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2:28 (금)
"메르스 사태...대한민국 감염관리 민낯"
"메르스 사태...대한민국 감염관리 민낯"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4 14:35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건의료노조, 성명서 통해 정부 감염대처 비난
"정부, 감염 정보 투명히 공개하고 방역 나서야"

메르스 확진 환자가 4일 기준 5명이 추가돼 모두 35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의료 노동자들의 모임인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정부의 감염병에 대한 대처를 비난하고 나섰다.

보건의료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메르스 감염 의심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 어디까지 확산될 지 모른다"며 "자칫하다가는 통제 불능의 의료대란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현재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는 부끄러운 대한민국 감염관리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메르스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보건의료노조는 "메르스 감염사태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와 진료병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관리함으로써 방역망을 구축하는 것이 급선무임에도 정부는 은폐와 정보통제로 일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의 이 같은 통제 가운데서 '그 병원에 절대 가지말라'는 내용과 함께 메르스환자가 입원했다는 병원 명단이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고 있고, 그 명단에 오른 병원에는 환자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며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국가지정병원에서 조차 사실이 알려지면 환자수가 줄어들까봐 함구령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은폐와 정보통제로 의혹과 불신을 키을 것이 아니라 메르스환자를 치료하는 국가지정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국가지정 격리치료를 진행하는 동안 환자감소에 따른 의료기관의 경영손실에 대해 정부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역감염까지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병원 내 감염도 의료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에서 감염된 34명을 보면 환자가 12명, 보호자가 10명, 방문객이 8명, 의료진이 5명이다. 환자와 보호자·방문객·의료진까지 병원내 감염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병실구조가 좁은 병실에 여러 개의 병상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감염 위험이 높은 점 ▲보호자 없는 병원이 제도화되지 못해 가족간병이 광범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 ▲보호자나 방문객이 병원 내 감염으로부터 무차별적으로 노출되어 있는 점 등이 이 같은 상황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의료 인프라의 개선 필요성도 언급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고위험군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국가지정병원은 17개, 공기전염을 막을 수 있는 음압격리병상은 105개에 불과하다"며 "메르스 관련 격리자가 1400명에 이르고 감염의심자가 400여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메르스 감염을 예방하고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병원들은 메르스 의심환자를 수용할 시설과 장비가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고 메르스 의심환자들을 치료할 의료진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감염관리에 대한 충분한 정책적 방향성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