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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배제한 정부 대응...사태 악화 원인"

"전문가 배제한 정부 대응...사태 악화 원인"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10 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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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100분토론, 전문가 입모아 "정부, 전문가 의견 귀 귀울여야 한다" 주장
"현장중심 전문가 앞장서 관료주의 벗은 컨트롤타워로 메르스 확산 막아야"

▲ 'MBC 100분토론 메르스 전쟁, 어떻게 끝낼 것인가?' 방송화면 캡쳐
메르스 사태가 여전히 진정되지 않은 채 불안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대책을 찾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정작 신종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메르스 사태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전문성 없는 정부의 대응을 꼽았다.

9일 밤 12시 20분 'MBC 100분토론 메르스 전쟁, 어떻게 끝낼 것인가?'에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기모란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 위원장·김윤 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엄중식 한림의대 교수(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 패널로 출연해 메르스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토론에서 패널들은 정부의 비전문성을 지적하고 전문가인 의료인의 의견이 배제된 채 대응책을 마련하려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아 눈길을 끌었다.

▲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의료계가 지속적으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컨트롤타워는 행정력이나 예산 집행 가능여부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종감염병에 대해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그것을 시행할 수 있는 것이 컨트롤타워다. 정부 메르스 대응의 문제는 전문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 것에 있다. 모르는 사람이 안 해본 일을 하려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부 구조가 보건분야와 복지분야가 합쳐진 보건복지부로 운영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보건분야의 독립을 통해 신종감염병에 상시 대비체계가 만들어 전문가들이 발빠른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신종감염병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나아가 정부에 독립된 보건분야 전담 부처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엄중식 교수는 "전문가들이 신속하게 정보공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국민들에 그 병원에 가지 말라고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자세한 정보를 공개해 메르스 접촉 가능성이 있는 국민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자신의 감염가능성을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정부의 정보공개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전문가그룹은 목적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실제 발표에서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통령직속의 즉각대응팀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똑같은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전략을 세우더라도 실행이 안되면 무용지물"이라며 "전문가들이 일을 하고 책임질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보공개와 관련 강청희 부회장은 "정부가 필요한 정보를 제 때에 공개한다면 인신공격을 유발하는 신상털기식 지방단체장의 과잉한 정보 공개는 없을 것"이라며 공개정보 시점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윤 교수는 "체계가 갖춰진 컨트롤타워가 관료주의를 벗어나 현장중심으로 대응해 나갔어야 했다"며 "이 문제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서 주제만 바뀌어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현장전문가가 사태 해결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고 전문지식이 없는 비전문가가 하고 있다. 이는 사회 전반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 'MBC 100분토론 메르스 전쟁, 어떻게 끝낼 것인가?' 방송화면 캡쳐

이외에도 패널들은 의료전달체계·격리 가이드라인 등의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지역사회감염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엄중식 교수는 "평택성모병원 2차감염자보다 서울삼성병원의 3차감염자가 더 많았다. 이번에 막지 못하고 4차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엄청나게 커진다"며 "가능성이 높진 않지만 지역사회감염이 발생한다면 메르스 환자에 대한 감별조차 힘들어진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윤 교수는 "지역사회감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야외에 환자들이 나왔다 하더라도 내뿜는 바이러스의 양이 작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서울삼성병원 확진환자와 같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장시간 기침으로 바이러스를 내뿜을 경우 승객들이 감염될 수 있다. 환자에 대한 통제가 잘 이뤄질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기모란 위원장은 국민들에 메르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에 대한 격려를 당부했다.

기 위원장은 "메르스 상황악화에는 여러 문제가 있다. 하지만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전쟁터같은 의료현장에 있는 의료진과 병원관계자들은 지쳐가고 있다"며 "이들에게 국민들이 지지를 보내 버텨나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당장 메르스를 막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것은 공공의료시스템 갖춰야 한다는 것"이라며 "한 지역에 공립병원이 하나라도 있었다면 이렇게까지 사태가 확산되는 일은 없었다. 정부는 의료를 산업으로 보고 영리화하는 정책을 그만하고 공공의료에 더 많은 투자를 해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청희 의협 부회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 안전이다. 국민안전 차원에서는 부족한 대응보다 과잉한 대응이 나을 수 있다"며 "그런 부분에서 의료계는 모든 협조를 다해 제3차 감염 확산과 지역사회 감염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 정부도 국민의 신뢰 잃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보다 적극적 대응자세와 보다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이번 사태가 끝났을 때는 잘못된 부분은 명명백백 돌아보고 개선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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