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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염 속 겨우 살았지만 엄청난 치료비 걱정에…
화염 속 겨우 살았지만 엄청난 치료비 걱정에…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5.06.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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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화상재단 등 각계 도움 20대 청년에 4500만원 지원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가스폭발 사고에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중단의 기로에 섰던 한 청년이 희망을 선물 받았다.

이재훈 씨(가명·남 28)는 지난해 9월 15일 오후 8시경, 전북 전주 자취방에서 가스폭발 사고를 당했다. 갑작스런 사고에 정신이 없었지만 반사적으로 집 밖으로 탈출한 그는 바로 정신을 잃었다.

이 씨는 사고 직후 119 앰뷸런스에 실려 전주에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됐지만 그의 상태는 심각했다. 얼굴을 비롯해 상반신과 두 다리까지 화상을 입어 피부색이 하얗게 변해 있었고 피부는 울퉁불퉁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판단한 의료진은 화상전문병원으로 이송해 전문적인 치료와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정하고, 즉시 국내 유일의 화상특성화병원인 한림대학교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겼다.

이 씨는 화염화상 46%를 입어 손과 발을 포함해 양팔·두 다리·얼굴·귀 등에 중화상을 입어 빨리 수술을 받지 않으면 위독한 상황이었다. 결국 이 씨는 지난해 9월 18일 사체피부이식술을 받고 사고 후 5일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살았다는 기쁨도 잠시, 그가 감당해야하는 것은 화상으로 인한 고통만이 아니었다. 일용직과 운수업 관리직으로 일하며 홀로 생활하는 그에게 수술비와 치료비는 너무 큰 돈이었다. 2남 중 둘째인 그는 10년 전인 고등학교 때 부모님을 여의고 형과 떨어져 살며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

이 씨는 기초생활수급권자로 책정돼 보호받고 있는 상태로, 당장 치료비는 물론 향후 수술과 치료비는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동생의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그의 형 역시 동생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에 걱정이 앞섰다.

특히 화상은 외형적 변형과 구축이 나타나고 화상부위에 색소침착과 반흔(흉터)이 동반돼 지속적인 치료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그의 딱한 사정을 접한 한강성심병원 사회사업팀과 사회복지법인 한림화상재단은 이 씨가 계속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사회사업팀은 먼저 국가 화상환자 의료비지원사업과 민간 후원기관에서 지원받을 길이 있는지 알아봤다.

이를 통해 보건복지부 재난의료비지원사업과 한국의료지원재단으로부터 각각 1500만원, 한림화상재단 의료비지원사업 1100만원과 한림화상재단 현대방화엔지니어링기금으로 600만원의 의료비를 지원받아 지난해 10월 2일과 21일에 자가피부이식술을 받고 현재 재활치료 중이다. 또 7~8월 중 한 차례의 수술을 더 받을 예정이다.

수술을 위해 4번째 입원하게된 이 씨는 매우 호전된 모습이었다.

"지금 가장 불편한 곳이 손이거든요.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어서 손 근육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요. 귀에 염증이 심해 귀 수술만 3번을 받았고요. 병원에서 도와주셔서 모든 게 가능했던 일이에요."

이 씨는 사고 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처한 상황에 절망했지만 자신보다 더 심한 화상환자들이 꿋꿋하게 치료를 받는 모습과 자신을 돕는 손길에 감사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받고 있다.

"사고 나기 전과 후 달라진 점이요? 화상상처로 인해 심적으로 위축되거나 하진 않아요. 지금 이만한 것도 병원에서 큰 도움을 주셨고 치료도 잘해주신 덕분이잖아요. 상처 부위가 미치도록 가렵고 아프지만 그래도 웃어야죠."

한강성심병원 사회사업팀은 "치료 과정이 고통스럽고 처한 상황이 어렵지만 환자가 매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로 열심히 치료받고 있다"며 "환자들이 치료를 받는 데 병원이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나눔의 통로가 되는 데 앞으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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