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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검진 권고안, 문제 '있다' vs '없다' 논란

유방암 검진 권고안, 문제 '있다' vs '없다' 논란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9.30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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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종면 교수, "한국 여성 유방암 역학적 특성 적극 반영 못해"
정준 교수, "연구방법론적 오류 없고 다학제적 검토 충분했다"

국립암센터가 9월 초 발표한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안이 문제가 있어 "수정돼야 한다"는 주장과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대한의사협회>지 9월호에 동시에 게재돼 논란이 되고 있다.

개정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위원회가 연구방법론의 오류를 간과했고, 한국 여성 유방암의 역학적 특성을 적극 반영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을 주도한 쪽에서는 "국내 데이터와 문헌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우리나라 여성 유방암의 역학적 특성을 적극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으나, 현 상황에서 국내외 발표된 자료와 논문을 근거로 체계적으로 분석해 도출한 최선의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놓인 유방암 검진 권고안은 '40∼69세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유방암 검진을 2년마다 시행한다'고 명시했다.

또 30∼39세는 유방촬영술을 해야 한다는 근거가 부족하고, 70세 이상은 낮은 수준의 근거와 적은 수준의 이득을 보였다는 이유로 대상을 40∼69세로 제한했다.

이와 관련 문제를 제기한 배종면 제주대의학전문대학원(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안 수정의 필요성'이란 글을 통해 ▲유방암 사망률에 근거한 유방촬영술 효과평가에 있어 해석의 오류가 있고 ▲서구 여성에서 얻어낸 연구결과를 해석할 때 한국 여성의 유방암 역학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외국 지침과 다르게 40∼49세를 검진 연령군으로 결정한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배 교수는 "평생 동안 몰랐을 유방암을 검진으로 알아낸 과진단은, 발생률을 높이지만 사망률을 변동시키지 않아 유방암 검진으로 생존율이 향상된다는 착시현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검진이 사망률을 줄인다고 잘못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데, 위원회는 과진단을 검진으로 생기는 위해의 하나로만 봤을 뿐 이를 고려하지 않고 과대평가된 연구결과를 그대로 수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북미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 정점은 65∼69세인데, 한국 여성은 이 연령대에 유방암 발생률이 0.13배일 뿐"이라며 "위원회는 서구 여성과 한국 여성이 전혀 다른 역학적 양상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북미의 지침은 40∼49세 연령군은 통상적인 검진대상이 아님에도 우리나라 지침은 북미 지침을 그대로 따른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서구의 연구결과에 근거한 개정안에 대한 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을 주도한 정준 연세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는 "배 교수의 지적대로 우리나라 유방암의 역학적 쀙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두번째와 세번째 지적사항은 모순된다"고 반박했다.

정 교수는 "유방암 사망률의 감소효과를 과대평가했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다. 그러나 과진단을 위해의 하나로 간주한 것은 유방암 검진 권고안 개정위원회의 수 차례의 회의 및 다학제적 전문가들이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연구방법론적 오류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배종면 교수는 외국 지침을 따른 것도 문제고, 따르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동시에 주장하고 있는데, 문제점만 지적했을 뿐 대안은 무엇인지 빠졌다"고 되물었다.

정 교수는 "배 교수의 지적처럼 2011년 캐나다 권고안은 40∼49세의 유방촬영술 검진을 권장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보다 경제논리를 더 중요시했기 때문"이라며 "우리나라 권고안은 비용효과성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몇 가지 제한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이며, 앞으로 국내 연구결과가 축적됨에 따라 국내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는 방향으로 권고안이 재개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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