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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 난소암 치료에 '케릭스' 권고된다"
"재발 난소암 치료에 '케릭스' 권고된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11.0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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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서울의대 교수)

김재원 부인종양학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
대한부인종양학회가 12일 열릴 추계학술대회에서 5년만에 부인암 진료 가이드라인 3차 개정판을 발표한다. 3차 개정판은 2010년 2차 개정판 발표 이후 5년 사이에 업데이트된 연구결과를 토대로 개정된다.

개정판은 최근 출시되거나 급여된 난소암 2차 치료제들이 새롭게 권고되고 부인암 수술과 관련해 개복과 복강경·로봇수술 생존율도 발표된다. 부인암 수술과 관련해 표준수술법도 일부 개정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을 책임진 김재원 대한부인종양학회 가이드라인 제정위원장 겸 서울의대 교수를 최근 만나 난소암 2차 치료제로 권고될 약제와 달라질 수술법 등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최종 가이드라인은 12일 발표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병리학회,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대한해부의학회, 대한비뇨기계영상학회, 대한부인종양연구회 등이 이번 가이드라인 제정에 참여했다.

<일문일답>

새 가이드라인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가이드라인은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난소암으로 나눠 분야별로 정리했다. 자궁경부암의 경우는 로봇수술과 복강경수술 생존율을 비교했다는 점과 근종수술 시 자궁을 어느정도 절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개정이 주목할만 하다. 초기 자궁경부암에 한해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 로봇 수술을 비교한 결과 대등한 생존율이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가이드라인은 세 수술이 동등하다는 것을 담을 예정이다.

종양크기가 작아도 기존에는 무조건 넓게 떼어서 수술했지만 종양이 작을 때는 자궁을 떼어내는 정도로만 절제해도 생존율 차이가 없다는 보고가 있어 이를 새 가이드라인에 반영했다. 2차 보조요법으로 새로운 치료제가 권고된 점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자궁체부암과 관련해서도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 생존율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가이드라인에 이런 내용을 담았다. 자궁내막염 수술 시 자궁 체부를 떼면서 난소도 함께 떼도록 한 표준수술법도 45세 미만에서는 난소를 보존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재발성·진행성 내막암과 관련해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 약제가 생존율은 비슷하지만 기존 약보다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약들이 권고됐다.

난소암에서도 2010년 이후 실시된 임상시험 결과를 반영해 '케릭스(성분명 : 리포좀화한 독소루비신염산염)'와 베바시주맙 등이 권고된다. 모두 기존 치료제보다 무진행생존기간(PFS)를 늘려 권고안에 포함됐다. 유전자 BRCA 관련된 난소암에서 'PARP(폴리 ADP-리보스 중합효소) 저해제'를 추천한다는 내용은 권고안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대한부인종양학회의 입장 정도로 권고안과 비슷한 시기에 발표될 예정이다.

재발된 난소암 2차 요법에 쓸 수 있는 약제들이 출시되거나 급여됐다. 이번 학회 가이드라인에 어떤 약제들이 권고됐나?

최근에 2차 요법 치료제로 급여되거나 출시된 약제는 케릭스와 베바시주맙이다. 케릭스는 2010년 발표된 가이드라인에 들어있었지만 제약사 사정으로 국내에 출시되지 못했었다. 외국 학회에 참가하면 재발 시 1순위로 쓰이는 약제로 관련 데이터들이 발표되는데 국내에서 사용할 수 없어 의료진으로서 답답했다. 이제 케릭스가 출시된데 이어 급여까지 확대됐으니 치료옵션이 늘어난 셈이다.

케릭스와 배바시주맙은 어떤 차이가 있나?

케릭스가 급여 대상이 넓은 편이고 가격도 베바시주맙보다 비싸지 않아 주목받고 있다. 특히 베바시주맙은 6개월 이내에 재발한 환자에게만 급여되는 제한이 있다. 케릭스가 재발 기간과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어 처방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을 보면 케릭스의 권고 수준이 가장 높다. 한국 가이드라인에서도 케릭스의 권고수준이 가장 높나?

케릭스는 NCCN 가이드라인에서 '카테고리1'으로 권고됐다. 백금착제 민감성 환자에게 카테고리1 등급으로 권고되는 것은 카보플라틴+케릭스와 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뿐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발표하는 이번 권고안에도 우선추천 약제로 고려될 것이다.

케릭스 관련 주목할만한 글로벌 임상연구는?

칼립소(CALYPSO) 연구가 있다. 6개월 이후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통상적으로 쓰는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과 케릭스+카보플라틴을 비교한 연구다. 케릭스 병용이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기존 치료보다 늘렸다. 무엇보다 케릭스 병용치료의 경우 탈모와 말초신경병증 부작용이 적었다. 여성 환자에게 탈모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다. 치료제를 탈모 부작용 탓에 거부하는 상황이 생길 정도다. 케릭스는 부작용면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다.

누적독성 때문에 힘들었던 환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누적독성은 말초 신경병증으로 상당히 힘든 부작용이다. 1차 치료 시 누적독성 탓에 항암 사이클 6회를 다 마치지 못하는 환자가 있다. 그런 경험 때문에 2차 치료 때 부작용없는 치료제를 찾는 환자가 꽤 많다. 말초신경병증과 탈모를 걱정하는 환자라면 케릭스 출시와 급여가 반가울 것이다.

케릭스에 대한 실제 환자 반응은 어떤가?

탈모와 신경병증 부작용이 적다는 확실한 근거와 실제 현장에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설명할 수 있어 반갑다. 실제 이상반응에 대한 공포 탓에 2차 치료를 거부한 환자를 겨우 설득해 케릭스를 투여했더니 이상반응없이 상태가 호전된 환자가 있었다. 그 환자는 치료를 거부한 자신을 설득해 케릭스를 투여하도록 한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는 했다. 이상반응이 적은 케릭스의 장점을 극적으로 본 사례다.

두 약의 포지셔닝은?

베바시주맙은 첫 번째 약이 끝나고 6개월 이내에 재발했을 때 다른 약과 병용해서 쓴다. 그 중 하나가 케릭스다. 케릭스+베바시주맙, 케릭스+토포테칸, 케릭스+위클리 파클리탁셀 세 가지 옵션이 있다. 6개월 이후 재발했을 때는 1차 선택으로 케릭스+카보플라틴을 많이 쓴다. 6개월 이후 재발한 경우, 베바시주맙은 현재 급여되지 않아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2차 약제로 불리한 부분이다.

케릭스나 베바시주맙이 1차 치료제가 될 가능성도 있나?

이탈리아 연구진이 케릭스를 1차 치료제로 임상시험한 결과가 있다. 현재 표준요법과 비교해 생존율과 효과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 NCCN에도 올라가 있는 데이터다. 하지만 독점적으로 사용된 파클리탁셀+카보플라틴보다 우월한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어서 파클리탁셀과 카보플리틱을 대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베바시주맙을 1차 치료제로 한 임상시험은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하나씩이 있다. 전체생존기간(OS)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최근 2차 보조요법으로 치료제가 급여되는 등 치료제 발전을 의료진은 어떻게 받아들이나?

치료 선택지가 넓어졌고 삶의 질도 제고할 약제들이 생겨 의료진으로서는 반가운 일이다. 2010년과 비교해 국내에서도 첨단 임상시험의 참여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최신 약제를 써볼 기회도 많아졌다. 큰 변화인 동시에 긍정적으로 볼만 하다.

복강경과 로봇·개복술이 생존율 차이가 없다면 비용과 부작용을 고려하면 복강경이 제일 우월하다고 봐야 하나?

비용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가이드라인은 단지 세 가지 수술의 생존율이 동등하다는 분석결과를 발표한 것 뿐이다.

12일 가이드라인을 발표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

2010년 만든 권고안은 홍보가 적어 학회 회원들을 비롯한 의료진이 활용을 잘 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영어로 축약해 논문도 내고,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환자나 보호자용 가이드라인 제정도 추진하고자 한다. 4차 버전은 최근 이런저런 연구결과가 많이 보고되는 만큼 2~3년 안에 업데이트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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