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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전공의 위기...관례와 헌신 구별해야"

"외과 전공의 위기...관례와 헌신 구별해야"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11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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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전공의 100시간 이상 근무...직무스트레스 높아
부윤정 교수, 외과학술 대회서 밝혀..."일·개인 구별해야"

▲ 외과학회는 5일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전공의 실태에 대해 논의했다.
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매해 미달사태를 보이고 있으며, 외과 전공의들의 직무스트레스가 타 전공의들보다 높게 나오는 등 외과의 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해 전공의에게 헌신적인 자세와 병적인 과다 업무를 주는 일종의 관례를 구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부윤정 고려의대 교수는 9일 열린 '대한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외과 전공의 수련 현황과 문제점을 발표했다.

부 교수가 최근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외과 의사의 직무스트레스 지수가 타 전문직 평균에 비해 유의하게 높게 측정됐다. 이 중 외과 전공의들의 직무스트레스는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60%의 전공의가 100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었으며, 일주일에 6~7일 매일같이 당직을 선다고 답한 전공의도 17%나 됐다. 특히 평균담당 환자수가 많을 수록, 야간 당직이 잦을수록 직무스트레스 지수가 증가했다.

이 같은 원인으로는 과거 수십년간 전공의들이 도제식 교육과 과의 명예·질서·상하관계라는 명목에 얽매인 폐쇄된 공간에서 잘못된 수련과정과 과도한 업무를 쉬쉬하며 묵묵히 참기만 한데서 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희생적이고 과다한 업무가 바람직한 외과 의사상으로 잘못 인식됐다는 비판이다.

부 교수는 "희생적이었지만, 우리나라 외과 의사의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아무도 직업적 부담에 맞는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러다 보니 단지 사명감 만으로 큰 부담을 평생 떠안으려는 젊은 의사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동안의 헌신적인 자세와 병적인 과다 업무를 구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구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결국 과도한 스트레스를 일으키게 되며, 그 폐해는 고스란히 외과의사 자신·동료 및 가족· 환자에게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부 교수는 "환자의 생사를 다루는 외과 의사에 있어서는 결국 의학적 판단·업무의 비효율성·동료 의료인 및 환자와의 소통 장애·의료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공의를 위해 교수·의사를 고용한 병원·국가가 나서서 그 문제를 치유하고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전공의 수련 실태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부 교수는 "외과 의사가 가장 힘든 직업이기도 하지만 어떤 직업 보다도 보람을 가져다 주는 일이기도 하다"며 "스스로 자부심과 자존감을 잃지 말고 외과 의사 전체가 일과 개인적인 삶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부터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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