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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패혈증 치료제 개발 길 열었다
국내 연구진, 패혈증 치료제 개발 길 열었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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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경 교수팀, '핵수용체'의 난치성 염증 억제 기능 발견
ERRalpha 정상 발현되는 생쥐 골수 이식...90% 이상 생존

국내 연구진이 패혈증과 같은 난치성 염증질환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

조은경 교수(충남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와 육재민 교수(충남대)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고 있는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지원)을 통해 핵수용체 'ERRalpha'가 염증을 억제하는 세포내 단백질을 활성화 시키는 것을 최초로 발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신체 내의 다양한 면역시스템은 외부 미생물감염에 대해 강력한 방어기전을 제공하고 있지만, 적절하게 조절되지 못하면 염증반응이 과도하게 증가해 오히려 신체내의 장기의 손상 및 쇼크에 의한 사망을 유도할 수 있다.

패혈증은 박테리아가 번식하면서 그 독소가 혈액 속에서 염증을 일으켜 발생하는 질환으로 중증 패혈증의 경우 사망률이 65%에까지 달해 치료제 개발이 시급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완벽한 치료제의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동안 'ERRalpha'는 중추신경계와 심혈관계, 그리고 대사과정에 관여하는 체내조직에서 주로 발현되고 있으며, 세포 내 에너지 대사와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왔다.

또 심혈관계, 비만, 당뇨병과 같은 질환의 발병에 밀접하게에 연관돼 있다고 알려져 왔으나, 지금까지 난치성 염증질환에서의 ERRalpha의 역할은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그림> 폐혈성 쇼크 동물모델에서 ERRalpha의 중요성을 입증한 실험.
(a 와 b)전신성 염증반응 모델에서 ERRalpha가 결핍된 생쥐와 정상생쥐간의 조직 내 전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유전자 발현(a)과 폐에 침윤된 중성구의 수(b)를 조사한 결과, ERRalpha가 결핍된 생쥐에 리포다당류를 주입할 경우 정상생쥐에 비해서 유의하게 전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침윤중성구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c) ERRalpha가 결핍된 생쥐에 정상생쥐의 골수를 이식했을 때 리포다당류의 주입에 의해서 유도되는 패혈성 쇼크 동물모델의 생존율이 증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ERRalpha가 염증 억제에 기여하는 것을 확인, 이를 통해 ERRalpha를 타깃으로 하는 난치성 면역염증 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게 됐다.

조은경·육재민 교수의 연구결과, ERRalpha가 결핍된 생쥐는 패혈성 쇼크를 유발시켰을 때 과도한 염증지수와 사망률을 나타냈다. ERRalpha를 정상적으로 발현하는 골수를 이식받은 쥐에서는 면역 염증 반응이 유의하게 감소됐고 생존율이 현저히 높아졌다.

다시 말해 ERRalpha가 세포 내 염증억제인자인 'A20'의 발현을 직접 조절함으로써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혀낸 것.

조은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ERRalpha가 활성화 되면 세포 내에 있는 염증 억제 단백질(A20)을 깨워 활동하게 함으로써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명확히 밝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ERRalpha 결핍 생쥐에게 패혈증 유발 물질(LPS)을 투여하면 염증지수가 약 300배까지 증가해 72시간 내 약 70∼80%가 사망하지만, ERRalpha가 정상적으로 발현되는 정상 생쥐의 골수를 이식하면 염증지수가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고 90% 이상 생존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핵수용체 ERRalpha를 이용해 최근 고령화, 도시화, 생활습관의 변화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난치성 염증질환을 치료할 수 있음을 증명한 첫 사례"라며 "ERRalpha를 활용하는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한층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기대했다. 

<용어설명>
* 고아핵수용체 ERRalpha(orphan nuclear receptor ERRalpha)
세포 내 다양한 핵수용체는 수많은 유전자의 전사를 조절함으로써 생명현상 조절과 질환의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아핵수용체는 아직까지 고유의 리간드 혹은 호르몬이 밝혀져 있지 않는 핵수용체다. ERRalpha는 세포의 에너지 대사, 미토콘드리아 생성에 주로 관련되며 다양한 유전자의 전사조절 기능을 활성화하는 고아핵수용체로 알려져 있다.
* A20
선천면역과 염증 활성화의 중요한 억제인자로서 발현이 증가되면 염증 억제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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