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자 건강해야 통일 비용 줄인다
북한 모자 건강해야 통일 비용 줄인다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10.0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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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행군' 경험한 북한여성 가임기 도달...모자 건강 적신호
국립중앙의료원 통일보건의료센터 심포지엄 '보건의료 협력' 제안

▲ 국립중앙의료원 통일보건의료센터가 주최한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엄이 2일 열렸다.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왼쪽)이 좌장을 맡은 가운데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굳어있는 남북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해를 떠나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모자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황나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보건의료연구실)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의학연구소 통일보건의료센터 주최로 2일 국립중앙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광복 70주년 기념 제2회 통일준비 공공보건의료 심포지엄' 주제발표를 통해 "임신·출산에서 생후 24개월까지의 1000일이 전 생애의 건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이 기간에 직접적인 영양과 보건개발 활동을 통합해 제공하는 '모자 1000일 사업'을 북한지역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0년대 중반 최악의 식량난으로 굶어 죽는 주민이 속출하자 항일 활동 시기 어려웠던 상황을 상기시켜 위기를 극복하자며 '고난의 행군'을 전면에 내세웠다. 1996∼2000년 고난의 행군 시기에 약 약 33만 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세계은행이 2012년 발표한 북한의 5세 미만 아동 사망률은 1000명 당 28명으로 남한의 7배에 달한다. 모성 사망률도 10만 명당 87명으로 남한(27명)의 3배가 넘는 실정이다.

황 선임연구원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은 영유아들이 20∼30대 가임기에 접어들면서 모자 건강 개선이 절실하다"며 "모자 1000일 사업은 영양공급·질병 예방·치료는 물론 안전한 식수를 비롯한 환경 개선 등의 사업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개념"이라고 소개했다.

신영전 한양의대 교수(예방의학교실)는 "2014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의 드라이덴 선언을 계기로 UN과 함께 북한의 산모와 유아에게 영양과 보급을 지원하는 모자패키지사업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 계획을 세워 상당한 규모의 재정 지원과 남북한 교류협력기술지원단을 설치하고, 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립중앙의료원 국제교류협력센터 조직을 확대하고, 북한보건의료개발협력 조직을 통해 연계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신 교수는 "국립중앙의료원과 평양산원·평양옥류아동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도립산원과 어린이병원 지원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야 실질적인 보건의료분야의 교류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남북한 모자보건사업의 활성화를 통해 남북한 긴장 국면을 개선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남북모자보건사업 추진을 위한 전국 공공병원 연합 모임을 구성하고,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국제보건의료재단·서울대어린이병원 등을 비롯해 국내외 대북단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서 30여 년간 소아과와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다 2011년 이탈, 남한에 정착한 J의사는 "북한의 일선 진료소에서는 초음파 장비가 없어 정확한 다태아 진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시로 정전 상황이 벌어지거나 전압이 낮아 증류수 생산과정에서 멸균이 제대로 안 돼 주사약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열악한 북한의료의 실상을 알렸다.

J의사는 "환자를 왕진하기 위해 20∼30리 길을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해야 하고, 산모를 리어커에 싣고 이송해야 했다"며 "기초적인 진단 장비도 필요하지만 가장 절실한 것은 운송 수단"이라고 말했다.

"주민의 무병장수를 위해 성심을 다해 일하는 것이 보건의료인의 본문"이라고 강조한 J의사는 "우리 민족은 정이 깊고, 아픈 사람 없는 사람을 도와주는 민족이다. 이데올로기를 떠나 소통하고, 교류하다 보면 이게 쌓여 통일되는 게 아니겠냐"면서 "보건의료분야의 교류와 협력부터 시작하자"고 당부했다.

지정토론자로 참석한 강기찬 통일부 교류협력국 인도지원과장은 "정부는 남북 관계와 무관하게 북한 영유아와 산모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을 지속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며 "국제기구와 국내 단체와 협력해 모자보건사업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일 심포지엄을 주최한 안명옥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생명을 잉태하는 모성의 건강을 아우르는 모자보건은 평생겅강을 좌우하는 건강요인을 결정한다"며 "북한의 모자보건 지원은 통일을 준비하면서 보건의료분야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아이가 건강해야 나라가 건강하고, 아이가 건강하려면 여성이 건강해야 한다. 이들이 건강해야 온전한 통일된 한국을 기대할 수 있다"며 북한 모자보건 지원 의지를 밝혔다.

통일 심포지엄에는 북한의료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출한 정의화 국회의장을 비롯해 이규순 통일교육원장·전우택 통일보건의료학회장·이성재 국립재활원장·신희영 서울의대 통일의학센터 소장·강명옥 한국국제개발연구소 이사장·안혜선 의협 사회참여이사 등이 참석, 북한 모자보건사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중지를 모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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