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암병원, 웃음요법 연구결과 '보완대체의학지' 게재
암 환자들의 기분상태가 악화되고 자존감이 떨어지면 암 투병 포기로 이어질 수 있는데, 웃음요법을 통해 환자들의 기분상태와 자존감을 높여 환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암 치료 과정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아산병원 암병원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암 환자에게 웃음요법을 시행하고 심리적 효과를 측정한 결과, 우울·분노 등 부정적 기분상태가 88% 줄어들고 자아존중감이 12%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최근 밝혔다.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 62명을 두 그룹으로 분류해 비교연구를 진행했다. 대상군 33명에게는 정기적인 웃음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함께 실시하고, 나머지 29명에게는 방사선 치료만 시행했다.
1개월에 걸쳐 3회의 웃음요법을 진행하고 기분상태척도(K-POMS-Breif)와 로젠버그 자존감 지수(Rosenberg Self-Esteem Scale)를 활용해 변화 정도를 측정한 결과, 두 그룹 간 심리적 효과 정도에서 큰 변화가 확인됐다.
웃음요법을 받은 그룹에서는 기분상태 측정에서 긴장·우울·분노·혼돈·활기 등의 점수가 약 88%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고, 웃음요법을 시행하지 않은 그룹은 약 1% 개선에 그쳤다.
아울러 자존감 지수에서도 웃음요법이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웃음요법 시행 전 두 그룹간의 자존감 지수는 큰 차이가 없었으나, 웃음요법을 받은 그룹은 약 12% 증가한 반면 웃음요법을 받지 않은 그룹의 경우 자존감 지수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이 진행한 웃음요법은 3일간 매일 60분씩 진행됐으며, 약 10분 동안 웃음이 신체와 정신 건강에 미치는 효과를 교육한 후 40분 동안 다양한 신체활동과 함께 크게 소리를 내어 매 웃음당 15초 이상 웃을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마지막 10분간은 서로 느낀 감정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줘 웃음요법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연구의 책임저자인 김연희 서울아산병원 간호부원장은 "웃음요법의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됨에 따라 앞으로 암 치료 과정에서 웃음요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안승도 서울아산병원 암교육정보센터 책임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암 투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암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다"라며 "암 환자들이 투병 과정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도록 웃음요법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웃음요법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보완의학 분야 대표적 국제학술지인 <보완대체의학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한편, 서울아산병원 암병원에서는 2009년부터 매주 수요일 '신나는 웃음교실'을 운영해 암환자와 가족이 함께 웃고 웃음의 효과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또 '명상치료'·'발마사지'·'원예치료' 등 암환자와 가족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운영하며 삶의 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