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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알려주는 조영제 부작용의 모든 것

의사가 알려주는 조영제 부작용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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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8.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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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의 병을 찾아주는 유용한 조영제, 때론 병을 일으키기도
[기고]강혜련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

강혜련 교수
과거 위험과 희생을 감수하면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어왔다면, 이제는 그간 방치했던 사회 전반의 안전망에 대해 돌아보고 점검해야 할 시기이다.

'약물부작용'은 그 간 의료분야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못했던 안전 분야이다. 임상시험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까지 받았는데 왜 환자들에게서 약물부작용이 생기는 것일까?

부작용의 심각성이나 빈도 등을 감안하더라도 해당 약물이 가지는 의학적 유익함이 위험성보다 더 크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시판허가를 받게 된다.

따라서 시판되는 약들은 심각한 빈번하게 약물부작용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어 약물부작용의 위험이 우리 주위에 잠재되어 있다.

진단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 중 사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조영제(造影劑)이다. 영상검사를 시행할 때 X선의 투과도를 높이거나 낮춰 특정 병변이나 혈관을 잘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조영제는 혈관이나 각종 장기는 물론, 숨은 작은 암덩어리를 찾는데 유용하다.

조영제 중 전산화단층촬영이나 혈관조영술에 사용되는 요오드화 조영제는 혈관으로 주입될 때 화끈한 열감, 금속성 맛, 구역감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우리 몸의 체액과는 확연히 다른 조영제의 물리·화학적 성질 때문에 발생하는데, 대다수가 경험하지만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바로 호전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반면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부작용도 일부에서 발생한다. 식약처 통계에 따르면, 두드러기 사례보고가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 가려움증·구토·메스꺼움·발진 등의 비교적 가벼운 증상들이 많이 보고됐다.

그러나 신부전, 과민성 쇼크, 심장정지 등 중대한 부작용도 일부 발생하며,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전산화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에 사용된 조영제 부작용 사례 국내신고건수는 2010년 3600여 건에서 2013년 1만 1200여 건으로 약 4배 증가했다.

조영제 투여로 사망할 확률은 10만명 중 1명으로 매우 드물다. 그러나 조영제를 포함한 검사 시행이 늘어나면서 조영제 부작용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조영제 부작용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조영제에 의한 부작용은 크게 조영제의 종류에 따라 나눌 수 있다. 전산화단층촬영이나 혈관조영술에 사용되는 '요오드화 조영제'는 과민반응·신독성이 가장 문제가 된다.

과민반응은 두드러기나 눈이나 입술, 후두가 부풀어오르는 증상이 흔하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과 혈압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과민반응은 조영제를 처음 사용할 때도 나타날 수 있고, 이전에 과민반응을 경험한 적이 없는 경우에는 피부시험이 증상 발생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경우 조영제 과민반응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특히 이전에 이미 요오드화 조영제 투여 후 과민반응을 경험한 경우에는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찍을 때마다 매번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 이전에 요오드화 조영제에 과민반응을 한번이라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려 요오드화 조영제를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이점과 요오드화 조영제 재투여에 따른 위험을 따져 조영제를 포함한 검사를 진행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최근에는 조영제 피부시험을 통해 반응을 예측하고 조영제 투여 전 과민반응 예방약물을 투여해 과민반응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으나, 이들 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과민반응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으므로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

조영제를 투여 후 수 시간에서 수 일 간 지연돼 나타나는 과민반응도 있는데, 주로 가려움증, 발진 양상으로 나타난다. 대부분 수일 내에 저절로 호전되지만 오래 지속되거나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 있기 때문에 조영제를 이용한 검사를 시행하고 귀가한 후 이상증상이 나타나면 의사와 상의가 필요하다.

요오드화 조영제 사용 후 신장기능이 나빠지는 조영제 신독성이 일부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에서는 조영제 신독성이 나타나지 않으나 신기능에 이상이 있는 경우나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당뇨병 또는 고혈압을 앓고 있다면 조영제를 포함한 검사를 시행할 때 신독성 위험이 높아진다.

조영제 신독성은 발생하더라도 대부분 3∼5일 후 신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일부 환자에게서는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악화되기도 한다.

조영제 신독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영제 검사 전 혈액검사를 통해 신기능을 확인해 신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미리 수액을 투여하여 조영제 신독성의 위험을 낮추고, 검사 후에 물을 많이 마셔 몸에 남아 있는 조영제를 빨리 배출시키도록 한다.

MRI검사에 요오드화 조영제가 아닌 가돌리늄조영제를 사용하는데, 요오드화 조영제에 비해서 중증 부작용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과민반응에 의한 사망률은 0.0007%이다.

가돌리늄조영제는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신원성 전신섬유증을 매우 드물게 유발할 수 있는데, 피부가 가렵고 두꺼워지며 심할 경우 거동이 불편해 지고 심장, 폐에 영향을 미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신장질환이 있으면서 조영 MRI를 해야 할 경우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런 부작용을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조영제 투여 후 부작용이 나타난 사례들에 대해 조사하고 자료를 수집·분석해 조영제 부작용의 발생기전을 밝히려는 노력과 함께, 조영제 부작용을 줄이고 초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의료진과 국민들의 인식을 높이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하겠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서울대병원에서는 2013년 의료인을 위한 조영제 유해반응 전문강좌를 개설한 바 있다. 그 후속과정으로 2015년 9월 15일 '조영제 안전관리 과정'을 통해 서울대병원에서 축적한 조영제에 의한 유해반응에 대한 처치, 예방법에 대한 경험과 최신 지식을 공유해 국내 조영제 안전 관리체계의 발전과 국민건강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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