화해야 한다. 1977년 건강보험 도입 당시의 질병 구조가 현재에는 만성병 질환으로 크게 변화했다. 만성병 질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단일 급여체계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다양한 급여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미국 메디케어의 경우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메디케어 파트C를 두고 있고, 네덜란드도 가입자가 다양한 보험자의 보험상품을 선택할 수 있듯이 우리도 단일 급여체계가 아닌 복수의 급여체계를 두고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난적 의료비를 경험하는 가계 분율을 줄이기 위해 현금급여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소득이 적은 국민이 주로 겪게 되는 재난적 의료비를 낮추기 위해 재난적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현금으로 지원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건강보험에서 의료의 질과 의료비에 대한 성과보상체계를 도입해야 하며, 법정 본인부담제도도 다양화해 가입자의 비용인식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 급여를 확대할 때 효과를 감안한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급여를 확대해야 한다.

셋째, 건강보험의 운영구조를 개혁해야 한다. 2000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출범했다. 현재에는 1만 3000명 이상의 인력이 있는 대규모 조직인 공단은 조직운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시도 단위의 지역으로 구분해 운영해야 한다.

보험료의 징수와 급여의 임무와 책임을 시도 단위의 지역공단으로 위임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야 한다. 지역공단은 책임기관으로 운영해야 하며, 공단은 지역별 가입자의 위험조정에 의해 정부지원을 할당하고, 지역공단의 성과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건강보험과 의료급여를 통합해야 한다. 의료급여 대상자들에게 국가가 보험료를 대납하고 의료급여 대상자들도 건강보험 가입자와 같은 급여를 받게 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본인부담을 절감하는 제도적 장치를 둬야 한다.

고령화와 통일을 대비하기 위해 건강보험의 기조를 '저부담-저급여-저수가'에서 '적정부담-적정급여-적정수가'로 전환해야 한다. 이에 도달하기 위한 시간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2016년에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건강보험 개혁을 의제화하고, 정책화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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