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 전공의 100시간 이상 근무...직무스트레스 높아
부윤정 교수, 외과학술 대회서 밝혀..."일·개인 구별해야"
부윤정 고려의대 교수는 9일 열린 '대한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외과 전공의 수련 현황과 문제점을 발표했다.
부 교수가 최근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외과 의사의 직무스트레스 지수가 타 전문직 평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측정됐다. 이 중 외과 전공의들의 직무스트레스는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의 전공의가 10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었으며, 일주일에 6~7일 매일같이 당직을 선다고 답한 전공의도 17%나 됐다. 특히 평균담당 환자수가 많을 수록, 야간 당직이 잦을수록 직무스트레스 지수가 증가했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과거 수십년간 전공의들이 도제식 교육과 과의 명예·질서·상하관계라는 명목에 얽매인 폐쇄된 공간에서 잘못된 수련과정과 과도한 업무를 쉬쉬하며 묵묵히 참기만 한데서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희생적이고 과다한 업무가 바람직한 외과 의사상으로 잘못 인식됐다는 비판이다.
부 교수는 "희생적이었지만, 우리나라 외과 의사의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아무도 직업적 부담에 맞는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니 단지 사명감 만으로 큰 부담을 평생 떠안으려는 젊은 의사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헌신적인 자세와 병적인 과다 업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를 일으키게 되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외과의사 자신·동료 및 가족· 환자에게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부 교수는 "환자의 생사를 다루는 외과 의사에 있어서는 결국 의학적 판단·업무의 비효율성·동료 의료인 및 환자와의 소통 장애·의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공의를 위해 교수·의사를 고용한 병원·국가가 나서서 그 문제를 치유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전공의 수련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 교수는 "외과 의사가 가장 힘든 직업이기도 하지만 어떤 직업 보다도 보람을 가져다 주는 일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자부심과 자존감을 잃지 말고 외과 의사 전체가 일과 개인적인 삶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부터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