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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기요틴 막고 의정합의 실현 총력"
"원격의료·기요틴 막고 의정합의 실현 총력"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8.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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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속의 혁신' 100일 맞은 추무진 의협회장
메르스 파고 헤치고 '회원 위한 의협' 순항 자신
▲ 제 39대 의협회장 취임 100일을 맞아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이 19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소감과 회무 방향을 피력했다.

'안정 속의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제39대 의협회장에 당선된 추무진 회장이 회무에 돌입한지 100일이 지났다.

의협회장 직선제가 도입된 이래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추 회장은 의협 내부의 안정과 화합에 대한 믿음, 의권 확립과 대국민 신뢰 회복에 대한 회원들의 열망을 등에 업고 무거운 책임감과 긴장 속에 회무를 이끌고 있다.

지난 5월 1일 취임한 추 회장의 첫 일성은 '의협의 전문성 강화'였다. 직전 38대 집행부에서 일했던 상임이사 중 11명을 유임해 회무의 연속성을 유지하되, 임직원의 전문성 강화를 특별히 강조하며 협회의 역량 제고를 다짐했다.

사무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의협 사무처 조직을 기존 7국 1실 25팀에서 4국 15팀으로 슬림화를 단행했다. 국내외 각종 대형 재난발생시 신속하고 효율적인 응급의료지원 및 구호활동을 위해 '의협 재난의료지원위원회'를 구성했고, 때마침 터진 네팔 대지진 사태를 맞아 긴급 구호 인력과 물품을 현지에 보내 의협의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의약품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회원을 위한 법률상담 지원단을 구성하고 리베이트 쌍벌제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회원 보호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건강보험공단과 수가협상를 시작하며 '건보재정 흑자 12조는 공급자의 희생 덕분'이라는 점을 부각시켜 수가 현실화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한방대책 특별위원회를 재구성하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장외집회를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모든 것들이 회장 취임 후 불과 2∼3주 동안 있었던 일들이다.

5월 20일 첫 환자 발생으로 시작된 예기치 못한 메르스 사태 속에서도 추 회장은 현안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면서, 회원의 피해 보상과 의료제도·정책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데 노력을 기울였다. 추 회장은 19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헌신한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한 회원님들께 다시 한번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아직도 퇴원하지 못하고 있는 회원, 35번 환자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 의협은 원격의료와 보건의료 규제기요틴을 저지하고 조속한 제2차 의정합의 이행에 중점을 두는 큰 방향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추 회장은 원격의료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환자의 안전'을 중심으로 풀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될 때까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허용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한의학 문제 역시 한방이 과연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과학적 검증을 끈질기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 회장은 정부의 메르스 종식 선언 직후 제2차 의정합의 이행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총 39개에 달하는 의정합의 내용 중 일부는 이미 이행이 완료됐고, 일부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일차의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추 회장은 특히 "노인정액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높다. 제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의료인 폭행 방지법(의료법 개정안)과 전공의 특별법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대국회 활동을 강화하고, 의사 연금 사업 등 대회원 복지 향상을 위한 노력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추 회장은 "협회가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으나 일선 회원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며 "'회원 권익'이 협회 존재의 가장 중요한 가치다. 임직원 모두가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19일 의협회장 접견실에서 가진 추 회장과의 일문일답.

어느덧 의협회장 두 번째 임기의 100일이 지났습니다. 회원님들께 인사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선 메르스 사태 최일선에서 감염 위험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진료를 다한 회원님들께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직 병고에 있는 회원님들, 특히 35번 환자 회원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열악한 진료환경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국민건강을 위해 애쓰시는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 하반기에도 의료계를 위협하는 많은 위험요소들이 수면위로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협회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회원 권익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후 석달 남짓 기간을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 내부 조직 정비와 대외 활동을 병행하며 각종 현안에 대응하느라 바쁘게 보냈습니다. 새로 구성된 상임진과 개편된 조직이 자리를 잡는 와중에 메르스사태가 터졌지요. 신종감염병대응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대국민·대회원 정보를 제공하고, 상황실·상담라인을 만들어 신속히 대응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국민과 정치권이 의협에 신뢰를 갖게 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언론의 우호적인 보도는 국민 여론을 의료계로 되돌려 놓았고, 여야 정치인들이 잇따라 의협을 방문해 의료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국가감염병 예방관리 중장기계획'을 정부에 제안해 조명 받았습니다.

- 의협이 7월 14일 발표한 중장기계획은 의료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국무총리 산하 '국가감염병예방관리선진화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020년까지 5개년 단위로 응급실 의료체계 개선 등 총 10개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동안 의협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으면 입장을 표명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는데, 이번에는 선제적으로 의료계의 입장을 정리해 정부와 국회, 정치권에 제시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큰 이정표를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메르스 피해 보상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 그동안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의료인 피해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보상 방안에 의협 의견이 많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은 메르스 사태로 인한 직접 피해 기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충분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메르스 피해 의료기관을 순회하며 회원들을 직접 만나셨습니다.

- 회원들이 정말 힘들다는 것을 피부로 느꼈습니다. 메르스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을 기피하면서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직원 급여와 필요 경비를 간신히 충당하고 본인은 생활비도 못가져갈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회원들이 많았지요. 그런 가운데서도 자기 병원으로 인해 인접한 다른 병원에 피해를 끼쳤다며 미안해 하는 분도 계셔서 존경과 감탄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연로한 회원님은 메르스에 걸리지 않고 다시 진료할 수 있게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하더군요. 회원님들의 기본 심성이 매우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올 하반기 원격의료 현안이 본격적으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 환자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될 때까지 의사-환자간 원격의료는 도입돼선 안된다는 것이 의협의 기본 입장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전입니다. 국회를 통과한 환자안전법, 최근에 발의된 전공의특별법도 결국은 환자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취지 아닙니까? 모든 법과 제도는 환자 생명과 안전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원격의료 역시 정책의 방향은 그 쪽에 맞춰져 있어야 합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해 최근 의협이 기술적 안전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개인 정보 보호에 취약하고 오진 위험성이 노출됐습니다.

정보 보안의 취약성으로 인한 피해규모가 수 천 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런 허술한 시스템으로 환자의 안전은 담보할 수 없습니다. 안전성과 유효성이 결여된 원격의료 도입을 반드시 막아내겠습니다.

정부의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허용 확대 정책도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한의학표준임상진료지침 제정이 추진돼 의료계의 우려가 큽니다.

- 한의학 문제 역시 환자의 안전 측면에서 바라 봐야 합니다. 한방이 과연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느냐,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의학적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의학의 의학적 검증을 한의사들끼리 모여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환자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한의학표준임상진료지침 논의에 반드시 의료계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정부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의정합의 이행 논의는 언제부터 재개됩니까?

 

- 제2차 의정합의는 지난 2014년 3월 의료계 투쟁의 결과물입니다. 회원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시급히 진행돼야 하는 사안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의정합의 내용 중에는 이미 완료된 것도 있고 현재 지속적으로 논의 중인 과제들도 있습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해 공식 채널은 잠시 멈춰 있었지만, 의협과 보건복지부 양측 실무선은 계속 접촉해왔습니다. 여러 의정합의 아젠다 가운데 일차의료 활성화, 그 중에서도 특히 노인정액제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미 복지부측에 노인정액제 개선을 최우선으로 할 것을 요구해 놓은 상태입니다.

공식적인 의정합의 논의 재개는 새 보건복지부장관 취임 이후에 방향이 결정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실무적인 차원의 논의는 현재도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의료인폭행방지법(의료법 개정안)과 전공의특별법(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국회 계류 중입니다. 두 법률안 모두 의료계 숙원인데요, 통과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 의료인폭행방지법의 경우 상임위원회는 통과했고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의결 절차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이번에 <의협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직도 의료기관내 폭력행위에 시달리는 의사들이 많다는 사실에 충격 받았습니다. 과거보다 오히려 더 심해졌다는 답변이 많아 놀랍더군요.

정기국회 때 반드시 통과되도록 국회에 강력히 요구할 것입니다. 전공의특별법의 취지는 전공의 안전이 보장돼야 환자 안전도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협이 국회와 공조해 법률안을 만들었다는데 각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협회의 입장과 주장이 법률안에 많이 반영됐습니다.

그동안 의협의 지속적인 홍보를 통해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 개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습니다.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회장님께서는 첫 번째 임기 때부터 회원들의 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그에 대한 일환으로 의사 연금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우리 회원들이 불의의 사고 등으로 인해 진료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 곧바로 생계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도 보았듯이 의사 자신이 뜻하지 않게 자가격리자가 되면서 병의원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입지 않습니까? 회원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협회차원에서 연금사업을 하는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현재 보험회사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방안에 대해 상임이사회 의결을 거쳤고, 참여 보험회사를 공모 중입니다. 이 사업은 협회 정관 및 제규정에 따라 대의원총회 의결을 거쳐야 합니다.

최소한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가시적인 사업 추진의 윤곽이 나타날 것 같습니다. 연금사업은 회원님들이 안심하고 진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믿습니다.

과거에도 그랬지만 '의협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일부 회원들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 매주 열리는 상임이사회 자료만 보시더라도 그런 말씀들은 못하실텐데 안타깝습니다(웃음). 협회의 업무 특성상 겉으로 드러내놓고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의협의 정책이 회원 100% 모두를 만족시켜 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최근 입원환자 식대 6% 인상의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건강보험재정 투입량이 순증하는 효과가 있으나 '나는 피해를 본다'는 의견도 없지 않습니다.

내부에서 충분히 논의하고 있습니다. 모든 회원을 만족시켜드릴 순 없으나 회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가능한 많은 회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협회 정책을 이끌고 있습니다.

회원들께 꼭 하고 싶은 말씀은?

- 협회 존재의 가장 중요한 가치는 회원 권익입니다. 이를 위해 집행부는 혼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 의협 상임이사들은 모두 각 분야에서 능력이 뛰어난 분들입니다. 저는 회장으로서 이사들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협회 임직원이 하나로 똘똘 뭉쳐 난제를 해결하고, 회원님들의 권익 보호와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십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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