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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유언비어 지목된 의료기관들 직격탄

메르스 유언비어 지목된 의료기관들 직격탄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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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 성심중앙병원, 허위사실 유포로 환자 90% 감소
병원들 법적 대응 "근거없는 공포 확산 국가적 손실"

▲ 메르스 괴담으로 직격탄을 맞은 안중 성심중앙병원이 "메르스와 전혀 관계없는 병원으로서 안심하고 진료를 볼 수 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괴담 유포로 인해 피해를 보는 병원이 속출하고 있다.

"OO병원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했다. 가지 마라."

"△△병원 메르스 사망자 발생. 사망률이 40%가 넘고, 공기로도 감염된다."

"▲▲병원은 집중치료실을 폐쇄했다. 근처에 가기 겁난다."

SNS를 통해 '메르스 괴담'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구체적인 병원명이 거론된 병원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적이 없음에도 SNS를 통해 병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환자들이 발길을 끊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3일 경기도 안중에 있는 성심중앙병원 관계자는 본지에 연락해 "메르스 환자를 진료한 사실이 없음에도 인터넷 카페·밴드·블로그를 통해 환자를 진료했다는 허위사실이 유포되면서 외래 환자가 발길을 끊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병원은 환자가 거쳐가지도 않았고, 격리병실도 없다. 하지만 지역카페나 밴드에서는 이미 일주일전부터 유언비어가 돌아 너무 피해가 크다"며 "사정을 잘 아는 입원환자들은 동요하지 않고 진료를 받고 있지만, 이를 모른 채 SNS에 오른 잘못된 정보를 본 환자들이 진료를 외면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성심중앙병원은 하루 평균 약 200여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해 왔으나 인터넷과 SNS를 통해 괴담이 퍼진 이후 하루 내원 환자가 20여명으로 줄었다. 90%에 달하는 환자가 감소한 것이다. 

경기도 고양시의 A병원도 "메르스 사망자가 나왔다"는 허위사실이 SNS를 통해 유포되면서 외래환자 진료가 절반으로 줄었다.

급기야 경기도 고양시청이 보도자료를 통해 "고양시 관내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괴담 여파를 잠재우기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겸 홍보이사는 "근거없는 공포감을 확산시켜 적절히 치료받아야 할 환자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것은 환자 개인은 물론 사회적·국가적 손실"이라며 "카더라 식의 잘못된 유언비어에 흔들리지 말고, 의료의 전문가인 의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신 대변인은 "현재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병원은 그만큼 감염관리를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에 가면 감염된다는 식의 잘못된 정보가 괴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메르스에 무슨 약이나 건강식품이 좋다거나 뭘 바르면 된다는 식의 근거없는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면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고, 기침 예절과 개인위생을 지키는 것이 감염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스 괴담으로 피해를 입은 병원들은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은 SNS를 통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데 대해 법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 명단이라며 위험하지 가지 말라는 잘못된 정보와 괴담이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는 물론 SNS를 통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부천성모병원 관계자는 "최근 SNS를 통해 '부천성모병원에서 메르스 확진자가 2명 나왔다. 이와 관련하여 부천시장이 언론발표 예정이다'라는 내용의 글이 SNS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유포되면서 환자와 내원객들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등 불안감에 떨고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자 대상으로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부천성모병원은 "지금까지 메르스와 관련된 어떠한 의심환자도 내원하지 않았고, 부천지역 어느 병원에서도 메르스 의심환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위사실 유포로 피해를 입은 성심중앙병원 관계자는 "카페나 블로그 개설자에게 사실이 아니니 자제해 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지만 '돈 받고 알바하고 있냐'며 무시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스 감염병 환자를 진료한 의료기관과 격리 조치된 환자 및 의심자들에게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하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3일 정부가 피해를 보상토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3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의료기관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현행법에는 의사의 신고 또는 감염병 환자 진료에 따른 의료기관 피해보상 규정이 없기 때문에 적극적인 진료 유도가 어려워 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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