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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3-29 15:21 (금)
"내가 아픈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 감염시킬까봐..."
"내가 아픈건 괜찮지만 다른 사람 감염시킬까봐..."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7.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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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완치된 건양대병원 간호사 눈물의 기자회견
"감염 두려워 환자 치료 망설이는 의료인 본 적 없어"

"제가 죽을 수 있다는 사실 보다, 저로 인해 다른 사람이 감염됐다는 소식을 접할까봐 가슴 졸였습니다."

메르스 환자 진료에 참여하다 바이러스에 노출돼 약 20일간 투병 후 완치된 대학병원 간호사의 눈물의 기자회견이 화제다. 건양대학교병원 신교연 간호사는 7일 병원측이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메르스 환자가 되면서 느낀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신 간호사는 중환자실에 근무하며 메르스 환자 진료에 전념하던 중 지난 6월 14일 감염돼 메르스 국가지정병원인 충남대병원에 입원했다. 약 20일에 걸친 투병을 견뎌내고 7월 4일 퇴원했다.

▲신교연 건양대학교병원 간호사

신 간호사는 "격리병동인 33병동에서 메르스 의심환자가 심장마비가 발생해 심폐소생술에 참가했는데 무의식중에 흐르는 땀을 닦다 환자 체액에 노출돼 메르스에 감염됐다"고 감염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당시 의사와 간호사 6명이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는데 환자는 심장정지와 순환회복 상태가 여러번 반복되면서 1시간 가량 심폐소생술을 시행했으나 끝내 사망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신 간호사는 그날 이후 매일 출퇴근과 근무중에 체온을 측정하면서 지내던 중 6월11일 발열과 오한증상이 나타나 감염관리실에 보고한 뒤 격리에 들어갔으며 검사결과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게 됐다.

감염이 두렵지 않았으나 다른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걱정됐다고 밝혔다.

신 간호사는 "설마 내가 메르스에 감염될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사망율 40%라는 말은 있었으나 나는 젊고 건강하니 무섭지 않았다. 몸이 아픈 것은 참을 수 있었다"면서 "다만 나로 인해 격리돼야 할 많은 동료와 병원의 피해를 생각하니 너무나 죄송스러워 마음 아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특히 "내가 잘못되는 것보다 혹시 나로 인해 환자나 교직원이 추가로 감염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될까봐 하루하루 가슴 졸이는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환자와 동료 의료진의 응원에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응원의 메시지에 눈시울이 뜨거워졌고 힘과 용기가 됐다. 의료인으로서의 자세를 뒤돌아보는 계기도 됐다"면서 자신을 치료해준 충남대병원 의료진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다.

앞으로도 의료현장을 지키며 환자들 곁에 있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그는 "환자의 생사가 달린 위급한 상황에서 본인이 감염될까 두려워 환자의 치료나 처치를 망설이거나 포기하는 의료인을 본적이 없다"며 "의료인을 믿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환자와 보호자들 곁에 항상 있겠다. 그것이 저의 일이며 쾌유를 빌어주신 모든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오늘도 격리병동에서 메르스와 투병하며 외롭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계실 환자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그것이야말로 메르스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를 희망으로 바꾸는 값진 믿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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