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발전과 치료 현장은 멀지 않아야 한다
의학 발전과 치료 현장은 멀지 않아야 한다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5.12.16 11: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쉬운암은 없다 Ⅲ

유방암은 완치율이 높은 암으로 알려져 있으나, 종양의 특성에 따른 질환의 진행 양상이 다르며 전이, 재발되는 경우 환자의 60% 이상이 5년 내 사망하고 있다.

이에 여전히 유방암 치료는 더 발전이 필요하며,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 의료계를 비롯한 많은 관련 전문가들의 노력과 사회적 관심 및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에 진료 현장의 전문가들로부터 유방암 치료의 현실과 앞으로의 도전과제를 3회에 걸쳐 들어 본다.<편집자 주>

▲ 이경은 교수(이대목동병원 혈액종양내과)
어떤 지점까지 도달하는 속도를 구하기 위해서는 A지점에서 B지점까지 도달하기 위해 걸린 시간을 측정한다. 이를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학에 적용해 보자면, 환자를 치료하는 치료법의 개발과 그 치료법을 통해 환자들이 치료 받는 시점까지가 실질적인 의학 발전의 속도에 관여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암도 정복했다는 현재의 의학 발전 수준이 과연 환자들에게도 도달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필요하다.

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유방암 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허가를 받은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들의 알려진 임상적 효과와 진료실에서의 환자 접근성의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유방암에서 표적 치료제의 발전이 눈부신 HER2 양성 유방암의 경우, 임상적으로 뛰어난 효과를 입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환자들의 치료적 접근성은 상당히 낮다.

HER2 양성인 암은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을 촉진하는 수용체가 일반적인 경우보다 많아 암의 성장과 전이가 가속이 붙은 것이다. 1990년대 후반의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개발 이전까지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일반적인 유방암 환자 보다 현저히 생존기간이 짧고 치료 예후도 불량한 고(高)위험군이었다.

이렇게 활성화된 암세포에 1차로 제동을 걸었던 약제가 허셉틴으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의 생존곡선을 일반 유방암 환자들과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혁신적인 치료제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1차 치료에 사용해서 전체 생존 기간을 약 5년 정도로 입증한, 전이성 암 전체에서 전례가 드문 치료 성과를 보인 퍼제타(성분명:퍼투주맙)가 국내 허가를 받았다.

또한 2차 치료에서도 유방암 최초 항체약물접합체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가 등장하면서, 1·2차 치료 모두에서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겼다.

그러나 이러한 의학적 성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의 의학적 시계는 상당수에서 여전히 허셉틴이 개발되던 1990년대에 머물러 있다. 퍼제타와 캐싸일라 모두 건강보험급여 적용을 받지 못해, 경제적 이유로 환자의 치료적 접근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의학 발전이 환자들에게까지 도달했는지에 대한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현 건강보험기준에서 새로운 약제가 보험급여에 등재되지 않으면, 환자들은 치료를 받기 어렵고,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진으로서 아쉬운 점은 정부가 보험 급여 여부 판단에 있어 비용-효과성만을 고려한다는 점이다.

물론 비용-효과성의 문제가 공공의 복지에 중요한 항목이기는 하지만, 의학의 발전이 가져다 줄 수 있었던 환자들의 치료 기회와 남은 삶에 대한 사회적 가치 또한 중요한 항목이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재정은 분명 한계가 있을것이고, 나라의 살림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인지는 매우 중대한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의학의 발전이 ‘우리의’ 환자들에게 접근하는 속도가 느린 현실을 볼 때, 참으로 안타깝다. 보다 다양한 측면의 고려를 통해, 우리네 의학 발전이 환자 치료에 좀 더 빨리 도달하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