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막구균센터, 주의 당부...0~1세 영아 비율 전체의 17%
"치명적 후유증 남기는 질환"...소아·영유아 등 예방접종 권고
최근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한국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센터장 이정준)가 소아 및 영유아 등 고위험군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수막구균 감염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에는 단체생활이 많은 소아청소년 및 대학생, 유학생 등도 포함된다. .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막이 수막구균에 감염되는 세균성 뇌수막염의 일종이다. 주로 컵이나 식기를 나눠 쓰거나, 기침, 재채기, 키스 등의 밀접한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
빠른 진행에 비해 고열이나 두통 등 감기와 유사한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의료진조차 조기진단 및 치료가 어려운 것이 특징이며, 제때 치료하더라도 10명 중 1명은 사망하고, 5명 중 1명은 뇌손상, 사지절단, 피부괴사 등의 영구적이고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된다.
질병관리본부 감염병 감시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경기도 지역 15세 남학생에 이어 최근 강원지역으로 보고된 20세 남성까지 올해 들어서만 3명, 지난 7개월간 5명의 수막구균 뇌수막염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01년~2015년 수막구균 뇌수막염의 연령별 발병건수를 살펴보면 10세 미만의 소아 및 영유아의 비율이 전체 환자의 약 31%를 차지했으며, 0~1세의 영아 비율도 17%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면역력이 약한 소아 및 영유아에 대한 예방접종 등 사전 예방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 유병욱 순천향대학교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면역력이 약한 6개월 이하 영유아기에 가장 많이 발병하고, 청소년기 및 19세 전후로 다시 한번 발병률 최고치에 달한다"며 "일단 발병하면 1일 이내 사망하거나 사지절단, 뇌손상 등의 치명적인 후유증을 피하기 힘든 무서운 질환인 만큼 사전 예방조치가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 교수는 이어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보체결핍, 비장 절제 또는 기능 저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히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도 예고없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실제로 지난 1월 발병한 15세 학생 역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학생이었기 때문에 누구도 예외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을 제3군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하고, 지속적으로 감염환자 발생을 감시하고 있다. 의료진이나 학교장 등은 기관 내 수막구균 감염환자 발생 즉시 질병관리본부에 신고해야 하며, 만약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벌된다.
이정준 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장은 "수막구균 뇌수막염은 미국, 유럽 등에서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예방백신접종을 의무화할 정도로 예방에 힘쓰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도 흔한 질병이 아니라는 이유로 예방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라면서 "하지만 최근 메르스의 경우에서 보듯 국내에서 흔하지 않다는 이유로 예방 및 관리를 소홀히 했다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수막구균은 메르스와 달리 백신으로 충분히 예방 가능한 질환인 만큼 수막구균 질환과 예방에 대한 인식을 꾸준히 개선해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수막구균성뇌수막염센터가 권고하는 수막구균 감염 예방을 위한 수칙으로는 ▲수막구균성 뇌수막염 예방백신 접종하기 ▲식기나 컵 등을 돌려쓰지 않기 ▲손 씻기 ▲양치질 등 개인위생 철저히 하기 ▲40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구토·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 방문하기 등이다. 수막구균 예방접종은 일반 병의원에서 생후 2개월부터 만 55세까지 접종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