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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간호서비스 확대는 중소병원 문 닫으란 얘기"

"포괄간호서비스 확대는 중소병원 문 닫으란 얘기"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7.1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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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용 대한중소병원협회장 "병원 64%가 간호인력 못 구해 꼴찌 등급"
병원계 "간호등급제·포괄간호제 대형·공공병원 만 가능한 제도"

▲ 홍정용 대한중소병원협회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병원 내 감염의 원인 중 하나로 간병문화가 지적되자 정부는 포괄간호서비스 조기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소병원들은 '엎친 데(간호관리료차등제) 덮친 격(포괄간호서비스)'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간호관리료차등제 시행으로 대부분의 중소병원이 간호인력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별다른 보완책 없이 포괄간호서비스까지 도입하면 지방 중소병원은 문을 닫으라는 얘기밖에 안 됩니다."

홍정용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간호관리료차등제 시행 이후 중소병원 간호사들이 대거 대형병원으로 빠져나갔다"면서 "간호인력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 없이 포괄간호서비스까지 도입하는 것은 중소병원은 다 죽으란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중병협이 지난해 135곳 중소병원을 대상으로 분석한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65.4%(87곳)가 "간호관리료차등제 시행 이후 간호사 구인이 더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 23.3%는 "간호사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2012년 현재 병원급 이상 1743곳 의료기관 가운데 간호인력 구인난 등을 이유로 아예 인력을 신고하지 않아 제도에 참여하지 않는 곳은 63.6%(1109곳)에 달한다. 하위 6∼7등급을 받아 수가가 깍이는 곳은 76.6%다.

중병협은 "포괄간호서비스는 간호에 필요한 모든 입원서비스를 병원이 제공하는 제도로 사적 간병인이나 보호자의 병실 내 상주를 금지하기 때문에 15명의 간호인력이 두 배가량 늘어난다"며 "주로 간호인력을 구하기 쉬운 대형병원과 공공병원에서나 제도 시행이 가능하고, 간호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홍 회장은 "간호대 정원을 늘려 간호인력을 확충하거나 간호관리료차등제를 개선하지 않는 상황에서 포괄간호서비스까지 확대하면 규모가 큰 대형병원으로 간호인력이 몰리고, 중소병원의 간호인력이 더 빠져나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간호인력 구인난은 지방 중소병원은 물론 개원가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언급했다.

중병협은 포괄간호서비스 확대에 앞서 간호관리료차등제 산정기준을 현재 허가병상에서 병상가동률로 바꾸고,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보육지원 ▲시간제 일자리 인건비 지원 ▲유휴 간호인력 활용 ▲포괄간호병동 운영을 위한 시설 투자비 지원 등을 보건당국에 건의했다.

홍 회장은 "1등급 초대형병원에게 수가를 더 얹어주기 위해 지방 중소병원의 수가를 뺏고 있는 것이 간호관리료차등제와 포괄간호서비스 제도"라며 "어려운 중소병원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번번이 해를 끼치고, 뒤통수를 쳐서야 되겠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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