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4-19 21:53 (금)
메르스 잡는 백신 개발 가능성 열리나?

메르스 잡는 백신 개발 가능성 열리나?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30 05:59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연구팀, 피로물질 '활성산소'가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억제 규명
항바이러스 약제 및 점막 면역 백신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 제시 기대

김현직 교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신종플루,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호흡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을 침투할 때, 항바이러스 면역반응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국내 연구팀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특히 피로 물질로 알려진 '활성 산소'가 면역반응의 핵심 물질인 '인터페론'의 분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치료와 예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직 서울의대 교수팀(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은 호흡기 바이러스가 우리 몸을 침투할 때 호흡기 점막에서 활성 산소가 증가하는데, 이것이 인터페론의 분비를 증가시켜, 결국에는 면역력을 높이고 바이러스 감염을 억제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건강한 사람에서 채취한 호흡기 점막 세포를 배양한 후, 인플루엔자 A 바이러스를 감염 시켰다. 그 후 실험군 세포에는 항산화제로 활성 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대조군 세포에서는 그대로 뒀다.

연구팀은 두 군에서 인터페론의 분비량과 인터페론 유도성 유전자(Mx1, 2,5-OAS1, IFIT1, CXCL10)의 발현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실험군은 대조군에 비해 호흡기 점막 인터페론 중 인터페론 람다의 분비가 현저히 감소했고, 바이러스의 사멸에 관여하는 인터페론 유도성 유전자의 발현이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즉, 활성 산소 생성을 억제시킨 실험군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더 심해지는 것이 관찰된 것.

연구팀은 호흡기 점막 세포에 활성 산소를 억제했더니, 선천성 면역체계의 핵심 물질인 인터페론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Duox2' 라는 물질이 호흡기 점막에서 활성 산소 생성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호흡기 점막에 침투한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감지하고 인터페론 람다의 분비를 유도하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선천성 면역과 후천성 면역으로 나뉜다. 선천성 면역체계는 바이러스를 포함한 외부 병원균들과 직접 접촉하는 비강을 포함해 호흡기·소화기·생식기 등의 점막에서 작동한다.

그 중 호흡기 점막에 바이러스가 침입하면 그것을 인식하고 저항하기 위한 면역체계가 활성화되는데, 이러한 점막의 선천성 면역체계를 조절하는 핵심물질이 인터페론이다. 특히 호흡기 점막에서는 인터페론 람다가 항바이러스 면역기전의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김현직 교수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은 감염자간의 바이러스 전염을 통해 바이러스의 변종이 발생하기도 해 집단 감염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으며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인터페론에 의한 선천성 면역체계는 바이러스 감염 치료의 1차 방어 역할을 수행하는데, 바이러스들은 자신들이 사멸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생존하면서 감염을 일으키기 위해 호흡기 점막의 인터페론 분비를 무력화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생존 전략을 만들어 내면서 진화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바이러스의 내성이 집단 감염을 유발해 인체에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양한 바이러스 변종 문제 때문에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은 근본적인 치료가 상대적으로 어려운 질환이며, 이러한 바이러스의 변종에 의한 집단 감염 및 치명적인 호흡기 질환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완벽한 약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아직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번 연구가 항바이러스 약제 및 점막 면역 백신 개발에 도움이 돼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전 연구를 통해 인터페론 람다를 이용하면 호흡기 점막에서 선천성 면역체계가 활성화 돼 후천성 면역체계의 도움 없이 호흡기 바이러스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해 바이러스를 사멸할 수 있음도 밝혔다.

한편, 활성 산소는 인체에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물질로 다양한 염증반응 및 세포 노화를 유발해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바이러스의 사멸 및 선천성 면역반응과 관계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어 그 기능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미국 호흡기 학회 연구지인 <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Cell and Molecular biology> 5월호 인터넷 판과 바이러스 관련 연구지인 <Antiviral Research> 7월호에 게재됐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