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09:09 (금)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지원 예산, 환수 위기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지원 예산, 환수 위기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5.11.26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정 3년 넘었는데도 센터 개소 불투명...헬기착륙장 부지 확보 '난항'
복지부 "연말까지 개소 못하면, 지원 예산 환수 불가피" 경고

경북대학교병원이 권역외상센터에 선정된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센터 개소를 하지 못하고 있어, 권역외상센터 선정에 따라 지원된 예산을 회수당할 위기에 처했다.

경북대병원과 함께 권역외상센터에 선정된 가천대 길병원, 단국대병원, 목포한국병원 등은 지난해 센터를 정식 개소했고,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도 올 2월에 개소했다. 원칙상으로는 센터 선정 후 3년 내인 지난해에 개소를 했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함께 지정된 병원들 중 유독 경복대병원만 센터를 개소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경북대병원이 센터를 개소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응급환자이송을 위한 헬기 착륙장 설치 공간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 측은 그동안 헬기 착륙장 설치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지속해서 모색해왔다. 처음에는 병원 건물 내에 설치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관할 구청이 난색을 표하면서 계획을 포기했다. 관할 구청의 난색 표명 이유는 헬기 착률장을 병원 애에 설치할 경우 착륙장 주변 건축물의 높이가 규제되는 탓에 사유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있고 정비사업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1차 설치 계획이 틀어지자, 경북대병원은 병원 인근 '대구스타디움 헬기 착륙장'을 활용하는 차선책을 추진했다. 대구스타디움 헬기 착륙장이 병원에서 차로 10~15분 정도 거리가 가까워, 비상대응팀을 급파해 바로 처치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보건복지부가 제동을 걸었다. 현행 권역외상센터 기준에는 헬기 착륙장을 건물 내에 설치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였다. 또한 권역외상센터에 선정된 다른 기관들의 경우 모두 건물 내 헬기 착륙장을 설치해, 형평성 차원에서도 경북대병원에만 예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결국 경북대병원은 응급병동 옥상에 헬기 착륙장을 설치하기로 하고 부산지방항공청에 설치 허가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그러나 부산지방항공청이 헬기 착륙장 설치를 허가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병원 내 헬기 착륙장 설치에 난색을 표했던 관할 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야 해서, 헬기 착륙장 설치를 확신할 수 없다는 상황이다.

경북대병원 측은 항공청 허가와 관련 관할 구청에 협조를 구했지만 주민 민원과 사유재산 침해가 우련된다는 부정적 답변을 받았다. 관할 구청 관계자는 "아직 경북대병원으로부터 헬리 착륙장 설치 관련 건축허가 신청이 접수되지는 않았다"며 "해당 건물은 별도의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북대병원 사정을 고려해 권역외상센터 개소를 독려하기만 했던 보건복지부의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경북대병원 측에 올 연말까지 헬기 착륙장 설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센터 지정에 따라 지금까지 지원한 예산을 환수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한 상태다.

임호근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은 25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그동안 (경북대병원 측에) 충분한 시간과 기회를 준 만큼 이제는 매듭을 지어야 한다"며 "올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후 필요한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혀, 지원 예산을 환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개소하지 못하면, 그로 인하 피해가 경북대병원 뿐만 아니라 중증외상환자 치료 인프라를 누리지 못하게 되는 지역주민에게도 돌아가는 만큼 지자체에서도 긍정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지정에 따라 정부가 경북대병원 측에 지원한 예산은 ▲연 15억원의 외상 전담 의료진 인건비(4년 간 총 45억원 지원) ▲시설 및 장비 지원금 80억원 등 총 125억원 규모다. 이중 시설 및 장비 지원금 80억원은 헬기 착륙장 설계비로 2700만원이 사용됐고, 나머지 예산을 묶여있는 상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