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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의료시장 진출 준비 되셨나요?

중국 의료시장 진출 준비 되셨나요?

  • Doctorsnews admin@doctorsnews.co.kr
  • 승인 2015.11.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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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원장(서울나은병원)

 
최근에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후 한국병원의 중국진출이 다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2000년 초기부터 수 많은 한국병원이 중국에 진출했지만 극소수 병원을 제외하고 모두 고배를 마시고 철수를 했다. SK 그룹 투자의 애강병원, 상하이우리들병원, 예병원이 대표적일 것이다.

그러면 왜 이들 병원이 발 빠르게 중국 진출을 도모 했을까?

중국의 공식 등록 인구는 13억명이다. 그리고 90년대 개혁개방 정책으로 빠른 경제 성장에 힘입어 현재 중국은 명실상부한 G2이다.

백만장자의 수가 우리나라의 인구만큼 이라고 이야기 될 정도여서 국민의 구매 능력도 향상 됐고, 중국 부유층들이 세계 경제의 큰 손이 되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인구 자원이 세계에서 제일 많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나라인 만큼 세계각국 기업들이 중국시장을 앞다투어 진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상주 외국인 숫자도 기타 여느 아시아 주요 도시보다 많다. 그러나 눈부시고 빠른 경재 성장이라는 외형과 달리 중국의 의료정책은 비교적 보수적이다.

그렇다보니 경제적으로 풍요해진 중국 부유층뿐만 아니라 중상층은 고급의료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다. 하지만 중국의 의료정책은 이같은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국민도 만족하지 못한 의료 서비스에 외국인들이 중국에서 아플 때 믿고 다닐 수 있는 병원이 아주 드물다는 것은 자명한 현실이다.

중국 중상층 이상의 부자들은 진료비 걱정을 하지 않고 외국인들은 대부분 민간의료 보험을 들고 있어 진료를 볼 때 또한 의료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아 중국의 의료시장은 앞으로 국제적으로 불루오션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선진국 병원들이 90년대부터 끝임 없이 중국 의료시장 진입을 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 발 빠르게 진출했던 한국 병원들이나 몇몇 선진국 병원들은 왜 철수를 했 고, 실패라는 고배를 마셨을까?

앞으로 중국으로 진출할 한국병원들은 과연 성공 할 수 있을까? 정부에서 해외 의료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무슨 근거가 있을까?

한 예로 우리들병원은 중국에서 MRI, CT를 운영했던 최초의 외국계 병원이다.(진출 당시 중국 의료시장이 아직 합작을 허락하지 않아 서류상 중국병원임) 의료기술도 그 당시 세계에서 손색이 없는 미세척추수술 기술을 가졌으며, 몇 년의 고생과 투자를 계속했다.

그 결과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환자가 증가하려는 무렵 아쉬운 철수를 하게 됐다.

그 때 관계자의 한 사람으로서 더욱 아쉬운 점은 눈앞에 흑자전환이라는 고지가 보였는데 더이상 전진을 못하고 철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뼈아픈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중국 의료시장을 염두에 두는 병원들에게 몇 가지 경험을 얘기해주고자 한다.

중국을 진출할 때 몇 가지 중요한 점검 포인트가 있다.
1.목적이 무엇인가 2.중국 환자들에게 어필한 무기(기술, 서비스)는 무엇인가 3.충분한 자본을 갖고 있나 4.중국측의 파트너는 적절한가 5.중국 의료시장에 투입할 인재들은 준비 되어 있나 6.초창기에 병원 적자와 적응시기를 기다려주는 오너들은 인내심이 있나 7.가지고 있는 모든 장점을 중국에 내놓고 어울릴 수 있는 현지화의 마음 준비자세가 되어있나 등이다.

첫째로 목적을 분명이 해야 한다. 우리의 뛰어난 의료기술을 중국의 의료사각지대에 병원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중국인 환자에게 혜택을 나눌 것인지, 아니면 한국보다 더 나은 이익 창출을 위해 진출 할 것인지 분명이 해야 한다는 점이다.

출발점이 명확히 설정되어야 그 과정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지만 영리병원을 허락 하고 있어 영리목적 병원은 수가 자체를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이것은 곧 병원 수익과 직결이 되고, 또한 중국 위생국에서도 영리병원에 대한 관리 감독이 엄격해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 물론 지금까지 한국계 병원은 영리 목적이 대부분이었다.

둘째로 당연한 얘기로 들리겠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면 세계시장에서 승부할만한 차별화 된 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 높은 장벽으로 미국, 유럽 및 일본계 병원들이 번번이 진출 자체를 포기하고 좌절을 했지만 최근 중국정부의 의료선진화로 인해 외국계 병원에 대한 규제가 풀려 앞으로 중국의료 시장은 경쟁은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계 병원의 경쟁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중국 대형병원과 외국계 병원이다. 중국 대형병원들의 장점은 중국이 인민해방 후 지금까지 중국국민에게 쌓아 올린 브랜드 가치와 많은 인구 수로 인한 의료기술 및 의료 경험의 풍부한 데이터 베이스가 있다는 점이다.

또 경쟁 대상은 세계에서 내노라는 거대 병원으로 미국의 하버드대학부속병원, 메이요클리닉(Mayoclinic),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대학부속병원  등이 끝없이 타진을 하고 있어 이 병원들이 중국 진출 시 한국계 병원의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은 눈에 보듯 뻔 한 일이다.

일부 병원 관계자들이 중국병원의 의료기술이 우리보다 뒤처져 있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중국에 시장조사를 하러 오는데, 이를 보고 매우 놀랐다.

중국은 국토의 면적이 넓기 때문에 평균적 의료기술은 분명히 떨어지지만 대도시의 일부 대형병원들은 우리에 뒤지지 않은 의료기술 및 시스템을 갖고 있다.

우리들병원이 중국 상하이에 진출했을 당시 중국의 척추수술은 수술상처가 크고 척추체에 핀으로 고정하고 융합하는 단계에 있어 환자들은 척추수술 후 통증을 상당기간 감수했어야 했다.

반면 우리들병원의 내시경 레이저 내시경수술, 현미경 레이저 추간판제거술 및 기타의 미세척추수술은 중국의 위생국이나 중국국민들에게 뭔가 다르고 새롭다는 것을 어필 할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로는 한국계 성형외과병원도 한류바람으로 중국국민에게 인정돼 중국 의료시장 상륙에 교두보를 확보 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의 몇몇 병원의 뛰어난 서비스도 중국에서 경쟁력 있다고 본다.

중국의 대형병원은 거의 국영병원이고 환자들이 몰리다 보니 환자들에 대한 의료서비스라는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의료진의 불친절, 편의시설의 비효율성, 전근대적인 병원업무 처리 시스템 등등 날로 높아만 가는 국민의 불만에 중국정부도 고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질 좋은 서비스 시스템이기도 하지만 우리들병원 서비스 시스템이 상하이 위생국에서 모범병원이라는 표창을 받을 정도다. 이런 면을 볼 때 우리나라 병원의 서비스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된다.

세번째는 풍부한 자금과 경영진의 인내심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자신 있게 진출을 꿈꾸는 병원들은 당연히 우리나라에서는 내세울 만한 병원이지만 중국에서는 이름없는 무명병원이다. 그러면 광고에 의지해야 하는데, 중국의 의료광고 규제는 아주 엄격해 외국계병원이 항상 애를 먹은 문제 중 하나이다.

특히 민영 영리병원의 4대 매체 광고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다른 홍보 수단을 통해서 병원을 알려야 하는데 그만큼 속도가 더디고, 그동안 계속 자금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많은 한국계 병원이 여기서 고배를 마셨다.

네번째 중요 요소는 중국의 파트너다. 중국은 아직 사회주의 국가이라 정부의 의료시장에 대한 개입과 간섭이 아직 곳곳에 산재하고 있어 외국계병원이 아무런 연고 없이 처리하기에 수 많은 시행착오, 시간을 소진해도 가시적인 효과를 얻기 힘들다.

중국 의료시장에 대해 잘 아는 파트너일수록 대관 업무 및 민원을 수월하게 처리 할 수 있다. 파트너를 사전에 잘 파악하고 파트너에게 우리를 알려야 더 원활한 협조가 이루어 질 수 있다. 파트너와 불협화음 또한 중국 의료시장 진출에 있어 실패 요인중의 하나다.

다섯번째로 중국 의료시장에 투입할 인재다. 한국병원의 장점인 의료기술 및 시스템을 중 국에 심으려면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병원의 각 직종 종사자들의 투입이 필요하다.

중국은 아직 영어를 원활하게 쓰는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초기에 원활하지 않은 의사 소통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우리나라 청년들이 중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경우가 많아 중국 의료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이런 인재들을 뽑아 훈련을 하는 준비 과정이 필수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중국의 많은 인재는 미국에서 훈련을 받아 이미 스텐바이 상태에 있어 이 점에서 한국계 병원은 다른 외국계병원보다 불리한 부분이기도 하다.

여섯번째로 현지화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 국민은 자존심이 무척 강하고, 아직 그들의 생 각은 세계 제일이라는 중화사상에 젖어있다. 현지에 있는 중국 의료 인력들과 교류가 없으면 강력한 배척을 당하게 될 수 있다. 우리들병원이 이런 경험을 했다.

필수 의료인력 외에 다른 의료인력을 중국 의사로 충원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같은 전공의 의사들과 끝임 없이 교류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 우리의 장점을 보여주고 중국 의료계의 관행을 이해하고 협조를 구해야 병원의 생존이 가능한 것도 외면 할 수 없는 현실이다.

특히 한국계 병원은 같은 동양계 병원이라 이런 노력이 더 절실하다. 중국사람들은 강한 배타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만 한 번 친구가 되면 또한 한없이 의리를 지켜주는 민족이기 때문에 그들과 친구가 되고 아낌 없이 우리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넘겨줘야 그들도 마음을 열어 줄 것이다.

그래서 경영진 및 주요 의료진이 기본적인 중국어 대화는 필수는 아니지만 충분해야 할 조건이다.

부수적으로 한국 정부의 지원이 있으면 중국 의료시장에 진출하는 병원도 힘을 받을 수 있다.

중국에서 개원을 하면 중국인보다 먼저 방문하는 환자들이 한국인과 조선족 동포들이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중국에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또한 한국병원은 영리병원이기 때문에 한국보다 더 많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또한 불편한 진실이다. 허리통증, 다리통증으로 고통스러운 환자를 응급처치만 하고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 주치의로서 안타까워하는 일이 많았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가까워 2시간이면 한국에 들어가지만 출입국 대기 시간을 합하면 환자들이 참아야 할 시간은 적게는 5∼6시간이다.

한국의 건강보험이 해외에 있는 국민에게 적용이 되면 환자들도 고통을 줄일 수 있고, 현지 한국계 병원의 수익에 도움도 되는 윈윈효과를 기대 할 수 있다.

조선족들은 다른 중국민족들보다 한국병원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한국병원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 한국계병원의 중요한 환자군들이다.

그러나 일부 중국국적 조선족들은 한국의 건강보험의 복지정책을 악용해 진료는 중국에서 하고 수술은 한국에서 받아 소중한 국민건강보험 자원을 낭비해 정부에서 시급히 보완을 해야 하는 맹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국계 병원의 독자적 개원을 허락했으며 엄격한 의료시장 통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따라서 13억명 인구의 의료시장이 지금 열리고 있다. 지금이 중국 의료시장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된다.

2000년대 초반은 한국의료계의 중국 의료시장 개척기라고 하면, 지금은 씨앗을 심고 가꾸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중국의료 시장을 경험한 인재들도 국내에 많이 존재하고 있어 더 빠른 시스템 안정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의료시장 성공의 열매는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준비 없는 중국 의료시장 투자는 뼈아픈 실패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해외에 진출한 병원은 현지에서 외롭게 생존경쟁을 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여러 면에서 지원을 하면 한국병원이 해외에서 더 높은 경쟁력을 갖고 생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한국 의료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으며 침체돼 있는 한국 의료의 활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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