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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 비판해봐 고소할게'...누리꾼들 "저열한 짓"

'한의사 비판해봐 고소할게'...누리꾼들 "저열한 짓"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9.16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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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협, 인터넷 커뮤니티에 '고소·고발' 경고 논란
전의총 "한의학은 비판 받으면 안되는 최고존엄인가?"

▲인터넷 커뮤니티 'MLBpark'의 한 회원이 사이트 관리자로부터 한의사 관련 댓글의 삭제 및 사과 요구를 받았다며 공개한 내용. 

한의사협회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의학·한의사를 비판하면 고소·고발하겠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에 따르면 젊은층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인 엠엘비파크(MLBpark)에 최근 한의협이 올린 것으로 추정되는 글들이 게시됐다.

글의 내용은 "한약이 스테로이드라고 하신 분, 전부 캡쳐했고 고소 진행될 예정이다. 한약 99%가 스테로이드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거나 임상적으로 증명해내지 못하면 명예훼손으로 입건될 예정이다", "한의사협회에서 이곳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다. 심하다 싶은 글은 9월부터 법무팀으로 이송돼 전부 사법기관의 힘을 빌릴 예정이다. 타인의 직군을 비하하려면 그만한 무게를 감당하라. 한의사를 까는 것은 한의사 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모독이기도 하다" 등이다.

한의협은 사이트 관리자에게도 한의학을 비판하는 글의 삭제를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의총에 따르면 엠엘비파크의 A 회원은 최근 관리자로부터 "한의사협회에서 한의약 폄훼 글 게시자에 대한 삭제 및 사과 조치 요청이 접수됐다"며 "삭제·사과가 확인되지 않는 경우 게시자를 형사고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해당 게시물(댓글)은 삭제하겠다. 한의협에 연락해보기 바란다"는 내용의 통보를 받았다.

A회원이 올린 글의 내용은 "한약이 무슨 성분인지는 한의사 말고 아무도 모르죠. 동종업계 사람들도 모를 듯. 저라면 저 가격에 절대로 안 사먹습니다"였다.

 ▲한의사협회가 올린 글로 추정되는 글 캡쳐화면 (제공=전국의사총연합)

한의협은 실제로 이 회원을 고소한 것으로 보인다. A 회원은 엠엘비파크에 올린 글에서 "세 문장으로 고소당했다. 무차별적인 고소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댓글은 일방적으로 지워진 상태"라고 전했다. 또 "사과 대신 끝까지 가보겠다. 무죄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무차별적인 입막음이 부질없는 짓이라는 것을 반드시 증명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전의총은 9일 "특정 한의사를 구체적으로 비판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한의학과 한의사들의 진료행태를 비판하는 모든 글까지 모니터링 하고 있으니 조심하라고 국민들을 위협·겁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일반국민과 네티즌이 한의학을 비판하는지 이유는 진단 치료 및 결과 분석이 비과학적이고, 의학은 날로 발전하는데 비해 2천 년도 더 된 중국의 중의학 서적인 황제내경과 동의보감의 내용을 21세기 환자들에게 적용하려는 행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의학은 절대로 비판 받아서 안되는 대한민국의 '최고 존엄'이라도 되는 것인가?"라고 묻고 "시민들까지 무차별 고소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면, 한의사의 비과학적인 치료법 등에 대해 고소·고발로 응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A회원이 한의협으로부터 고소당했다는 글에는 한의협을 질책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마구야구'란 아이디의 회원은 "심하다. 이럴수록 반감만 들 뿐인데 대놓고 법을 휘둘러 힘없는 일반인들 입 막으려고 든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야크치즈'도 "꼴보기 싫은 한의사들 피해야 겠다. 얼마나 자신이 없으면 저런글에 고소를 하나. 무조건 고소로 입막음을 하자는 저열한 짓거리"라고 혀를 찼다. 

한편 한의협은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을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해 한의사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지난 6월 대한의사협회 임원 4명을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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