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국내 대규모 첫 전시
10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층에서 열리는 '키아, 환상과 신화'전…. 1980년대 이탈리아에서 유행했던 신표현주의 경향 중 하나인 트랜스아방가르드의 대표적인 화가 산드로 키아의 작품 107점이 선보인다. 이 가운데 18점은 미국 마이애미에서 들여왔으며, 나머지 작품들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섭외했다. 그 중 상당수 작품은 키아 개인 소장 작품이다.
국내 첫 단독전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번 전시는 키아의 대표작인 '키스'시리즈를 여태껏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작품으로 구성했다. 특히 작품의 주제·소재만큼이나 재료에 한계를 두지 않았던 키아는 수채·펜·목탄·종이 등 다양한 소재로 상상을 형상화한 시리즈도 선보인다.
거대한 인물을 생동감 넘치게 구성, 신비하면서도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키아의 이번 전시 작품들은 크게 5가지로 나눠 전시됐다.
1)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 미술 양식 재건의 시작 :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부정했던 모더니즘의 시대가 끝난 후 산드로 키아가 이탈리아 트랜스아방가르드에 맞게 연출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된 그림들은 과거의 전통 양식들을 다시 재구성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보다 혁신적이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뽐낸다.
2) 색채의 마법 : 2000~2005년 5년 간 그가 창작했던 그림들이 모여 있는 곳. 트랜스아방가르드 특유의 세련되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페인팅들이 많다. 그 중 파랑·초록·빨강 등 선명한 색채의 캔버스들은 위트 넘치는 그의 작품관을 느낄 수 있다.
3) 예상하지 못한 포스트 모더니티의 접근 : 포스트 모더니티와 트랜스아방가르드의 절묘한 조화를 그려낸 작품들을 소개하는 공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색다른 색채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그림들이 전시실 전체에 배치됐다.
4) 인식 가능한 회화에 대한 고찰 : 2007~2009년 동안 키아가 그린 드로잉 시리즈가 궁금하다면 이 섹션을 놓치지 말자. 캔버스 속 주인공들의 평온한 얼굴과 모습은 단순해보이지만 철저한 계획 하에 만들어진 색채들의 균형이라는 점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간다.
5) 신미술 창조의 주역 : 키아의 최근 연작을 볼 수 있는 장소. 지배적이었던 개념 미술에서 벗어나고 싶은 산드로 키아의 생각을 고스란히 그림에 담아냈다. 그는 현대적인 시선에서 육체를 재해석하거나, 캔버스 속 인물을 천진난만하게 그려내 프레시한 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 톱 3는 다음과 같다. ▲키스 시리즈 최초로 공개되는 산드로 키아의 그림들. 작품을 유희적이면서도 선정적이지 않게 연출해 관객들에게 사랑의 힘이 무게감 있게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보기 위해 전시장을 방문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얼굴 시리즈 1992년 산드로 키아가 BMW 아트카를 제작할 당시 차량에 그렸던 이미지들. 얼굴을 반복적으로 그려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연속성을 나타냄과 동시에 살아 움직이는 생명의 힘을 표현했다.
▲늑골 사이의 권총 그림 속 인물이 권총으로 하트 모양을 맞추는 모습. 산드로 키아의 엉뚱하면서도 발랄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체크 무늬·하트 모양을 그림 곳곳에 배치해 활발하면서도 신나는 분위기를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