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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특별법, 최우선 전제는 평가기구 독립"

"전공의 특별법, 최우선 전제는 평가기구 독립"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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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 전 의협 대변인, 장문의 글 통해 독립 평가기구 설립 지지

▲ 김주경 전 의협 대변인 겸 공보이사
의료 정상화를 위해 독립된 수련환경 평가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는 데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대전협 사무총장을 역임한 바 있는 김주경 전 의협 대변인 겸 공보이사가 작성한 글이 눈길을 끈다.

대전협은 11일 김 전 대변인의 글을 공개하며 독립된 수련환경 평가기구 설립을 재차 강조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전공의 특별법에 담긴 모든 항목들이 다 중요하다. 그중 가장 우선적으로 전제 돼야 할 것은 수련평가기구의 독립"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공의 수련이 의술과 의학의 발전 등 비전이 아닌 병원의 영리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련신임업무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절실하다"며 "수련병원은 의술과 의학의 발전과 전공의에 대한 적절한 교육의 기회 제공의 장으로서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명제 대전협 회장은 "전공의 특별법의 핵심인 독립된 수련환경평가기구에 대해 많은 의사 선배들이 공감과 지지를 표하고 있다"며 "전공의를 했던 분이라면 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하는 부분인 만큼 독립된 수련환경평가기구는 이제 미룰 수 없는 사항이다. 대전협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련환경평가기구 독립의 필요성을 주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하 김주경 전 대변인의 독립된 수련환경 평가기구 설립 지지 글 전문.

수련 평가기구 독립에 대한 담론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전공의 특별법’ 제정을 위해 국회로, 의사단체로, 또는 지역으로 다니면서 동분서주 하고 있습니다.

대전협이 만들려고 하는 특별법의 초안을 살펴보았을 때, 제가 판단하기에 전공의 근무시간, 전공의 수련 비용의 정부부담, 그리고 전공의수련 환경평가기구 독립적 설치 운영이 주 내용입니다.

대전협 임원으로 오랫동안 생활해온 제 생각으로는 세 가지 항목 모두가 중요하고 꼭 해결되어야 할 것들이지만, 이들 중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전제 되어야 할 것은 수련평가기구의 독립입니다.

그 이유는 대전협이 전공의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불합리한 전공의 처우가 발생하지 않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만약 그렇지 않은 수련 병원이 있다면, 적절한 처벌과 개선을 강제 할 수 있어야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대전협은 수련신임업무를 독립기구로 이전하자는 주장을 7기때부터 해오고 있었습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련신임업무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절실하다는 생각은 그만큼 오랜 숙원 사업이었던 것입니다.

수련신임업무가 독립되어야 하는 이유는 너무 많지만, 수련을 통해 배출되는 우리나라의 전문의들이 더욱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고, 의학의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측면이 가장 주된 이유가 될 것입니다.

수련병원은 비영리 목적의 사회공헌사업, 의술과 의학의 발전에 대한 공헌이라는 고전적 목표가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제는 그런 목표는 사라지고, 영리적 목적을 위한 사업들로 가득하며, 수련 받는 전공의들은 그 목적의 수단으로 이용되어지고 있는 것이 오래되었습니다.

이런 수련환경이 낳은 병폐는 곧바로 전공의 수련의 질의 저하와 전공의들의 값싼 의료인력화라는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정치인들의 무분별한 공약의 남발과 각 재계의 로비로 인한 결과 많은 의과대학이 원칙 없이 세워짐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련병원도 없는 경우와 지도교수 조차도 부족한 환경들 또한 만들어졌습니다.

비단 대학병원뿐만 아니라, 중소 수련병원에도 수련을 중심으로 하기보다는 응급실 대체 진료, 수술실 보조 등을 위한 수단으로 전공의들을 이용하는 것이 아직도 빈번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많은 의학지식들이 포탈과 사이트들을 통해 정확한 설명 없이 오직 활자로만 전파되어 환자들의 진료간섭이 늘어나고, 의료전달체계가 병원영리화 앞에 무너지면서, 수련병원들은 환자들의 니즈에만 천착함으로 인해, 수련병원 본래의미는 퇴색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즉, 수련병원은 전공의들에게 술기 전수의 소극화를 대응방안으로 내놓고 있는 현실이며, 전공의들은 진료도우미, 또는 값싼 당직의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의 파행은 결국 전공의가 전문의가 되어도, 술기를 배우기 위해 자연스럽게 병원에 남아서, 전임의라는 이름으로 값싸게 노동력을 제공하도록 유도되어지고 있는 것이 수련병원의 현실입니다.

이런 문제점들을 시정하고 전공의 수련의 정상화와 수련환경의 개선을 위해 병원협회라는 사용자 단체가 사용자 본인들을 감사하고, 시정조치를 내리는 현 제도의 문제점을 고치지 않고서는 전공의 수련제도의 파행은 앞으로도 더욱 파행으로 나갈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것입니다.

최근 수련병원에서, 2014년 만들어진 주 80시간 수련규칙에 따라, 근무시간 장부를 적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수련 병원에서 실제와 다르게 80시간으로 맞춰서 전공의들이 허위로 제출하게 종용하였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근무여건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만들어지고, 운영은 되고 있으나, 정작 그 실행은 여전히 병원의 이익에 맞추어 짜맞추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이런 문제들을 제재하고 감독하여야 할 기관이 그것을 짜맞추도록 강제하는 병원들의 연합체라는 것은 본인이 본인을 감시하는 것에 다름 아니며, 전공의의 수련이 개혁적 방향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수련병원은 고전적 목표의 회복을 우선으로 해야 합니다. 의술과 의학의 발전과 전공의에 대한 적절한 교육의 기회 제공의 장으로서 기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 목표를 회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련병원에 대한 감시와 평가 그리고 시스템의 완성입니다. 즉, 그 병원을 운영하는 단체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그 목표의 수행을 평가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고, 이 기관을 통해 제대로 된 수련병원을 장려하고, 기준에 못 미치는 곳을 제재하고 보수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의학의 발전을 도모하고, 한국 의료의 정상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좀 더 긍정적이고, 안정감 있는 의료를 국민에게 제공함으로 인해 국민과 의사들의 관계향상에 이바지하며, 국민건강에 의사들의 역할이 더욱 부각 될 것입니다.
 

김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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