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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카세린 등 내약성·안전성 탁월…부작용엔 유의해야
로카세린 등 내약성·안전성 탁월…부작용엔 유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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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11.04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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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종감염병 '비만'
의협신문 연중기획-비만병을 치료하자 ⑤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성인의 비만 유병률은 남성 37.6%, 여성 25.1%로 나타났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당뇨병·고지혈증·고혈압·관상동맥질환 등 만성질환에 잘 걸리며, 각종 암과 관절질환의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노동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비만을 '21세기 신종 감염병'으로 규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21세기 신종 감염병인 '비만'을 관리하지 않으면 국민의 건강 수준을 떨어뜨려 인적 자원의 질을 저하시키고, 개인은 물론 국민의료비 증가로 경제 위기를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2018년부터 식이조절이나 운동 등으로 치료가 어려운 병적 고도비만 환자의 수술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

<의협신문>에서는 비만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효율적인 비만 관리 방법을 알리기 위해 총 11회에 걸쳐 연중기획 <비만병을 치료하자…21세기 신종 감염병 '비만'>을 시작한다.<편집자>

▶ 비만 치료제의 안전성 ◀

비만 치료에 있어서 약물 요법은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 약물의 안전성은 비만 치료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비만인이 생활 습관을 교정해 충분한 기간동안 섭취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면, 거의 모든 비만인이 체중을 감량할 수 있고 적정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

▲ 김경곤 가천의대 교수(가천길병원 가정의학과)

하지만 그간의 많은 임상 연구와 경험에 의하면, 비만 치료에서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 등과 같은 비만인 자신의 능동적 방법에 의한 표준적 치료 방법만으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힘들다.

이 때문에 약물 요법이나 수술적 요법에 의한 수동적 치료가 필요하며, 수술적 요법은 비만인에게 상당한 해부학적 변화를 부여하는 요법이어서 광범위한 비만 치료 방법으로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으므로, 자연적으로 약물 치료가 비만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비만의 유병률이 매우 높고,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체중 재증가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장기간 투여가 필요하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비만 약물 치료에서 비만 치료제의 효과 뿐만 아니라 약제의 안전성 역시 충분히 고려해 투여해야만 한다.

본고에서는 2015년 10월 현재, 우리나라 뿐 아니라 미국에서 비만 치료제로 승인을 얻은 약제들인, 교감신경 효현성 식욕 억제제, orlistat, lorcaserin, phentermine/topiramate(PHEN/TOPI), naltrexone/bupropion(NALT/BUPR), liraglutide의 안전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교감신경 효현성 식욕 억제제

이들은 화학 구조에 monoamine을 포함한 약제들로서, 작용 기전은 교감 신경계 및 세로토닌 수용체를 자극하는 것이다. Phentermine·phendimetrazine·diethylpropion·mazindol이 이 계열에 포함되는 약물이다. 이들 약제는 모두 단기간 사용 목적으로 허가된 약물들이며, 특별한 질병이 없는 비만인에게 추천 용량으로 단기간 사용시에는 내약성과 안전성은 좋은 편이다.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으로는 입마름·변비·구역·구토 등으로 약제 간에 대동소이하다. 중추신경제 자극제나 삼환계 항우울제 등과의 약물과 상호작용이 있으며, monoamine oxidase억제제와 함께 사용하면 안된다. 교감 신경 자극 효과 때문에 심혈관계 질환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과 녹내장 환자에게도 사용해서는 안되며, 임신과 수유의 경우에도 사용이 불가하다.

이 계열의 약제는 미국에서 사용 불가능한 mazindol을 제외하고 미국의 Controlled Substances Act에 의해 관리돼야 하는 약물이고 우리나라에서도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간주되는 약물로서, 부적절하게 사용하면 의존성이나 남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천 용량을 넘어서는 고용량으로 투여하거나 장기간 투여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 약물 남용의 과거력이 있는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된다. 약제 투여를 시작하고 기대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약제를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추천 용량 이상으로의 증량은 하지 말아야 한다.

 

Orlistat

Orlistat은 가역적인 위장관계 지질분해효소(lipase) 길항제로서, 음식에 포함돼 있는 지방의 분해와 흡수를 떨어뜨린다. 이러한 작용 기전 때문에 기름변·기름이 새어나오는 방귀·변실금·대변 횟수의 증가·복통 등 불쾌하거나 불편한 소화기계 증상은 매우 흔히 나타난다.

이들 소화기계 부작용의 강도는 대체로 경도에서 중등도이고 치료 초기에 나타나서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사라지거나 완화되며 반복적으로 심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적다.

Orlistat는 장에서의 지방 흡수를 억제하기 때문에 지용성 물질의 흡수에 영향을 준다. Orlistat은 지용성 비타민 A, D, E, K와 β-carotene의 흡수를 저하시킬 수 있다.

또 지용성 약물과의 상호 작용도 생각해야 하는데 warfarin은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K에 의해 약효가 영향을 받기 때문에 orlistat 복용으로 기존에 복용하던 warfarin 의 효과가 강화될 수 있으며, 지방을 부형제로 쓰는 cyclosporine 의 흡수가 떨어질 수도 있다.

비만인들이 많이 복용하는 항고혈압제·스타틴 제제·혈당 강하제·항우울증 제제와 뚜렷한 상호작용이 없다고 보고된 바 있지만, orlistat 사용 전후로 기존에 사용하던 약물의 효과가 뚜렷하게 변화된다면 약물 상호 작용 가능성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

급격한 체중 감량 시에는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는 담석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매우 드물지만 발생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부작용으로는 간 손상과 oxalate신증이 있다.

Lorcaserin

Lorcaserin은 세로토닌 수용체 중 하나인 5-HT2C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높은 식욕 억제제이다. 1990년 대에 세로토닌 효현제인 fenfluramine과 이의 이성체인 dexfenfluramine 이 체중 감량을 위해 미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됐는데, 이들 약제 투여와 연관된 심장판막질환 증례들이 보고됐고 급기야 이 때문에 fenfluramine과 dexfenfluramine은 모두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러한 과거의 사례 때문에 lorcaserin은 세로토닌 수용체 중 식욕 억제에 관련된 2c 수용체에 대한 선택성이 매우 높도록 개발됐으며 임상 연구 때에도 연구 참여자들에게 심장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심장 판막증에 대한 안전성을 입증하고자 했다.

Lorcaserin에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두통·상기도 감염 증상·어지러움·구역·변비·피로·입마름 등으로 교감신경 효현성 식욕 억제제와 비교할 때 유사하다. 이들 증상은 대부분 정도가 가벼우며 약제를 중단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줄어든다.

정신 건강상의 부작용이나 우울·자살 사고의 발현은 위약군과 차이가 없으며, 약물 투여에 따른 혈액 검사 결과와 심전도의 변화는 두드러진 것이 없다.

Lorcaserine은 미국의 Controlled Substances Act에 의한 분류에서 schedule IV에 해당하는 약물이다.
다른 약물과의 뚜렷한 상호작용은 보고된 바 없으며 가능성도 상당히 낮은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내약성과 안전성이 우수한 약물이지만 임상 연구에서 심장판막질환에 대한 안전성이 충분히 검토됐다 할지라도 실제 사용 시에 심장 판막 질환이나 일차성 폐고혈압 발생 여부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Phentermine/topiramate(PHEN/TOPI)

Topiramate는 과거에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체중 감량을 유도할 만한 충분한 용량을 투여할 경우 이상 감각 등 여러 가지 신경학적 부작용이 발생한다. 마찬가지로 phentermine 역시 용량을 증가시키면 체중 감량 효과가 더 강해지지만 그에 상응하는 부작용이 함께 증가한다.  

이 때문에 부작용이 잘 안 나타나는 저용량으로 phentermine과 topiramate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 요법이 개발됐다.

PHEN/TOPI에 대한 주요 3상 임상 연구들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이상 감각·입마름·변비·입맛 변화·불면·어지러움·불안·과민 등이다. PHEN/TOPI 투여 시 나타나는 가장 흔한 부작용은 이상 감각이지만, 실제로 임상 연구에서 중도 탈락한 주요 이유는 불면증·과민·불안·두통·집중 저하·우울·입마름·신장 결석이다.

고용량 투여시에 저용량 투여시보다 부작용 발현이 많으며, 임상 연구 중도 탈락자 역시 고용량 투여군에서 많다.

Topiramate는 탄산탈수효소(carbonic anhydrase)를 저해해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혈청 중탄산염(bicarbonate) 농도가 감소하며 대사성 산증이 나타나기도 하고, 신장 결석이 발생할 위험도 있으며, 혈청 칼륨 농도가 낮아지기도 한다.

자살 사고는 증가하지 않지만, 용량 의존적으로 우울 및 불안과 관련된 증상은 증가하므로 뚜렷한 기분 장애가 있는 환자, 자살 사고를 가지고 있거나 과거에 자살 시도를 했던 환자에게는 투여하지 말아야 한다.

Topiramate는 섬모체(ciliary body)의 부종을 유발해서 급성 폐쇄각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PHEN/TOPI 투여 시에 환자의 시력 변화와 안구 증상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Topiramate는 태아의 구개열과 구순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PHEN/TOPI를 투여해서는 안된다.

두드러진 약물 상호 작용은 보고된 것이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승인받은 바 없는 요법이다.

Naltrexone/bupropion (NALT/BUPR)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는 항우울제인 bupropion 및 opioid 길항제인 naltrexone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 요법이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구역이며 이는 주로 naltrexone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 요법에 의한 구역감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해서 임상적으로 상당히 문제가 된다.

이 요법에 대한 임상 연구 결과를 보면, 임상연구 참여자의 4.6∼6.3%가 구역감 때문에 중도 탈락했다. 그 외 변비·어지러움·입마름·떨림·복통·이명이 자주 나타나는 부작용이다.

임상 연구에서 보고된 중대한 부작용으로 심부전·심근 경색·담낭염·간질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약제와의 관련성이 없다고 평가했지만, 심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서 사용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른 식욕 억제제에서 종종 발생하는 불안과 우울은 NALT/BUPR의 경우, 최소한 위약보다 더 발생하지 않거나 도리어 덜 발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승인 받은 바 없으며, 아직 임상 사용례가 충분하지 않아서 부작용 발현에 대해서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

Liraglutide

Liraglutide는 인크레틴의 한 종류인 glucagon-like peptide-1(GLP-1)의 유사체로, 피하 주사로 투여되며, 미국에서는 최근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받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의 경우, 당뇨병 치료에 대해서 사용하는 용량은 하루 0.6 mg 1회 투여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0.6 mg씩 증량해 최대 하루 1.8 mg 1회를 투여하는데, 체중 감량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는 더 높은 용량인 최대 하루 3.0 mg 1회를 투여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부작용 발현에 대해서 더 주의할 필요가 있다.

Liraglutide는 GLP-1 효현제이기 때문에 구역 및 구토가 흔히 발생한다. 보통은 경도 혹은 중등도이며 투여 초기에 증상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상이 호전되지만 용량이 높아지면 발생 빈도 역시 높아진다.

체중 감량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는 당뇨병 치료에 비해 고용량을 사용하기 때문에 초기에 용량 조절을 하는 과정에서 심한 구역·구토에 대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심박수는 다소 증가하며, 가벼운 두근거림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으며, 임상 연구에서는 심방 세동이 발생한 경우가 있었다.

불안·우울·불면 등의 정신 건강 관련 증상도 나타나지만, 이들의 발생 패턴은 추정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다른 약제들과의 두드러진 차이점은 경구용 제제가 아니기 때문에 주사 부위의 부작용이 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과 관계가 확실하지 않으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부작용으로는 갑상선 C 세포암과 췌장염이 있다. Liraglutide에 대한 설치류에서의 동물 실험에서 갑상선의 C 세포암이 발생한 사례가 있는데, liraglutide가 갑상선 C 세포의 GLP-1 수용체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갑상선 수질암이나 다발성 내분비 선종증의 과거력이 있거나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는 환자에서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Liraglutide를 포함한 인크레틴 제제는 췌장염과 연관이 있다는 우려가 있다.

맺음말

Orlistat, lorcaserin, PHEN/TOPI, NALT/BUPR, liraglutide 모두 장기간 사용에 대한 내약성과 안전성이 뛰어난 약제이다. 교감 신경 효현성 식욕 억제제들도 지침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 내욕성이 우수한 편이다. 이들의 사용시 발생하는 흔한 부작용들은 잘 알려져 있으며, 적절한 용량 조절을 통해서 예방하거나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대로 각 약제별로 드물게 발생할 개연성이 있는 중대한 부작용들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개발된 비만 약물 요법은 보조적 요법임을 알고 사용해야 하며, 효과만큼이나 발생 가능성이 있는 부작용들을 잘 모니터링하면서 사용해야만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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