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보기준 앞세운 화재보험사 삭감 횡포 제동
법원, 자보기준 앞세운 화재보험사 삭감 횡포 제동
  • 송성철 기자
  • 승인 2015.11.0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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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자보기준 보다 건강보험 기준 우선 적용해야"
자보심의위 반환 결정 뒤집어...H화재보험주식회사 패소 판결

▲ 국립교통재활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가 로봇 상지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법원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자보 수가기준 고시를 내세워 과잉진료를 했다며 환자 수술비를 삭감하고, 진료비 반환을 결정한 H화재보험주식회사에 대해 패소 판결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최근 S대학병원이 H화재보험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에서 보험사는 대학병원에 361만 3000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자보심의위)의 심사결정에 따른 진료비 1440만원 및 지연손해금 반환채무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소송비용도 전액 H화재보험이 부담하도록 결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2012년 1월 24일 H화재보험에 가입한 B씨와 추돌하는 자동차 사고를 당한 후 2012년 9월 19일 S대학병원에서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을 받으면서 시작됐다. H화재보험은 S대학병원에 자보진료수가 기준에 따라 진료비 한도를 정하지 않고 지급한다는 보증서를 교부했다.

S대학병원은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 진료비 등 1806만원을 청구했으나 H화재보험은 80%(1440만원) 가량만 지급한 후 이 시술이 과잉진료라고 주장하며 자보심의위에 진료비 심사청구를 했다. 자보심의위는 진단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고, 타과 협진이 이뤄지지 않은 채 시술했다고 판단, 시술과 관련된 진료비를 삭감하고, S대학병원에 대해 H화재보험에서 지급받은 진료비 144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반환하라고 결정했다.

S대학병원은 관련 법령 기준에 따라 시술을 진행했고, 지급보증한 H화재보험은 진료비를 전액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진료비와 지연손해금 반환채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법원에 부존재확인을 구하고, 미지급 진료비 361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주장했다.

H화재보험은 자보환자에 대한 척수신경자극기 설치술의 진료기준 및 수가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과 국토해양부 고시에 따라 자보심의위가 별도로 정한 '진료기준 및 수가에 관한 사항'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진료비는 보험금 지급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맞섰다. 이와 함께 A씨에게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이 필요한 통증장애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통증장애와 교통사고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진료비 지급의무를 부담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은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고시에 규정돼 있고, 자보진료수가기준에 의해 건강보험급여 기준과 달리 규정할 필요에 의해 규정한 사항이 아니다"면서 6개월 이상 적절한 통증치료에도 효과가 없고, VAS 통증점수 7 이상의 통증이 지속되는 불인성 통증이 있는 경우 척수신경자극기 삽입술을 하도록 한 건보급여 규정에 무게를 뒀다.

이와 함께 교통사고 이외에 통증의 다른 질환이 있었다거나 A씨가 형사처벌을 감면받을 목적으로 복합통증 증후군(CRPS) 증상을 과장 또는 위장했다고 볼 충분한 증거가 없으므로 시술이 적절하다고 인정했다.

S대학병원이 시술에 앞서 다양한 치료를 시행했음에도 상태가 개선되지 않자 다면적 인성검사를 통해 시술 금기에 해당하는지 관찰했고, 정신건강의학과의 진단평가를 시행한 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A씨에게 CRPS을 유발할 만한 교통사고가 있었고, CRPS 증상 및 징후에 관한 진단기준을 충족하며, 척수신경자극기 시술이 건강보험 급여기준에 적합한 보편·타당한 치료방법이라는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의 감정결과에도 주목했다.

재판부는 "S대학병원은 H화재보험에 대해 자보심의회 심사 결정에 따른 진료비 반환 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지급 의료비 지급을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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