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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행 사건..."구조적 폭력 해결해야"

전공의 폭행 사건..."구조적 폭력 해결해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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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전공의 폭행으로 후배 중상...대전협 입장 발표
강압적 분위기 해소 위한 근본적 수련환경 개선 촉구

13일 서울 모 대학병원에서 선배 전공의가 후배 전공의를 때려 비장이 파열된 사건이 발생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4년차 전공의가 1년차 전공의에게 환자 진료에 관한 질책을 하면서 1년차 전공의의 배를 걷어찼고 충격으로 비장막이 손상됐다.

이에 대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자 생명을 살리는 병원 내에서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이 문제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할 수 없다"며 "주당 100시간이라는 살인적인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강압적인 분위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현 전공의 수련환경이 잘못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공의 근무환경 및 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수련과정 중 언어폭력을 당한 경우가 65.8%, 신체적 폭행을 당한 경우가 22%로 집계됐다.

대전협은 "폭행 사건 중 교수나 선임 전공의에 의한 폭행은 주당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업무강도가 높은 과에서 주로 발생한다"며 "특히 사건이 발생한 정형외과는 유독 업무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전협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올해 진행한 조사에서 정형외과 1년차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134시간, 전 연차 평균은 112시간에 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공의 한 사람이라도 제대로 일을 하지 않으면 병원 업무가 마비되는 구조"라며 "의국 내 분위기는 전시 상황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병원의 한 전공의는 "수술방에서 아랫년차 전공의들이 졸면 발로 한 번 가볍게 차서 깨우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런데도 도저히 정신을 못 차린다거나 졸음 때문에 의료 사고에 근접한 실수를 하게 되면 점점 더 심하게 때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폭행한 전공의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막상 자신이나 자기 가족이 피로에 찌든 전공의들에게 수술을 받는다면 때려서라도 깨우고 싶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송명제 대전협 회장은 "의사 사회내의 가장 약자에 위치한 전공의들에게 업무량이 편중되는 구조적 폭력이 그 원인"이라며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를 수련시켜야 하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병원 운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전공의에게 인간의 한계까지 업무를 부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언론에 노출된 가해자 개인만 처벌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아니다. 물리적 폭력을 유발하는 구조적 폭력을 해결해야 한다"며 "현재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환경평가기구 개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공의의 수련 및 근로기준에 대한 법안'의 입법이 추진 중이다. 환자의 안전과 전공의의 인권, 그리고 올바른 의료 환경 수립을 위해서는 전공의들의 근무수련환경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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