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8 17:29 (목)
렌즈로 담은 인간·삶에 대한 진실한 '소통'
렌즈로 담은 인간·삶에 대한 진실한 '소통'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5.08.18 12:5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주영 사진전, 한미사진미술관서 10월 3일까지
서민들의 삶과 여린 호흡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
▲ 파키스탄, 1985 ⓒ윤주영

가끔은 평범한 이야기를 하는 사진이 힘이 있다. 평범하다는 것은 화려한 이야깃거리만 쫓는 것이 아니라 익숙하게, 천천히, 느리게 살아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소박한 희망을 찾는 촌부, 가난한 나라에서 글을 배우며 미래를 기다리는 아이들, 같은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내세를 기다리는 노인, 떠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남겨진 가족의 모습 그리고 지친 몸으로 가족에게 돌아가려 기차를 기다리는 어머니와 같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진부한 듯 익숙한 장면이 가슴 한 곳에서 아련함으로 남는다.

서울 송파동에 위치한 한미사진미술관 제 1·2전시실에서 10월 3일까지 원로 사진작가 윤주영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1928년생인 윤주영의 사진인생 35년…. 지난 세월을 담은 수십만장의 사진가운데 엄선한 작품 85점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다.

 

▲ 네팔, 1989 ⓒ윤주영

거친 주름을 가진 사람의 얼굴에 베인 삶의 흔적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인생의 굴곡을 순응한 사람에게서 묻어나는 수줍은 미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사진작가 윤주영의 작품에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세련되고 문명화 된 것들에 대해 익숙해 보지 못한 순수함이 그의 사진에서 느끼는 보통의 가치이다. 보통 사람과 그 삶을 이해하는 사진가와의 오랜 만남으로 만들어진 사진들은 평범함과 익숙함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을 가져보인다..

사진가 윤주영은 지금은 갈 수 없는 땅에 태어나 전쟁의 처절한 기억과 공업화의 약진, 그리고 세계화의 흐름까지 다변하는 인생역정을 거쳐 사진가로 다양한 삶의 체험을 통해 세상을 넓게 바라봤다. 때로는 참담함으로, 때로는 그리움으로 되살아나는 그의 카메라는 어려운 현실도 긍정을 통해 극복하는 사진가의 눈을 대변한다.

3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작가는 사람이 만들어 가는 역사와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꽃피웠으며 번영을 거쳐 왜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는가를 머나먼 이국에서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로부터 그 실마리를 찾기 시작해 자식을 지키며 고된 삶을 견뎌낸 한국의 어머니들까지 또박또박 그 자신만의 언어로 담아낸다.

사진에 몰두한 35년 동안 세상은 변화했고 그가 기록한 수십만 장의 사진에는 다양한 역사가있다. 삶의 환경이 다르고 외모가 다르지만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만든 역사를 담은 사진들은 격변하는 사회의 현실을 누구보다도 예리하게 바라보고 있다.

시간과 함께 흘러가는 저마다의 삶의 풍경들…. 이번 윤주영 사진전은 삶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사회 패러다임 속에서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함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전시는 1987년 발행한 첫 번째 사진집'내가 만난 사람들'부터 2015년 발행한 사진집까지 모든 출판물을 함께 선보이며, 전시 기간 중 라운지 토크도 함께 마련된다.

한편, 제 3전시실에서는 '소유'를 주제로 한 이혁준의 사진도 함께 전시를 열고 있다. 숲과 보석·돌 등을 매개체로 렌즈에 담은 이 사진전 또한 오는 10월 3일까지 연다.

 

▲ 소유_돌 Pure Possession_Stone 001, Photograph with Words, 200ⅹ200cm, 2013

이혁준의 사진은 시간과 기억의 파편에서 시작한다. 그는 눈으로 보고 인지된 경험을 꺼내 사진으로 기록한다. 그리고 기억된 이미지들은 파편적이고 모호함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의 모든 피사체는 기준 없이 같은 위치의 관점으로 만들어지고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의 조각들은 작가만의 방식으로 얽고 섞어하나로 만든다.

 

▲ 숲 Forest 설치 전경

사람의 습성처럼 모으고 분리하고 그것들을 찢고 해체한 후 재조합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하나의 숲으로 완성한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낸 물질적 가치를 모은 보석과 돌은 사진과 어우러진 설치로 보여준다.

'숲'은 수많은 숲이 모인 하나의 숲으로 기억 속에 남았던 그 거대함으로 전체를 보여주고, '소유'시리즈의 수많은 종류의 보석은 눈에 보이는 가치는 변할 수도 있으며 사라질 수도 있지만 그 물질이 가진 진정한 의미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