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위한 바른 소리, 의료를 위한 곧은 소리
updated. 2024-03-29 15:21 (금)
환자 세포로 '내 몸에 딱 맞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환자 세포로 '내 몸에 딱 맞는 치료제' 개발 가능성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5.06.03 16:37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온에서 5분 이내 환자 세포시트 수확 가능...자가 조직 치료 기대
연세대·연세의대 교수팀, 만능조직 대체물 만들 기술 세계 최초 개발

김은경 교수
사람의 조직으로부터 나온 세포를 온전한 세포 덩어리(세포시트:세포를 시트 상에서 배양한 세포 가공품)로 얻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체온에서 단시간에 세포시트를 얻는 기술은 세계 최초이며, 질병 치료에 자신의 세포를 활용하는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

김은경 연세대 교수(화공생명공학과)가 주도하고 김현옥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그리고 세브란스병원 김재동·허준석 연구원, 박태훈·박치현 박사과정생이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선도연구센터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응용화학 분야의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지 5월 11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세포란 사람의 장기나 조직을 구성하는 기본요소로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가장 근본적인 물질이다.

그러나 우리 몸에 있는 세포는 너무나 작아서, 의료진이 치료물질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세포를 직접 다룰 수 있게 눈에 보이는 크기의 시트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온도에 민감한 특수 고분자 위에 세포 덩어리를 키운 뒤, 20도 이하로 온도를 낮춰 고분자가 온도에 반응해 세포를 떨어뜨리는 형태로 세포시트를 얻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온도를 20도씨로 낮추어야 하며, 만드는 과정에 1시간 이상이 소요되는 제약이 있어 상용화가 어려웠다.

김 교수 연구팀은 고분자와 콜라겐(세포와 세포의 사이를 채워 조직을 지탱하는 단백질)이 열에 반응하는 현상을 활용해 37도의 체온에서 단 5분 만에 지름 1cm 이상의 세포 시트를 얻는 데에 성공했다.

연구팀은 먼저 전도성 고분자와 콜라겐을 바닥에 깔고 세포를 배양했다. 그리고 37도의 체온에서 근적외선을 쪼이자, 실타래와 같이 얽혀있던 콜라겐 구조가 열에 의해 풀리면서 콜라겐이 녹아 액체가 되어 흘러나왔다. 이 과정에서 배양된 세포 덩어리만 빠르고 온전하게 떨어져 나오는 결과를 얻었다.

이 성과를 활용하면, 세포 배양 용기의 크기와 근적외선을 쪼이는 범위에 따라 세포시트를 원하는 형태로 얻을 수 있어, 환자의 손상된 조직에 딱 맞는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김은경 교수는 "대표적인 조직 대체물로서 사체나 동물로부터 적출한 장기는 이식에서 가장 주요한 자원이지만, 기증되는 장기의 수가 매년 부족하고 또한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 받더라도 면역 거부반응을 초래할 수 있어 자가세포 추출 및 이식에 대한 연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는 치료 효과가 있는 안전한 광원인 근적외선을 생체친화적인 전도성 고분자 소재와 접목시켜 살아있는 세포시트를 얻어낸 첫 사례"라며 "이 성과를 응용한 치료제 개발이 기대된다"고 연구 의의를 말했다.

김 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광열기반 인간세포시트 이식재의 개발을 통해 자가세포를 이용하므로 기존 이식재의 공급부족을 원활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나아가서는 다양한 장기로 성장 가능한 자가줄기 세포시트를 통해 피부·근육·치아·관절·골·안구 등 적재적소에 활용 가능한 만능조직 대체물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