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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 철학적 의학교육

청진기 철학적 의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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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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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진(서울 금천·명이비인후과의원/전 의료윤리연구회장)

▲ 이명진(서울 금천·명이비인후과의원/전 의료윤리연구회장)

고대 의사들은 "의학은 몸의 철학이고, 철학은 영혼의 의학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의학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노력해왔다.

실제로 기원전 5세기에 쓰여 진 히포크라테스 전집에서 "철학적 의사는 신과 같다. 지혜와 의학 사이에는 큰 차이가 없다.

사실 의학은 지혜에 필요한 모든 자질을 내포하고 있다" "의학은 공정성·겸손함·신중함·건전한 사고·판단력·평온함·단호함·장중한 언어…등을 갖고 있다. 반면 무절제·야만·탐욕·색욕·사취·몰염치는 의사의 금기사항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기에 현대의학 역시 철학적 접근을 배제한 의학교육은 생명력을 얻기 힘들다.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교육(BME, Basic Medical Education)과 전공의교육(PGME, PostGraduate Medical Education), 그리고 교수와 개원의를 포함한 모든 의사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연수교육이 확대 발전된 전문직업성 평생교육(CPD, Continuing Professional Development ) 모두에는 내용과 교육방법에 있어서 철학적 요소가 기초가 되고 녹아 있어야 한다.

최근 '의학교육 개선을 통한 1차의료 역량 강화 공동 심포지엄'이 있었고, 곧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주최로 'CPD 교육시스템의 재편(Reshaping)을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릴 예정이다. 모두가 어떤 내용을 어떤 교육방법을 사용하여 발전시킬지 고민하는 자리들이다.

다른 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교육내용과 시스템이 소개되고, 많은 제안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어떻게 좋은 의사상(Good Doctor)을 교육을 통해 만들어가고, 또 전문직업성(Professionalism)을 갖춘 좋은 의사로 활동하도록 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법을 찾는 자리다. 훌륭한 자료와 연구발표물이 잘 적용되고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교육방법 역시 철학적 요소가 깊이 배어 있어야 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선을 행복이라고 했다. 이 행복은 지성적인 덕(주지주의·主知主義)과 품성적인 덕(주의주의·主意主義)을 통해 이룰 수 있다고 한다.

의사들의 바라는 최고의 선과 행복은 지식과 술기를 가지고 전문직업성을 진료현장에서 구현해내는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일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적 지혜·이해력·철학적 지혜 등 지성적인 덕은 교육으로 신장시킬 수 있고, 무엇이 옳은 것인지 알아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의지가 약하기 때문인데, 이것은 중용의 습관화를 통해 품성적인 덕을 쌓으면서 이룰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한 마리의 제비가 날아온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하루의 실천으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없고, 한 번의 교육으로 좋은 인성을 갖춘 의사를 만들기 힘들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성을 습관화해 덕 있는 행위를 꾸준히 실천할 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런 습관은 자신의 지식과 의지뿐만 아니라 주위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그래서 롤모델이 중요하다.

의과 대학과 수련의교육, 평생 전문직업성 교육에 참여하는 교육자들은 학습자들에게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교육에 참여하는 분들은 학습자들이 좋은 습관을 배우고 익히도록 감동을 주는 롤모델이 돼야 한다.

결국 아무리 좋은 교육내용과 시설이 있더라도 학습자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 교육효과가 제대로 나타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지주의와 주의주의에 감정과 정서를 중시하는 주정주의(主情主義)라는 철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좋은 스승은 지식을 잘 가르치고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지식을 사랑하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다. 감동을 주는 의학교육이 철학적인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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