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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학 배웠다고 의료기기 사용 주장...예비한의사 맞나?
해부학 배웠다고 의료기기 사용 주장...예비한의사 맞나?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2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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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배운 지식으로 생명 다루겠다는 건 생명에 대한 모독"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의사 아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쓸 수 없어"

한의과대학 학생들이 "한의사들도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 달라"며 '100만 인 서명운동'에 나선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섣불리 배운 지식으로 환자를 진료하겠다는 것은 소중한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한의대생 대책위원회는 광화문 일민미술관 앞에서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을 위한 홍보 퍼포먼스와 함께 대국민 서명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한의대에서도 해부학·조직검사학 등 의료기기 관련 과목들을 배우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한의사는 아무리 공부해도 의사가 아니기에 현대의료기기를 쓸 수 없다"면서 "공인중개사가 아무리 부동산법을 공부해도 변호사의 부동산 송사업무를 담당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지적했다.

의협 한특위는 "한의대에서 이뤄지는 방사선학(영상의학) 수업은 시간은 물론 내용과 질적인 면에서 의대와 너무 많은 차이가 난다"면서 "의대에서는 이론교육 외에도 실습은 물론 3∼4년 동안 전공의 과정을 거치면서 교수와 지도전문의로부터 임상을 통해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을 학습해야 비로소 질병을 진단을 할 수 있는 자격과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의학연구원조차 한의대의 교육 부실과 특히 현대의학 과목 교육 부실을 지적한 것을 깊이 상기하고, 양심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특위 관계자는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과목이 비슷하다면서 현대의료기를 사용하겠다고 일방적인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 임상에서 제대로 진단을 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이 달린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주장한다거나 서명을 받아내 쓰겠다는 것은 양식이 있는 예비의료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모 한의대의 경우 방사선학·진단검사의학·병리학 등 교수진에 의사면허가 없고, 관련 학위도 전무한 개원 한의사가 한의대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대학교육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교수진이 자격이 없거나 역량이 부적절함에도 어떻게 현대의학을 배웠다고 할 수 있고,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다른 한특위 관계자는 "작은 크기의 자궁근종은 일반 여성을 무작위로 검사하더라도 흔히 발견될 정도이고, 별도의 치료를 하지 않고 관찰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원칙임에도 여성 전문을 표방한 A한의원은 한약으로 자궁근종을 치료했다며 치료 전후 초음파 사진을 제시했다"면서 "환자는 먹지 않아도 될 한약을 먹고, 내지 않아도 될 치료비를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치료 전후 초음파를 동일한 부위에, 동일한 각도로 촬영을 해야 비교가 가능함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서 "이 한의사는 자궁근종의 치료 적응증은 물론 초음파를 이용해 장기의 크기를 측정하는 기본 원칙과 초음파 진단의 기본이 되는 생리학과 병리학적 지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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