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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의협 선발대 "바나나 하나로 버텨"
네팔 의협 선발대 "바나나 하나로 버텨"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5.05.04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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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건물로 흉측한 도심...추가 붕괴 가능성으로 운동장에 의료캠프"
선발대 첫 환자는 고립됐던 임산부...열악한 의료캠프에 의약품도 전달해

▲ 네팔 의료지원 '의협 선발대'가 현지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대한의사협회가 대형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네팔에 파견한 긴급 의료지원 선발대가 현지 소식을 전해왔다.

3일(한국시간) 도착한 리포트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선발대는 수도 카트만두에서 차로 3시간가량 떨어진 신두팔촉에서 의료지원을 시작했다.

신두팔촉은 네팔의 내에서도 지진 피해가 가장 큰 곳 중 하나로 이곳에서만 2000명 이상의 희생자가 발생했다.

리포트에서 선발대는 "신두팔촉 내에 초따르(Chautara)라는 히말라야산맥 근처의 중심도시에 다가서자 곳곳에서 처참하게 무너진 집들과 천막생활을 하고 있는 주민들을 볼 수 있었다"며 "가는 도중 도로 근처 건물들이 붕괴될 가능성이 커 도착까지 어려움이 있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한 "도심은 무너진 주택·학교·관공서 등이 폐자재를 쌓아 놓은 듯 흉측한 모습으로 무너져 있었다"며 "공립병원이 붕괴할 가능성으로 인해 운동장에 차려진 캠프에는 머리 찢어진 환자․팔다리 골절 환자․사지 마비 환자 등이 입원해 있다"고 설명했다.
 
현지 의료 여건에 대해 선발대는 "기존에 병원이 있던 지역이고 네팔 현지 의사들도 많이 파견돼 있어 일손이 부족하진 않다"면서도 "약품이 부족한데다 공간을 구하지 못해 진료는 진행할 수 없었다. 항생제 주사·수액제·석고붕대·수술용 장갑·소독액·마스크·소염진통제·스프레이용 소염진통제 등 가져간 의약품의 절반 정도를 야전캠프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선발대는 초따르 지역을 떠나며 "전기공급상태가 원활하지 못한 야전캠프에서 헤드라이트를 원했지만 챙기지 못해 안타까웠다"면서도 "그 와중에 우르르 몰려다니며 언론 앞에 생색만 내고 있던 유명인사와 유명단체를 보는 기분은 씁쓸했다"고 토로했다.

▲ 고립됐던 임산부를 진찰하고 있는 권현옥 원장

이후 선발대는 두 시간 정도 차를 몰아 또 다른 대규모 피해지역인 멜람치(Melamchi)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 지역에 대해 선발대는 "멜람치 지역은 군 캠프에 야전병원이 차려져 있었다"며 "헬기 이착륙장을 이용해 도로가 부서져 차랑 접근이 곤란한 고립된 응급환자를 후송해 응급조치를 하거나, 중환자를 카트만두로 실어 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선발대는 "도착할 당시 헬기에서 내린 임산부의 양수가 비쳐 산부인과 전문의 권현옥 원장이 있는 선발대가 맡기로 했다"며 "전기를 끌어와 초음파를 설치해 작동하니 처음에는 텃세를 부리던 폴란드의료팀도 조용해졌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진찰 결과 "임산부는 오랫동안 굶주림과 탈수로 허약해져 있기는 하나 아이는 정상적인 상태로 환자에게 비스킷과 물을 공급하고 수액을 주사했더니 얼굴색이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에게 아이가 8개월된 건강한 남아라고 알려주니 너무 좋아했다"며 뿌듯함을 전했다.

멜람치 지역병원에 의약품을 전달하고 숙소가 있는 카트만두로 선발대가 돌아온 시간은 밤 9시 반. 문 닫기 직전 호텔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을 때까지 이날 선발대가 먹은 음식은 바나나가 전부다.

한편 의협 네팔 긴급 의료지원 선발대는 정태기·권현옥 회원·경상남도의사회 조혜인 과장 등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 1일 네팔 현지로 출발해 오는 8일 귀국할 예정이다.

▲ 폐허가 된 피해 지역 중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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