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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시대 감염병 속수무책...100만 명 사망
허준시대 감염병 속수무책...100만 명 사망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23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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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한방 병행치료 주장하기 전에 효과 있다는 것부터 증명해야
유용상 한특위 위원장 "한의학 이론 과학적 기초없는 상상일 뿐"

▲ 유용상 한특위 위원장이 20일 남서 7개구 의사회 합동 학술대회에서 '의사가 보는 한의학의 실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의협신문 송성철
한의학으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을 병행치료해야 한다는 한의계의 주장에 대해 "허준의 조선시대에 역병(감염병)이 창궐해 수 많은 백성이 죽어나갈 때 한의학이 한 일이 뭐냐?"는 지적이 나왔다.

유용상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은 20일 서울 역삼동 SC컨벤션에서 열린 서울시 남서 7개구 의사회 합동 학술대회에서 '의사가 보는 한의학의 실체' 주제강연을 통해 "한의학은 천연두·홍역·콜레라·장티푸스·성홍열·이질 등 역병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역병이 창궐하면 임금이 여제단에서 제사를 올렸다"면서 "역병에 속수무책이었던 한의학이 메르스 사태를 맞아 병행치료를 주장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1610년 허준(1545∼1615년)이 동의보감을 완성한 3년 후 감염병이 창궐해 수 많은 백성이 죽어나가자 광해군은 허준에게 서둘러 의학 서적을 편찬할 것을 명했다. 허준은 1613년 온역(瘟疫) 치료를 위해 <신찬벽온방>을, 성홍열 치료를 위해 <벽역신방>을 편찬했다.

허준이 편찬한 한의학 서적은 감염병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1699년 25만 4600명이, 1749년에는 50∼60만 명이, 1750년에는 22만 3578명이 감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1807년 조선의 인구는 756만 1463명에서 1835년 661만 5407명으로 약 100만 명이 줄었다. 감염병과 기근에 속수무책이었던 것.

유 위원장은 "조선시대에는 감염병의 원인을 기상이변·음양의 부조화·억울하게 죽은 자의 원기(寃氣)·잡귀(雜鬼)의 소행 등으로 파악했다. 바이러스와 세균을 나쁜 기운으로 설명하고 있는 한의학이 무슨 근거로 감염병을 치료할 수 있겠냐"면서 "병행 치료를 주장하기 전에 과학적으로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부터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의사들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관해서도 "한의학의 간과 의학의 간이 다르고, 폐와 신도 개념이 다르다. 한의학의 병리 해석은 전혀 해부학과 생리와 관계된 과학으로서의 기초가 없다"면서 "음양오행이나 기·혈 등 한의학 이론은 자연의 법칙이나 과학에 기초하지 않은 상상적 관념에 불과한 데 어떻게 현대의학의 해부학과 생화학을 기반으로 한 진단학을 사용하겠다고 주장할 수 있냐"고 언급했다.

유 위원장은 "침술이나 한약을 비롯해 한의학이 치료효과를 증명하려면 실험 생리학 방법과 무작위 표본추출 이중맹검법을 비롯한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거쳐야 한다"면서 "한의학이 메르스 치료를 주장하기에 앞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있다는 것부터 증명하는 것이 먼저"라고 밝혔다.

이날 강연에서 최근 발간한 <한의학에 작별을 고하다>는 책을 소개한 유 위원장은 "왜 한의학을 비판하는지, 한약을 먹지 말라고 하는지 묻는 환자들에게 명쾌히 답을 해줄 수 있는 책"이라며 "돈은 돈대로 쓰면서 효과를 증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의료인권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일선 의사들부터 한의학에 대해 제대로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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