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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병원 되레 확대 "소청과 죽이려 작정했나?"
달빛병원 되레 확대 "소청과 죽이려 작정했나?"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8.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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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기존 15곳 → 30곳 확대운영 방침 발표
소청과의사회 "비현실적 정책 고집하는 이유 몰라"

의료계의 폐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달빛어린이병원을 오히려 확대하겠다고 발표하자,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년 365일, 밤 11~12시까지 문을 여는 달빛어린이병원을 기존 15곳에서 30곳으로 확대 지정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에 응급실을 이용하는 소아 환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응급실 과밀화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도입됐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 개원가는 낮에 올 수 있는 환자들이 야간에 달빛어린이병원을 찾아가는 왜곡된 현상을 일으켜 인근 개원가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재윤 대한소청과의사회장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정부가 자꾸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어 난감하다"며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을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지부가 3개 이내 병의원 연합형태 참여도 허용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김 회장은 "기존 달빛어린이병원들이 운영이 잘 안돼 지정을 취소하니까 정부가 다른 방침을 내놓는 것 같다"면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정책인데 땜질식으로, 일방적으로 끌고 가려한다"고 비판했다.

보조금 지원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는 방식 자체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본적인 진료수가가 낮아 보조금을 지원 받더라도 야간 진료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김 회장은 "돈을 미끼로 야간진료를 하게 하는 제도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수가를 높여 야간 진료를 유도하고 있다"면서 "야간에 진료를 해도 손실이 없도록 수가를 개선하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빛어린이병원에 신규로 진입하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김 회장은 "기존 대구 시범사업 때는 대부분이 원래 야간 진료를 하던 아동병원들이었다"면서 "야긴 진료를 새로 시작하려면 의사를 구해야 하는데, 현재 레지던트 50% 이상이 여의사들이다. 야간 진료 의사 채용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달빛어린이병원 참여 포기를 강요할 경우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보건복지부 발표에 대해 김 회장은 "소청과의사회는 한 번도 참여 포기를 강요한 적 없다. 의사회 차원에서 그런 방침을 정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공정거래위원회 자문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수가인상 없이 생색만 내려는 달빛어린이병원 사업은 폐지해야 한다"며 "의사회 산하 대책위원회 회의를 소집해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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