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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북친 홍역대책
뒤북친 홍역대책
  • 김영숙 기자 kimys@kma.org
  • 승인 200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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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지 않지만 2000년 한해 홍역감염자수는 3만1천180건을 기록했다 더욱이 2000년 1건, 올해 들어 2건의 사망자가 생기는 불행한 사태까지 발생했다.

2000년 발생건수는 최근 가장 많은 감염자수를 기록한 94년 7,883건의 4배 가까운 수치다.

방역당국은 11월초까지만 해도 홍역은 80년부터 예방접종을 시행한 후 환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으나 3~5년을 주기로 유행하는 특성으로 2000년은 그 중간유행기간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그러나 방역당국을 비웃기라도 하듯 11월 초 5,776명으로 집계된 홍역환자수는 12월6일 1만9천820명, 12월말 3만명이 훌쩍 넘는 진기록을 세웠다. 걷잡을 수 없는 대유행은 2000년 초 일부 지방을 중심으로 홍역 확산 기미를 보이자 감염전문가들이 예방접종 대상자를 12개월이전의 아이들까지 확대하는등 이에 적극 대처토록 조언했으나 방역당국이 백신 부족으로 혼란이 온다며 우물거리며 조기차단의 기회를 놓친 것도 한 몫했다고 볼 수 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도 전혀 그 기세를 꺽지 않고 오히려 점점 기승을 부리자 보건원 방역과는 미국 CDC(질병통제센터)와 WHO(세계보건기구) 전문가를 초청하기에 이르렀고 지난해 12월6일 이들이 참석한 가운데 예방접종심의원회를 개최해 홍역유행을 근원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환자발생 감소정책'에서 '홍역근절정책'으로 전환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의결과 4~6세의 재접종을 95%이상 유지하기 위해 2001년부터 학교 입학시 재접종 여부를 확인해 반드시 재접종토록 하고 , 2차 예방접종을 실시한 97년 이전 2차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7세 이상의 어린에 대해서는 일시에 접종(Catch-Up Program)계획을 수립키로 했다 방역과는 구체적 안을 곧 확정할 예정으로 일시 접종대상자는 최소 4백만명에서 최대 6백만명으로 추정돼 UNICEF를 통해 백신수입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늦게나마 방역당국이 홍역 대책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조금 더 빨리 문제의식을 가졌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으며, 전염병이 새로이 창궐하는 새로운 세기에 보건원내의 한 과가 전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기에는 버거운 만큼 미국 CDC과 같은 독립된 기능을 갖춘 기구의 설립이 조속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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