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염되는 것은 안무섭다. 다만 환자가..."
"내가 감염되는 것은 안무섭다. 다만 환자가..."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5.06.0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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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메르스 상담 자원자 모집에 의사 백여명 운집
추무진 회장 "감염 위험 무릅쓴 전국 의사들께 감사"
 ▲경기도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정부의 메르스 대응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현충일인 6일 오전 8시 서울 이촌동 대한의사협회 회관. 공휴일 이른 시간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의사들로 3층 대회의실에 가득 찼다. 이들은 의협이 추진 중인 대국민 메르스 핫라인 상담전화 요원으로 자원하고 나선 100여명의 의사 회원들.

상담요원 긴급 모집 공고가 불과 하루 전에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교육장을 가득 메운 의사들은 긴장되지만 담담한 모습으로 교육에 임했다.

이재갑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산하 신종감염병 TFT 위원장으로부터 메르스 현황 및 대응 방향, 일선 의료기관의 상담 요령 등을 진지하게 경청한 의사들은 질의응답 시간이 되자 앞다퉈 일선 현장의 어려움을 쏟아 냈다.

수원의 A원장은 "일선 의원에는 감기 환자들이 많이 내원하는데, 그들 중에 메르스 감염 환자가 포함돼 있는지 전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또 "현재 나온 의료기관 감염방지 지침들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지킬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현실에 맞는 지침을 내려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선 의사들에게는 정확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경기도 B원장은 "환자를 진료하다 자신이 병에 걸릴까봐 두려워하는 의사는 한 명도 없다. 내가 메르스에 감염되는건 아무래도 괜찮은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돼 다른 환자에게 전파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이 무서운 것"이라고 말했다.

 ▲6일 의협 회관에는 '대국민 메르스 핫라인 상담전화' 요원에 자원한 의사들 100여명이 모였다. 

특히 "우리 병원에 내원한 환자가 메르스 감염 우려 범위에 속하는지 아닌지 의사는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적절한 대응이 가능하고 2차, 3차 감염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1호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평택성모병원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평택시에서 개원 중인 C 원장은 "병원내 여기저기 메르스 바이러스가 들러붙어있다는 식으로 발표해 시민들을 두려워하게 만들었다. 역학조사 결과 발표가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상상을 못하는 것 같다. 한 언론은 '폐허가 된 평택'이란 표현을 썼더라"고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D병원에 근무하는 의사도 "열흘 전에 나왔어야 할 보건당국 역학조사 결과가 2∼3주 지나서야 나왔다. 에어컨에서 메르스 바이러스를 검출됐다 어쨌다 하는데 기가차더라"라며 "정부의 정보공개가 정말 문제다. 의협이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사는 "입원한 환자 중에 메르스 감염 사실을 확인하자마자 응급실을 폐쇄하고 질병관리본부에 연락했으나 연결돼지 않았다. 정부로 부터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채 병원 스스로 대응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메르스 사태 발발 이후 거의 매일 밤을 지새우고 있다는 이재갑 의협 신종감염병 TFT 위원장은 수척한 모습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위원장은 "메르스 사태 초기에 일선 의사들이 대응메뉴을 제공 받지 못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 시스템이 아직은 갈길 멀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의를 경청하고 있는 의협 회원들.

그는 또 "첫번째 환자 발생 때부터 최소한 의료진들에게는 정보를 공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료진이 감염에 노출되면 안심하고 진료에 임할 수가 없게되고, 그렇게 되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놓치게 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아직까지 메르스가 지역사회로 광범위하게 퍼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산발적인 전파는 있을 수 있지만 신종플루 때처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원들과 끝까지 자리를 함께 한 추무진 의협회장은 일선 의사 회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진료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전국 의사회원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일선에 지키는 사람은 바로 우리 의사들이라는 사실을 이번 사태를 통해 새삼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메르스 관련 정보의 의료인 공유 필요성을 강조했다. 추 회장은 "메르스 관련 정보의 비공개로 인해 의료인·국민이 선의의 피해를 입는 일이 발생해선 안된다는 것이 협회의 강력한 입장"이라며 "의료인에게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 것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피해를 입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한 재정적 지원 방안을 정치권에 요구했다. 이번 사태가 수습되면 보건소 기능, 의료전달체계 등 이번 사태를 통해 노출된 문제점에 대한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이날 교육을 이수한 의사 회원들을 중심으로 9일 오전 9시부터 '자택격리자와 가족을 위한 의협 메르스 상담센터'를 운영한다(서울지역 전용번호 ☎1833-8855 ※경기‧인천지역은 추후 공지 예정). 

 ▲이재갑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산하 신종감염병 TFT 위원장

 ▲김숙희 서울특별시의사회장
 
 ▲이날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정부가 메르스 관련 정보를 의료인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메르스 환자 1호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시의 한 원장도 이날 교육에 참가했다. 그는 현재 평택시의사회장을 맡고 있다.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강의를 경청하는 회원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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