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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나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하나마나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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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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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최근 지난해 9월부터 실시한 원격의료시범사업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중간평가라고는 하나 한마디로 '하나마나' 한 평가결과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한 환자들의 만족도 77%를 앞세워, 만성질환 관리에 유효하다고 자족하는 모양인데 의료계 뿐 아니라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복지부의 자화자찬식 평가결과에 실소를 금치못하고 있다.

복지부가 이번에 발표한 분석결과는 고혈압이나 당뇨 등 지병이 있는 환자들로 이미 대면진료를 하고 있는 가운데 원격의료를 통한 상담관리를 추가로 제공받는 방식이다. 전체 대상 환자 845명 가운데 대부분은 원격모니터링이었으며, 복지부도 인정했듯이 원격진료는 88건에 불과했다.

다시 말해 그동안 진료실를 찾아가 대면진료만 하던 환자들이 공짜로 원격모니터링서비스를 추가로 받은 것이다. 여기에 기계조작과 교육을 도와주는 코디네이터까지 동원돼 의료서비스를 받았으니 불만을 토로할 환자가 있을 턱이 없다.

더욱이 설문조사 두 개 가운데 보건산업진흥원 평가에서는 855명의 대상자 중 648명의 설문조사 결과만 분석에 활용했고, 가톨릭대가 주관한 시범사업에서는 170명의 대상자 중 107명의 설문조사 결과만이 분석에 활용했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적 배제가 아니었나 의구심이 든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평가결과에 당초 시범사업 세부과제로 포함됐던 기술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평가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는 점이다.

복지부는 의협을 비롯한 보건의료계의 문제 제기가 있자 2차 시범사업에서 검증하겠다고 변명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검증 포인트를 빼놓은 것은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빌미로 원격의료 입법을 밀어붙이려는 속내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그나마 복약순응도가 향상된 것으로 나왔지만 이 역시도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조사됐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어떤 시범사업이든 비용-효과 분석이 따라야 하는데 전통적인 대면진료나 방문진료서비스와 비교한 데이터도 없다.

이처럼 시범사업 평가라기 보다 참여 환자들의 '주관적' 만족도 조사에 불과하다 보니 '대학생 리포트 수준'이라는 원색적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에서도 시범사업결과를 못마땅해 하고 있다. 야당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폄훼하고 있으며, 여당은 드러내 놓고 비판을 할 처지는 아니지만 난감해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비판에 대해 복지부는 2단계 원격의료 시범사업 확대를 통해 충분한 서비스 기관과 환자의 건강지표 변화 등에 대해 심층적인 분석을 실시해 올 하반기 종합적인 평가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미 윗 선의 눈치만 보며 갈 길을 정해 놓은 상태에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눈에 들어올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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