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80시간 규정 무색..."전공의특별법 절실"
주당 80시간 규정 무색..."전공의특별법 절실"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4 19: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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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조사 응답자 52.9% 주 80시간 초과 근무
대전협 "강제성 없는 수련평가기구...의미 없다"

▲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진행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방안 모색 토론회
지난해 7월 정부는 대통령령으로 전공의 주당 최대 수련시간 80시간 제한을 포함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규정을 개정해 시행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 절반이 넘는 전공의들이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고 흉부외과·산부인과 등 일부 과에서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수련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4일 의협회관에서 열린 '전공의 수련·근무환경 실태와 개선방안 모색' 포럼에서 올해 3월 전공의 1793명을 대상으로 수련환경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 시행된 '전문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 후 규정 준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2.9%가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조사에서 52.2%로 집계된 것과 비교했을때 소폭 상승했다. 또한 전체 25개 과 중 주당 80시간을 초과해 수련한 과가 지난해 13개에서 올해에는 14개로 늘어났다. 개정된 규정이 무색한 결과다.

초과한 14개 과의 주당 평균 수련시간은 100시간에 육박했다. 특히 신경외과와 흉부외과는 131시간으로 조사돼 여전히 외과계열에서 그 심각성이 드러났다. 휴일없이 일한다 해도 하루에 19시간가량을 업무에 치중해야 한다. 주 5일만 근무한다고 치면 하루 수련시간이 26시간이 넘어 계산 자체가 이뤄지지 않는다.

 ▲ 의료정책연구소 2015년 3월 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조사 결과
흉부외과·산부인과·비뇨기과·신경과·내과·재활의학과 등 6개 과는 지난해 조사에서보다 평균 수련시간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재활의학과의 경우 지난해 주당 79시간으로 조사됐지만 올해는 81시간으로 늘어나 14개 과에 포함됐다.

최대 연속 수련 시간 또한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통령령으로 정한 36시간을 비웃듯 76.9%의 응답자가 연속수련시간 36시간을 초과해 일하고 있었다. 24.9%는 144시간 넘도록 연속 수련했다고 응답했다. 6일을 쉬지 않고 일한 것이다.

또한 공식당직표와 실제 당직 일정이 일치하는 지 묻는 설문에 49.4%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불일치 응답의 대부인 89.7%가 병원 측이 지시에 따라 허위당직표 작성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당직표를 작성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2.9%로 나타났다.

그외 기타 조사 항목에서도 여전히 연차가 낮을수록 수련시간이나 당직일수는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고 휴일·휴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규정 개정 이후에도 개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제성 없는 규정의 결과...전공의특별법 반드시 필요"

▲ 김이준 대전협 정책부회장

의료정책연구소 발표에 이어 연자로 나선 김이준 대한전공의협의회 정책부회장은 추진 중인 전공의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전공의특별법의 핵심은 독립된 전공의 수련환경 평가기구 설립"이라며 "현재 신임평가센터는 사용자단체인 대한병원협회에서 운영한다. 사실상 평가기구가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법적인 강제성 없이 수련평가기구가 설립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수련병원 신임평가 권한은 권력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율적으로 시행한 결과가 앞서 발표된 의료정책연구소의 조사로 나타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전협은 전공의특별법에 대한 슬로건을 '환자에게 안전을, 전공의에게 인권을,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를'으로 정했다"며 "실제로 피곤한 전공의로 인해 발생하는 의료사고, 과로로 인한 전공의 사망사고, 전공의 인권침해 사건 등은 언론 보도를 통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한민국 의료가 올바른 길로 가기 위해서는 전공의특별법 제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전공의특별법에 대해 내부 문제 법안을 제정해 해결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며 "하지만 이는 땅에 떨어진 의권을 회복하기 위해 의료계 내부에서부터 시작하는 의권회복의 첫 단추다. 전공의 수련환경의 개선부터 실마리를 찾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당 80시간 규정, 좀 더 지켜봐야"

이에 백민우 대한병원협회 감사(가톨릭대학교부천성모병원장)은 "현재 전공의 수련환경이 열악하고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은 두말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그러나 병원들이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특별법을 통해 평가기구를 독립시키고 처벌 규정을 넣는 것에는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7월부터 시행한 주당 80시간 규정은 시행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미국의 경우에도 수련시간 제한이 자리 잡는 데 몇년이 걸렸다"며 "대체인력 등 수련시간 제한에 앞서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산적하다. 문제의 근본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 병협도 이번 7월부터 엄격히 조사할 것을 약속했다. 병원이 수련환경 개선을 하기 싫어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여건의 문제"이라고 주장했다.

이수곤 대한의학회 부회장은 "의학회 전체를 대표한 의견은 아니"라며 다소 중립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수련시간을 감축해야 하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주당 80시간 제도가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또다시 특별법을 통해 추진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립된 수련평가기구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동의한다. 의학회도 수련평가기구 설립을 위한 연구와 정책개발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의학회는 수련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호스피탈리스트 등 새로운 제도에 대한 연구도 수행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전공의 수련·근무환경 실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정토론에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김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사무총장·김영창 의평원 전문역량평가단장·조중현 의대협 회장 등 의료계의 다양한 입장을 가진 토론자가 참여해 열띤 논의를 진행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문제는 힘들고 어렵지만 내부에서 서로 합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에서 해결하지 못해 제3의 힘에 의해 휘둘리는 경우를 의료계는 많이 겪어 왔다"며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좋은 제안이 나와 긍정적인 결과로 도출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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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이 2015-06-05 07:32:01
주5일 80시간이면 하루에 16시간을 근무한다는 것인데...근로기준법이 아니더라도 상식적으로 근로자고 사람인데, 개인의 행복권이나 최소한 인권이란 것은 있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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