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춘모 개인전, 리안갤러리 서울서 6월 20일까지
서울 종로 자하문로에 위치한 리안갤러리 서울에서 다음달 6월 20일까지 간결한 직선의 반복과 동양적 자연색의 조합으로 독자적인 미니멀한 회화 세계를 구축해온 남춘모 작가의 개인전을 열고 있다. 남 작가는 입체적 선들의 끊임없는 반복을 통해 전통 회화의 평면성을 배제하고, 표면의 살아있는 구조와 깊이감을 추구하며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넘어선 조각적 회화를 추구하고 있는 작가로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 특유의 미니멀한 회화와 더불어 드로잉과 설치작품 등 다양한 신작을 선보인다.
'선'은 작가가 강조해왔던 '드로잉 선들이 공간 속으로 진화하는 방법'과 '한 공간을 통해 예술의 무의식에 도달하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게 하는 기본….
단일한 평면 위로 구축된 선들의 구성은 또 다른 공간을 창출해내며 캔버스 외부로 확장되는 무한한 시각적 신비로움 발산한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회화 'Beam'시리즈는 선의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토대로 구성된 조각적 회화 세계의 의미를 투영한다.
Beam은 건축용 내장 철골을 뜻하며 이는 선의 구조적 특징이 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본질과 닮았다고 작가는 바라본다. 이러한 선은 평면 위에 단순히 '그려진' 것이 아닌, 합성수지·직물·폴리코트 등을 발라 굳혀 만든 입체적 'ㄷ'자로 구축된 3차원의 공간으로 존재한다. 캔버스의 표면을 가로지르며 세워진 무수히 뻗은 직선의 절제된 반복, 혹은 다양한 선들이 그 길이와 맞물리는 방향을 달리하며 표면의 변주를 이끄는 입체적 공간은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단색의 강렬함은 선들 사이 공간으로 스며든 빛이 만들어낸 그림자와의 조화를 통해 시시각각 변화하는 리듬감을 보여준다.
작가는 선 뿐만 아니라 점 드로잉과 설치작업을 함께 보여준다. 'Beam'에서 볼 수 있는 선들의 나열처럼 점 또한 반복으로 이뤄진 조형적 구성을 가진다. 작가는 종이 위에 연필로 간결하고 치밀한 선을 긋고 목탄으로 점을 빼곡히 채워나간다. 이러한 작업과정은 인공적 재료로 'ㄷ'자를 만들고 노동집약적으로 캔버스에 끊임없이 붙여나간 반복성과 그 과정에 발생한 작가의 수행적 태도를 함께 보여준다. 결국 작품이 공유하는 미니멀한 조형언어는 그 이면에 숨겨진 장인같은 작가의 섬세한 노동과정에서 탄생된 것임을 알수 있다.
새로운 것, 충격적인 것을 기대하고 선호하는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 남춘모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들이 담담하게 보여지는 이유는 미니멀한 작품속에 보여지는 작업의 그 섬세함과 색채의 강직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남춘모는 1961년 경북 영양에서 출생했으며, 1982년부터했1988년까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졸업했다. 2010년 제10회 하종현미술상 작가상과 2012년 금복문화상을 수상했으며, 최근 홀리 헌트(런던), IBU 갤러리(파리), 금호미술관 개인전 외에도 독일 갤러리 우베 삭소프스키(하이델베르그), 갤러리 F5(베이징), 아뜰리에 24(겔트긴더) 등 다양한 곳에서 전시를 선보였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한국의 단색화', 세종문화회관의 '리듬, 조형, 교감: 스펙트럼전'(2009), 서울시립미술관 '한국평면회화의 어제와 오늘'(2004), 독일 라인란드 팔쯔주 국회의사당에서 '비치가이오 & 남춘모'(2004) 등 다양한 그룹전에 참여했다. 한편, 작가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금호미술관·부산시립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리움 삼성미술관·스웨덴 한국대사관·독일 교트뮤직 등 국내외 유명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현재 작가는 대구와 독일 쾰른을 오가며 작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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