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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회·경제적 손실 5조 6000억원 추정"

기획 "사회·경제적 손실 5조 6000억원 추정"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5.07.2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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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쉬운 금연치료 따라잡기 ⑦
흡연의 사회적 폐해와 금연의 이익

흡연은 단순한 개인의 기호가 아니라 니코틴 중독이라는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 이명희(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전 세계적으로 범정부적인 금연 정책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금연 치료를 건강보험 제도권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는 흡연의 해악이 개인의 건강에 그치지 않고 사회·경제적인 폐해를 가져다준다는 사회적인 공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저자는 본 지면을 통해 흡연에 의한 사회적 경제적인 폐해와 금연에 따른 이익을 꼼꼼하게 따져보고자 한다.

흡연의 사회적 폐해

우리나라 성인남성 흡연율은 2001년 60.9%에서 강력한 금연정책의 결과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7년 45.0%까지 급격히 낮아졌으나, 2008년 이후 답보상태를 유지하다가 2013년 42.1%로 조사됐다.

선진국 평균 흡연율이 30% 안팎임을 볼 때 여전히 국내 성인 흡연율은 높은 상태이며, 더욱이 2013년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 흡연율은 18.3%로 홍콩 12%, 일본의 8%, 싱가폴의 3%, 태국의 1% 등 같은 아시아지역 청소년들의 흡연율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비율이다.

또한 그 동안 흡연율이 낮았던 여성 흡연율도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담배 연기에는 약 4700여종의 화합물질이 존재하는 데 이중 기관지 섬모운동을 저해하고 염증을 유발시키는 유해물질과 40여종의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져 있다. 2012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담배는 사망의 가장 주된 요인으로 매년 성인 600만 명의 사망에 관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약 4만 명이 매년 흡연관련 질병으로 사망한다. 특히 전체 암 사망자 약 6만 명 중 약 2만 여명이 흡연에 의한 암 사망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으며 날로 증가하는 폐암의 경우는 그 90%가 담배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여러 연구를 통해 흡연자에서 폐암뿐만 아니라 구강암·식도암·췌장암·방광암·자궁암 발생률이 증가됨이 보고됐다. 또한 고혈압·당뇨 등의 대사질환자에 있어 흡연은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발생의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연구에 의하면 흡연자는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급사와 심근경색 그리고 부정맥의 위험률이 비흡연자 보다 4배나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흡연은 혈액의 나쁜 콜레스테롤을 높이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낮춘다. 흡연은 또한 소화성 궤양을 유발시키며 치유를 지연시킨다.

뿐만 아니라 흡연은 가임기 여성의 수정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흡연자는 불임의 비율이 비흡연자에 비해 높고, 비흡연자에 비해 자궁외임신이 2.2배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산모의 흡연은 태아의 성장을 지연시키고, 저체중아가 태어날 확률이 2배 이상 높아지며, 태아사망과 영아사망이 25∼50% 증가한다.

이러한 흡연 당사자에 미치는 직접적인 폐해 뿐 만 아니라 간접흡연에 의한 비흡연자의 폐해도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12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현재 비흡연자가 가정에서 간접흡연을 경험하는 비율이 성인의 11.9%로 나타났으며, 직장에서 간접흡연경험 비율은 46.0%에 이르고 있다.

1986년 간접흡연의 심각성을 인식한 미국 보건성에서는 간접흡연의 피해에 대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연구논문을 전부 종합해 공식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간접흡연은 비흡연자들에게도 폐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고, 흡연자들 가정의 아동의 상기도 감염이나 증상의 빈도가 증가하는 동시에 이들의 폐기능 발달이 느리다는 점 등을 명시했다.

실제 연구에서도 가정 내 흡연으로 인해 아동의 폐암발생 위험 2배, 급성호흡기질환 감염률 5.7배, 기침·가래·해소증상 6배를 높이고, 중이염 발생률도 60% 정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흡연하는 아버지와 함께 자라는 아이는 출생 후 5세가 될 때까지 약 102갑의 담배를 피운 것과 같은 나쁜 영향이 있으며, 흡연자 남편과 사는 부인에 있어서는 폐암 30%, 심장질환 50%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청소년 흡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성인의 흡연보다 치명적이다. 단기적으로는 신체 발육· 우울·위험한 행동 등의 원인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흡연관련 질병으로 인한 사망확률이 증가한다.

흡연으로 인한 암 발생, 특히 폐암 발생을 보면 평균적으로 흡연 시작 후 약 25∼30년 정도 경과한 경우 많이 발생하는데, 10대에 흡연을 시작하는 경우 40대나 50대에 암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그 만큼 높기 때문이다.

흡연은 건강상의 위해뿐 아니라 경제적으로 커다란 피해를 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2003년)에 따르면 전체 질병부담에서 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개발도상국은 4%, 선진국은 12.2%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는 흡연으로 인한 의료비가 연간 75억 달러 이상이고, 흡연으로 인한 노동 생산성 손실 비용도 연간 8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흡연으로 인한 조기사망·질병발생·화재·간접흡연 피해 등에 의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7년 기준으로 약 5조 600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표 1>.

▲ < 표 1> 흡연의 사회·경제적 비용

금연의 이득

기본적으로 금연을 통해 흡연에 의한 신체 증상 및 질병 발생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흡연을 하던 사람이 금연을 하면 20분후에 흡연으로 인해 상승했던 혈압과 맥박이 정상으로 떨어지고 감소됐던 손과 발의 체온이 정상으로 증가한다.

금연 후 8시간이 지나면 혈중 일산화탄소농도가 정상으로 떨어지고 하루가 지나면 이미 심장마비의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한다. 금연 후 3일이 지나면 기관지 기능이 회복돼 호흡하기가 편해지고 3개월이 되면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감소했던 폐 기능도 30%정도 회복이 된다.

금연 후 1년이 지나면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크게 감소하고 5년쯤부터는 폐암발생가능성도 크게 감소한다. 10∼15년이 되면 폐암이나 심장병 발생확률이 비흡연자 수준으로 떨어진다.

미국암협회의 ACS CPS-II (American Cancer Society Cancer Prevention Study II) 연구에 따르면 50세 이전에 담배를 끊는 사람의 담배를 계속 피는 사람보다 다음 15년 이내의 사망 확률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흡연에 의한 약 7000억 원의 의료비 추가 지출을 막을 수 있으며 그 이외 흡연관련 화재나 사고, 그리고 노동력손실에 의한 비용 등 총 4조원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막을 수가 있다. 부수적으로 흡연으로 인한 실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고, 쓰레기 처리 등에 소요 되는 사회·경제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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